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는 손자병법에서 이렇게 설파했습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 스스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적인 상대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전쟁에서 결코 지지않는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상대에 대한 정보나 평가에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지만 정작 자기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는 매우 인색합니다. 아니 거의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자신이 만든 틀속에 자신을 가둬놓고 그런 양상일 것이라 추측할 뿐입니다. 우리가 경쟁중에 대단한 경쟁인 입학시험에서 자신을 평가하는 방법은 모의고사같은 것을 치뤄보면서 판단합니다. 하지만 정작 스스로가 인생살이를 해나가면서 그같은 모의고사를 더 이상 경험하지 않습니다. 입학 시험외에 자신을 테스트해본 적이 있습니까. 사실 저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대략적인 판단으로 스스로를 평가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나 나라의 점수를 매깁니다. 물론 나라의 경쟁력이나 성적을 매기는 요소는 많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세계 경제기구나 세계 경제평가기관 등이 발표하는 각국의 경제력입니다. 군사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사전문기관에서 매기는 그 성적에 따라 우리는 우리 나라가 이런 수준이구나 판단합니다. 사회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갈등지수나 자살률 그리고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를 통해 자신이 속한 나라의 사회적 평가를 내리게 됩니다. 이 가운데서 가장 혼돈을 주는 것이 바로 경제력입니다. 지금 각국의 경쟁력을 따질 때 가장 으뜸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로 경제력입니다.
한국은 지금 선진국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경제력과 군사력 그리고 사회적 여러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만든 선진 중진 후진국 가운데 한국은 지금 선진국에 포함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선진국 평가속에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면이 종합적으로 포함되어 있지만 대략 경제적인 면으로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가 갈립니다. 유럽같은 나라들에는 문화적인 면이 강조됩니다. 한 달에 책을 몇권 읽고 오페라나 콘서트장에 몇번 참석하느냐 등도 선진국 평가에 포함됩니다. 아마 한국은 그런 면으로 따지면 절대 선진국에 포함되지 못할 것입니다. 선진국여부에 가장 혼동을 주는 것은 바로 경제력입니다.
경제력은 GDP로 결정됩니다. 한국이 생산하는 온갖 경제상황을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삼성 등 재벌들이 만든 경제 생산이나 일용직 생활자가 버는 돈들이 모두 포함돼 한국의 경제력 즉 GDP란 것을 만듭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이른바 굴지의 재벌이 많습니다. 대기업군들이 많다보니 그 대기업군이 버는 돈이 한국이 버는 돈의 상당량 아니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한국의 일등 부자와 꼴찌 거지가 버는 돈을 합계해 평균한 것이 한국인들의 1인당 GDP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대기업들이 수출을 많이 하고 국내에도 판매량이 급증하면 한국 1인당 GDP는 높아집니다. 한국인 중산층 내지 하층인들의 소득이나 수입이 늘어나서 GDP가 올라가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상당수가 혼동합니다. 선진국인과 중진국인의 차이를 말입니다. 중국은 지금 중진국입니다. 하지만 중국인가운데 1억명 이상 아니 훨씬 더 많은 수가 한국의 중상위층들보다 더 경제적으로 부유합니다. 전체 국민들의 평균을 내니 중국이 지금 중진국수준에 머문다는 말입니다.
한국인들은 언젠가부터 스스로 선진국인이라 평가합니다. 선진국 사람이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하는 의식까지 생겼습니다. 절약과 근검정신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연휴때면 해외정도는 나가줘야지 하는 심리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의 물가가 너무 비싸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타국으로 떠나는 것을 뭐라는 것이 아니고 선진국 병이 든 현상같아 하는 소리입니다. 어느새 한국에서 아이낳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라고 폄하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출산도 선진국형 현상이라 여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돈이 권력이 된지는 이미 오래 되었지만 갈수록 더욱 심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영끌해서 아파트사고 미국 증시에 투자하고 코인에 올인합니다. 선진국에서 더욱 폼나게 살기위해서는 돈이 절대적이라는 관념속에 빠져 있습니다.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관심이 없는 부류도 상당합니다.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 무엇이 옳고 그릇된 것인지 구별조차 못하는 세력도 대단히 많습니다. 이념과 진영논리를 떠나 그야말로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구별못하는 인간들이 상상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세계 최강 국가라는 미국인들 가운데도 선과 악을 구별못하는 세력이 상당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너무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미국은 세계 경제력의 25%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력은 미국에 비해 존재도 없습니다. 미국은 자원이 풍부합니다. 없는 자원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자원 절대부족 국가입니다. 그나마 산이 국토의 70%이상입니다. 수출로 먹고 살았지만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날로 힘들어집니다. 인국가 5천만 정도이니 스스로의 내수도 불가능합니다. 적어도 1억은 되어야 자급자족이 가능합니다. 한국은 그렇지 못합니다. 중국 수출길이 막히고 미국의 수출길도 장벽이 높아지는데 한국의 대기업들마저 주저앉으면 한국은 그냥 가라앉습니다. 금 모으기 수만번해도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한국의 상황을 제대로 평가해야 하는데 그 어느 세력도 그런 말을 하는데 주저합니다.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돌맹이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자는데도 이편에서는 좌파의 저주라느니 저편에서는 수구보수세력의 무식함이라니 하면서 서로에게 삿대질하기 바쁩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지금 한국이 처한 현실과 한국의 현주소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자기의 능력과 처한 현실도 모르고 상대방도 모르면 전쟁에서 백전백패입니다. 한국이 지금 처한 현실이 바로 그렇습니다. 대단히 슬프고 우려스럽게도 말입니다.
2025년 2월 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