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10분에 종로3가역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제가 사는 곳에서 종로3가까지는 대략 40분이 소요되는데 시위때문에 정거장을 몇 개 폐쇄했다보니 25분만에 종로3가역에 도착했습니다. 막상 역에서 내렸을때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아직 도착한 사람이 적은건가 아니면 오질 않는건가 고민을 하면서 카페분들이랑 만나기로 한 곳으로 갔습니다.
종로3가 1번출구에서 나오자마자 전경들의 행진이 아주..저를 미치게 만들더군요. 종각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경찰차는 그 해 예산이 남아 돌아서인지 버스를 새로 튜닝하고 전경들에게 새 갑옷(?)을 맞춰 주었더군요. 지나가는데 한 전경이 다른 전경에게 정강이로 다른 전경의 갑옷을 차며 탁탁 소리를 내며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저런 것을 입은채로 무기도 없는 일반 시민을 치러온다니 정말 눈알이 뒤집힐 지경이였습니다. 우리들이 낸 혈세로 저런 것을 사들여서 우리들을 막으려 한다니! 정말 미칠 노릇이였습니다. 종각까지 걸어가는데 한 할아버지 한 분께서 내가 살다가 보신각 종치는데 이런 일을 하는건 처음본다고 경찰들 해산하라고 소리소리 지르시더군요. 어느 누가 보신각종 치는걸 보러 못가게 경찰들로 바리케이트를 치냐면서. 속이 후련함과 동시에 이 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이 다시 눈 앞에 아른거렸습니다.
모이기로 한 종각역에 도착하니 의경(의경과 전경은 다릅니다. 의경은 교통정리하는 분들인데 아마 인원부족으로 채워 넣은 듯) 반 시민들 반.. 시민들은 모두 노란풍선을 들고 계셨습니다. 저랑 친구도 받으려고 나눠주는 사람들 무리로 갔더니 한 초등학생이 나눠주더군요.
풍선에는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함께 살리자 대한민국!" 이라고 새겨져 있었습니다. 아마 제 짐작이지만 그 아이는 해임된 선생님의 제자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건너편 보신각에 설치해둔 무대에서 가수들이 리허설을 하기에 가서 보려했더니 이미 경찰들의 바리케이트로 근처도 못가고 건널목에 서서 사람들 어깨너머로 봐야 했습니다.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분들은 종각역 2번출구 제일은행건물 앞에 모여 있었는데 그 쪽도 의경분들이 막고 계셨습니다. 다행이 그 쪽으로는 왔다갔다 할 수는 있었습니다.
▲ 건너편 보신각 쪽으로 넘어갈 수 없게 막은 경찰.
▲ 건너편 보신각 쪽을 향해 찍은 사진. 노란 풍선이 보입니다.
풍선을 받고 카페 분들과 합류한 후, 광화문 쪽으로 가자는 얘기가 나와서 함께 광화문으로 걸어갔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서 길 건너편에서 노란 풍선이 나무에 걸려있고 사람들이 웅성 거리는 소리가 나서 그쪽으로 달려갔습니다. 그곳은 전교조분들이 풍선을 만드는 곳 이였는데 애써 만든 풍선을 터뜨리고 하늘로 날려보내고..싸우는 사람들과 경찰을 뚫으려는 사람들이 한데 뭉쳐서 매우 정신 없었습니다. 뒤쪽에서는 경찰이 채증 중이 였습니다. 사람들이 길을 막는 경찰들을 몸으로 밀면서 "뚫어라!" 하면서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앞쪽에서 친구랑 "뚫어라!뚫어라!" 구호를 함께 외쳤습니다. 그와중에 또 몸싸움이 일어나서 앞 쪽에서 욕지거리가 들려왔고, 시민분들이 뜯어 말렸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카페분들이 빨리 나오라며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전경들이 달려오더군요. 어른들이 '학생들은 어서 피하라' 하셔서 뒤 쪽으로 빠져있는데 정말 화가 났습니다. 저 사람들이 무얼 잘못 했길래? 무기도 안 든 시민들한테 방패를 들이대고 저렇게 많아야 이십여명 정도로 보이는 인원을 저렇게 무자비하게 진압 한다는 사실이, 학생이란 신분으로써 전경들을 막기위해 뒤에서 학생증이라도 들이대고 있으면서 막아 줘야 하지 않았을까 하고 제 자신에게, 또 저 전경들이 저희와 같은 '대한민국의 시민' 이라는 사실이 화가 났습니다. 친구가 끝내 억울하다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눈앞에서 전경들이 투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전경들이 투입되고 어른들께서 2번 출구쪽으로 가라 하셔서 다시 그쪽으로 갔습니다. 