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향기`를 부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강수지는 갈대처럼 가냘픈 외모와 만화속의 소녀 같은 이미지로 줄곧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그녀도 나이가 들어 결혼한 뒤 TV에서 볼 수 없었다. 필자는 그녀가 행복한 공주처럼 잘 살줄 알았는데 이혼한다는 뉴스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생각이 난다. 그런데 모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국진 씨를 만나 러브라인이 형성됐고 행복한 `밀당` 끝에 두 사람이 오는 5월 결혼한다고 한다. 굳이 결혼식을 올리는 외형적 추구보다 구청에 혼인 신고하는 걸로 조촐한 결혼식을 대신하겠다고 한다. 어쨌든 한 번씩 아픈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이기에 더 알뜰살뜰 아끼면서 부부로 살게 되면 팬들의 입장에서도 흐뭇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결혼이 인생의 필수코스였다. 그래서 결혼적령기가 되면 거의 모두가 결혼하곤 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 속에 이제는 결혼해서 가족부양과 자녀양육 등으로 구속받기보다 혼자 살아가는 `홀로서기` 풍속도가 나름 한쪽에서 대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또 이혼한 번 했다고 해서 손가락질 받는 시대에서 `무슨 이유가 있겠거니 혹은 피치 못할 사정이나 성격차이로 부득이 헤어지게 되었거니` 여기는 시대로 변했다. 이전 집성촌에서 자랐던 부모 세대들은 이혼은 미친 짓이거나 특별한 결함이 있는 경우 정도로 치부됐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녀들이 자라 산업화 이후 민주화를 이루는 세대가 됐다. 또 이제 그 세대들은 평균 수명연장뿐 아니라 이전 세대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자동차 문화나 아파트 문화, 해외여행 등의 편의를 누리고 있다.
산업화 시대 부모들의 등골 휘는 노력에 보상이라도 하는 듯 자녀들은 나름대로 경제적 풍요를 누리게 됐지만 이제 그런 경제호황조차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이런 저런 파열음이 전해지고 있다. 울산도 경제위기 상황이 이어지면서 생활고에 지친 가정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차고 넘친다. 가족공동체가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건강이 최우선이며, 경제적 소득을 통한 자본(돈)이 가계부 통장에 잘 기록돼야 한다. 또 서로 간 사랑의 끈끈한 결속이 있어야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인생이라는 배를 타고 항해를 하다보면 배우자의 외도라는 파도에도 맞부딪히고, 경제적 높은 파도에 배가 휘청거리기도 한다.
또 때로는 자녀들의 일탈과 방황으로 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시댁과의 불화와 가족 간 결속이 시들해지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부부나 매일 한 집안에서 같이 밥 먹고 살아가는 식구라 할지라도 각자의 삶의 방식과 분주함으로 인해 주인집과 하숙생처럼 관계가 서먹서먹해지기도 한다. 어젯밤 지인의 전화를 받고 무거동 궁거랑 벚꽃 구경을 다녀왔다.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는 바람에 발 딛기가 힘들 정도였다. 사람들이 꽃이 지기 전 추억을 담기 위해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랑하는 그대`라는 이름으로 만나 가족공동체가 된, 혹은 되려는 사람들은 벚꽃 야경 속에서 모두 행복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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