※ 아침에 읽는 오늘의 詩 〈2122〉
■ 울려라, 힘찬 종이여 (알프레드 테니슨, 1809~1892)
울려라 힘찬 종이여, 거친 창공에
날아가는 구름에, 싸늘한 빛에.
올해는 오늘 밤이 지나면 사라지려니
울려라 힘찬 종이여, 이 해를 가게 하여라.
낡은 것 울려 보내고, 새로운 것 울려 맞이하라.
울려라 기쁜 종소리여, 흰 눈 저 너머로
해는 이제 저무노니, 올해를 울려 보내라.
거짓을 울려 보내고, 진실을 울려 맞으라.
울려 보내라, 이 세상을 떠나 다시 볼 수 없는
사람들로 인해 가슴에 맺혀있는 슬픔을.
빈부의 차이에서 오는 반목을 울려 보내고
모든 사람들의 구제를 울려 맞아라.
울려 보내라, 조만간 사라질 주장을
당파의 나쁜 습성인 그 다툼을
울려 맞아라, 보다 드높은 삶의 방식을
보다 아름다운 예절, 보다 깨끗한 도덕을.
울려 보내라. 이 세상의 결핍과 고뇌와 죄악을
그리고 차가운 불신의 마음을.
울려라 울려 보내라 내 애도의 노래를.
울려 맞아라, 보다 오묘한 노래를.
울려 보내라, 가문과 지위에서 오는 지나친 오만을.
그리고 세상 사람들의 중상과 모략을.
울려 맞아라, 진실과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을.
울려 맞아라, 한없이 선(善)을 사랑하는 마음을.
울려 보내라, 세상의 온갖 고질병 전부를.
울려 보내라, 황금을 쫓는 마음의 욕망을.
울려 보내라, 지나간 수천 차례의 전쟁을.
울려 맞아라, 영원한 평화를.
울려 맞이하라, 용기있고 자유로운 사람을
보다 관대한 마음과 자비 넘치는 손길을.
이 나라에서 어두움을 보내고
울려라, 오시는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해.
- 1850년 발간 시집 <In Memoriam> 수록. 장영희 교수 번역본 일부 수정
*오늘은 2025년 12월 31일. 어느덧 올해의 마지막 날이 소리 없이 도래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다른 해에 비해 사회적으로도 불안정감이 확대된 가운데 탄핵, 대선 준비 등으로 어수선한 시국이었습니다.
연말이 되면 시간의 빠름에 대해 항상 아쉬워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올해는 해야 할 일들을 나름 완료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조금 덜한 듯하군요.
이 영문 詩는 잘나가던 대영제국 빅토리아왕조 시절의 계관시인(桂冠詩人)인 테니슨(Alfred Tennyson)이 쓴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를 맞이하는 기대감을 힘찬 종소리와 함께 사용하여 송년의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년 전 실었던 것을 다시 수록했습니다.
무려 170년 전 다른 나라에 쓰여졌으나 이 詩를 가만히 읽어보면, 재밌게도 올해 우리나라 상황과 부합되는 내용을 구구절절 담고 있어, 올해의 송년시로서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마지막 문장의 새해에 오기를 고대하는 그리스도는 과연 언제가 되어야 실현될 수 있을까요?
다사다난했던 올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모두 가족과 함께 차분하고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Choi.
[원문 참조] "Ring out, Wild Bells"
Ring out, wild bells, to the wild sky,
The flying cloud, the frosty light:
The year is dying in the night;
Ring out, wild bells, and let him die.
Ring out the old, ring in the new,
Ring, happy bells, across the snow:
The year is going, let him go;
Ring out the false, ring in the true.
Ring out the grief that saps the mind
For those that here we see no more;
Ring out the feud of rich and poor,
Ring in redress to all mankind.
Ring out a slowly dying cause,
And ancient forms of party strife;
Ring in the nobler modes of life,
With sweeter manners, purer laws.
Ring out the want, the care, the sin,
The faithless coldness of the times;
Ring out, ring out my mournful rhymes
But ring the fuller minstrel in.
Ring out false pride in place and blood,
The civic slander and the spite;
Ring in the love of truth and right,
Ring in the common love of good.
Ring out old shapes of foul disease;
Ring out the narrowing lust of gold;
Ring out the thousand wars of old,
Ring in the thousand years of peace.
Ring in the valiant man and free,
The larger heart, the kindlier hand;
Ring out the darkness of the land,
Ring in the Christ that is to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