학생이란 신분이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졌습니다. 고작 할 수있는 일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일 뿐이라니.. 멍하니 서있는데 다른 카페 회원분들이 오셔서 피켓을 나눠주시고 한 시민분이 오셔서 저희에게 풍선 1개만 달라 하셔서 나눠 주었습니다. 주위를 보니 한 쪽에서는 해임된 선생님들을 위해서 서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랑 친구도 서명을 했는데 날이 너무 추워서 펜 잉크가 얼었는지 펜이 나오지 않아서 제 펜이라도 건네드리고 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건물 앞에 서 있었는데 어떤 분이 오셔서 풍선 만드는 곳에 전경이 있는데 지금은 인원이 적어서 사람들이 가면 어떻게 할 수 있을거라 하셔서 다시 달려갔습니다. 도착하니 그곳은 아까와 같이 아수라장이였는데 갑자기 그분들 무리에서 여자분 비명이 들렸습니다. 그 비명소리에 순간 너무 화가나서 친구를 두고 무리사이를 파헤쳐 들어갔습니다.
3번째 동영상을 찍다가 저도 전경의 주먹에 맞을뻔 했었습니다. 앞 쪽에 계셨던 분들은 꽤 맞으셨습니다. 욕을 하면서 앞으로 뛰쳐 나오는데 겁도 없이 저런데 파고 들어가서 카메라를 들이대던 저도 순간 놀라서 소리를 질렀으니까요. 들은 바로는 전경이 어떤 여자분의 가슴을 발로 차고 주무르는등 성폭행을 했다고.. 정말 미칠 노릇입니다. 버스 안에서 전경 몇몇은 재밌다는 듯이 구경 중이였습니다. 그사이 다시 전경이 추가 투입되서 길이 막히자 어른들이 골목으로 저희를 내보내셨습니다. 뒤 쪽으로 갔더니 주차장 구석에서 풍선을 만드는 곳이 보였는데 전경들이 사람들이 못나오게 빙 둘러서 막아놨었습니다. 거기서 애써 만든 풍선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자 뒤에 오시던 남자어른 한분이 화가나서 주차장 담을 넘어 그곳으로 달려 갔습니다. 그중에 한 분이 화가나서 외치는 것을 들었는데 "풍선이 불법시위라고? 단지 세줄 적힌 이 풍선이 불법시위냐?" 참..촛불도 막고 이젠 풍선까지...황당했습니다.
골목을 빠져나왔더니 종각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다시 그쪽으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전경이 저희를 막더군요. 들고있는 피켓 모두 놓고 가라고. 그래서 저희는 가방에 피켓을 넣고 들어 갔습니다. 추위에 한참을 떨고 있는데 11시 쯤인가 차량 통제가 되어서 사람들이 거리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옴짝달싹 할 수 없을만큼 많은 분들이 모여 주셨습니다. 한참을 구호를 외치고 가수분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순간 우와..저 가수분들은 정말 새해 첫 날에 색다른 경험을 하시는구나 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무대 양 사이드에는 KBS에서 현재 TV로 생중계 되는 것을 보여 줬는데 정말 보신각 무대만 줄창 찍어대고 거리는 한번도 찍어주시지 않더군요. 다른 분들께 문자를 보내서 지금 티비에서 저희 구호소리 들리냐니까 하나도 안 들린다고 하셨습니다. 순간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였습니다. 사람들이 구호를 계속 외치자 무대쪽에서는 음악소리를 점점 크게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고 종을 치기 시작했는데 원래는 33번칠때 구호를 33번 외치기로 되어있었는데 웅성대느라 종소리도 안들렸고,(33번 쳤는지도 의문입니다만..) 사람들도 구호를 제각각 외쳤습니다. 12시에 날려 보내기로 했던 노란 풍선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촛불을 담은 작은 기구들이 하늘로 솓았습니다.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 인사차 MC들과 인터뷰를 나누는데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야유를 했습니다. 그런데 듣기론 TV에선 박수소리가 인위적으로 흘러 나왔다더군요. 콘서트가 모두 끝나갈무렵 갑자기 전경들이 사람들을 밀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사거리에서 전경들이 속속 배치되기 시작하더니 방송이 나왔습니다.
