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에 보이는 것은 8.3그램짜리 티타늄 네일형 텐트스틱입니다. 5.4그램 티타늄 훅형 텐트스틱보다 2.9그램이나 무거운데도 하나를 챙겨가고 있습니다. 땅이 정말 단단한 곳에 이거로 나머지 더 얇은 훅형 스틱들이 들어갈 구멍들을 다 뚫어줄 수 있습니다. 바로 무조건 가벼운것보다, 좀 무겁더라도 필요한 것을 가져간다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단단한 땅은 흔하지가 않고, 또 스틱이 들어가지 않으면 돌에 묶어 놓는 등 다른 방법도 있기 때문에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것은 보통 칫솔입니다. 처음 백팩킹을 시작할때는 여행용 뚜껑에 들어가는 칫솔을 사용하였으나, 곧 여행용 칫솔은 품질도 좋지 않고, 뚜껑과 합하면 무겁다는 것을 깨닫고 일반칫솔대 가운데를 잘라서 작고 가볍게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위의 칫솔은 무려 19.1그램이나 되고, 칫솔대 절반을 잘라낸다 해도 여전히 10그램 정도에 짧은 손잡이는 사용하기 불편하기 까지 합니다. 다행히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좋은 해결방법을 찾았으니... 위의 사진에서 가운데가 아니라 칫솔 머리 바로 밑을 잘라 놓은 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텐트 스틱을 불로 데워가면서 잘린 목부분을 조금씩 녹여서 구멍을 넓혀가면 이렇게 꼭 끼는 손잡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혀 흔들리거나 미끄럽지 않고 딱 맞습니다.
제 텐트 구조상 스틱 하나가 빠져도 당장 텐트가 넘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나를 빼 두었다가 저녘먹고 양치 후에 땅에 꽂아주면 됩니다. 아침에는 물론 텐트를 걷고 나서 아침 식사를 하니 상관 없구요.
무게는 2.1 그램이 나오네요. 개선 전과 비교할때 89% 가 줄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3.5그램짜리 포크숟가락은 타코벨에서 공짜로 주는 것으로, 현존하는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것 중 가장 가볍습니다. 많은 선배고수님들이 경험이 없을때는 티타늄으로 된것을 사용하시다가, 비싼것 몇번 잊어버리고나서 싸고 가벼운것이 최고라는 것을 깨닫고나면 사용하신다고 배웠습니다. 역시 목이 뎅강 부러진 것에 유의 해 주세요.
이건 목이 얇기 때문에 구멍을 뚫는 대신, 플라스틱을 데워가면서 뺀찌로 잘 눌러서 텐트스틱을 감싸도록 만들었습니다. 역시 꼭 맞으며, 식사시 전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입니다. 특히 손잡이가 길기 때문에, 깊은 프리저 지퍼백에 담긴 음식을 먹을 때 매우 편리합니다.
무게는 역시 2.1그램으로, 개선 전과 비교할 때 40%, 1.4그램의 절약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것은 수치상 몇그램이 줄었는가보다, 사소한 것에서도 쓸데없는 무게를 줄이려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포크숟가락의 경우는 무게만 줄인것이 아니라 성능까지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 직접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처절한 울트라 라이트 백패킹의 현실을 보는것 같습니다.. 아이디어굿입니다,,.
체력을 키우는것이 ^^
bpl 이건 영원한 숙제 인거 같습니다. ^^
해피타이거// 필요없는 칫솔대 대신 소주한잔 더 가져가서 즐겁다면 그것도 알뜰한 팩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꾸 다니면서 술이 점점 줄더니 결국 데낄라 그냥 안가져 가게 되더군요. 나머지 먹는 것은 몇칼로리 먹을지 미리 결정하고 나면 어차피 5~6칼로리당 1그램 정도로 무게가 정해져서 실상은 유도리가 별로 없는것 같습니다. 다합해서 50그램 정도 나가는 알콜스토브와 조리세트 빼고 요리 안해도 되는 음식 가져가면 조금 더 줄일 수 있겠지만 열심히 걷고 나서 따뜻하게 요리된 식사를 하는 것도 백팩킹의 큰 즐거움이구요.
민진성// 제가 얼마전 이틀동안 75킬로미터 백팩킹 하면서 느낀건데요, 근지구력이나 심폐력으로는 많이 더 가겠던데, 결국 발목을 잡는 것은 발의 피로와 물집이더라구요. 운동으로 해결되지 않는 발의 피로는 지탱하는 무게에서 오구요. 제가 좀 무거워서 (170cm/76kg) 사실 몸무게도 함께 줄이는 중입니다.
아~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재미있는 아이디어 잘 보고 갑니다.
추후에 PCT종주 하실 것 같네요.
유익한 글 잘 보고 있습니다.
1~2년 사이에 JMT만 할 수 있음 좋겠습니다. PCT는 한 10년후에 애 키워놓고 나서야.. ^^
딸 아이도 같이 다니는 것 같던데, 같이 가시면 되겠네요. ^^
JMT 는 한달씩 휴가내는건 불가능하니까 강행군으로 최대한 빨리 다녀오려면 혼자 가야 해요. PCT는 그야말로 직장 때려쳐야 가죠. ㅎㅎ
여가나 레저는 일상에서 짜투리시간이나 생업외에 시간을 즐기는정도거나 욕심낸다면 가끔 일탈할수있는정도가
아닐까하는 걘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무게를 줄이기위한 고군분투가 대단한 노력으로까지 보입니다.
먼 타국에서 나름 소신있는 만끽을 엿봅니다
시작은 여가나 레저로 하다가 점점 취미로 발전하는게 아닐까요?
저는 ... 이렇게 못합니다요 ....
처음에는 사람들 앞에서 꺼내놓기좀 쭈뼛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익숙해지면 자랑하실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사람들이 칫술대 절반으로 잘라서 다니는 사람들 예기하면서 웃을때 머리만 남은 칫솔 슥 꺼내서 보여주면 다들 조용해 진다고 합니다.
아뇨 .. 남들 보기가 그런게 아니고 ... 재능도 재주도 없우니 ....
천원샵 치솔로 연습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