"일반 시민분들은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 였던가? 구호 소리때문에 어렵풋이 들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여름 이후로 최대의 집회였습니다. 어제 지하철역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막차를 놓쳐서 근처 24시맥도날드에서 밤을 지샜지만 정말 뜻깊은 하루였다고 자부합니다. 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의 바람을 외쳤습니다. 또다시 '냄비근성'이라는 소리를 듣지않도록.. 이것이 2009 촛불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제 타종하러 이명박대통령께서 나오시질 않아서 이 구호 소리를 듣지 못 하셨겠지만 언제까지나 피할 수 만은 없을 것입니다.
4대강 정비사업도 언론장악,7대 악법도 남은 80여개의 법안도.. 힘으로 해결하려 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역성혁명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첫댓글 아주 이명박은 초등학생들에게 지가 무슨짓을 한지 모르는 모양입니다. 우리 사회는 두동강이 났습니다. 오래전에 처단하지 못한 매국노들이 싹을 튀워 거대한 세력이 되어 마치 자기들도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있는양 주인처럼 행세하는데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음 정권에서 재벌과 매국노는 피의 처단을 반드시 해야 우리 자손들이 발뻗고 살 수 있습니다.
시민이 동참할 다양한 행사를 열면 좋겠네요.
kbs가 정말 왜곡방송을 한거네요.. 저 방송 봤거든요..유심히.. 전혀 들리지 않았어요.; 잘 봤어요 고생하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
전 거의 앞부분에 있었는데...이명박은 물러가라 외칠때마다, 저희 앞쪽에 있던 무.개.념 시민년.놈들이 째려보고 난리도 아녔어요=ㅅ= 옆에서 "언제부터, 촛불이래~ㅋㅋㅋ" 이러면서 비아냥거리는 커플년.놈들하며..진짜 어제 여러번 싸웠네요-ㅅ- 무개념색히들..지들도 덜덜 떨면서 새해맞이 하는거 보면 천민주제에(절대, 천민비하발언 아님..ㅠ) 아직도 이명박의 실체를 모르는건지,...에혀...갈길이 머네요..젠장........
ㅋㅋㅋㅋㅋ우와..저는 뒤쪽에 있었지만 사람들 사이에 일반 시민분들이 지나가시면서 구호를 장난으로 외치시면서 히히덕 대시더라구요. 뭐, 자기네들은 피해 볼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ㅉㅉ 언제부터촛불이래? ㅋㅋㅋ 정말 개념도없구만정말 ㅋㅋㅋㅋkbs 애청자인듯 ^^
어제 집회, 희망이 보였습니다. 우리 용기를 잃지 말아요!
주위에 무식한 년놈들 많습니다. 지그들이 무슨 2%에 드는 줄로 착각을 하는지 그런 무식한 생각으로 어찌 세상을 사는지 빙신들 ㅉㅉㅉ
그러게요.. 주위에 진짜 붕신들 많아요... 아 진짜 지네가 무관심하면서 모르는 주제들이.. 또 요즘사람들 다들 많이 배웠다고, 나름대로 자기가 유식한줄 알았잖아요... 무관심해서 모르는주제들이 또 잘난척하면서, 큰소리는 뻥뻥쳐요... 그럼 욕하지나 말지... 아 진짜 열받습니다... 그러면서 지들만 생각하면서 놀러나 다니는 주제들이... 아 병신 국민들... 그런것들도 인간성이 저 친일파놈들이랑 똑같애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