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삼성전자가 LGD로부터 TV용 OLED패널을 구매하여, OLED TV를 출시할 수도 있다는 소식은, 진위여부와 성사 가능성 여부를 떠나, 국내 디스플레이(TV) 업계의 속내(현실)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가 아니었나 싶다.
그럼 삼성전자는 왜 LGD로부터 TV용 OLED패널 구매의사를 타진 했을까? 사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삼성-LG TV의 20여년 과정을 알아야만 올바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지금으로부터 20년전 국내 HD방송이 시작 되었다. 일본이나 미국은 우리보다 1~2년 빠르게 HD방송이 시작이 되어, 당시 방송과 TV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HD방송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미국과 일본의 주도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였다. 당시 HD방송은 디지털로 바뀌었지만, TV시장은, 아직 브라운관TV내지는 프로젝션TV가 대세였다. 하지만, 브라운관TV(해상도)와 프로젝션TV(수명)는, 디지털 HD방송의 영상을 온전하게 담아내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해서 TV시장을 주도하던 일본 업체들은, PDP TV(패이오니아)를 비롯하여, LCD TV(샤프)를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2005년을 전후로 LCD TV와 PDP TV가 등장을 하면서, HDTV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하였다. 브라운관TV를 만들던 삼성과 LG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LCD TV와 PDP TV를 시판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아닐로그TV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던 소니는, LCD TV나 PDP TV는 한계성이 있다고 보고, OLED TV를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수년을 공들인 소니의 첫 OLED TV(2007년)는, 11인치에 200만원이 넘었고, 버닝 현상과 수명의 한계로 출시 1년에 만에 좌초되고 말았다. 소니는 이때부터 TV사업에서 쳐지기 시작하였다.
결국 화질이 우수함에도 높은 소비전력과 버닝현상을 극복하지 못한 PDP TV의 몰락과 함께, 차기 TV의 승자는 LCD TV에 올 인한 샤프에게 돌아갔고, 샤프보다 더한 LCD투자를 한 한국이 LCD패널을 기반으로 세계 TV시장의 주도권까지 가져가게 되었다. 하지만, 샤프와 삼성-LG의, LCD를 이을 차기 디스플레이(패널)에 대한 생각은 달았다.
샤프는 일본 정부와 합작하여, 100인치 내외의 8K TV까지 가능한 LCD를 차기 디스플레이(패널)로 바라보며 10세대 LCD라인까지 투자를 한 반면, 삼성-LG는 LCD TV의 한계(빛샘)를 극복할 대안으로, 소니가 실패한 자발광(OLED)TV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소니의 실패로 삼성-LG도 OLED TV에 대한 도전은 신중했다. 결국 소니 OLED TV 실패 5년만인 2012년에 HD급 55인치 OLED TV를 삼성-LG가 나란히 출시하면서, LCD TV를 기반으로 세계TV시장을 주도한 삼성-LG가, 자발광TV로 TV시장의 주도권을 새롭게 확실하게 가져가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삼성-LG의 OLED TV사업은, 같은 듯 다른 길이었다. 삼성은 소니가 만들다 실패한 R/G/B(3색) OLED를 사용하였지만, LG는 White(단색) OLED를 사용하여, 같은 듯 다른 OLED TV를 출시하였다. 결과는 가격에서 승패가 갈리면서, 삼성은 1년에 만에 OLED TV사업을 접었고, LG는 이후 기술을 보완하고, 수율을 개선하여, 2015년부터 4K OLED TV를 출시하면서, 지금의 OLED TV를 만들어 냈다.
OLED TV에 실패한 삼성은, QD-Vision과 협력하여(1년 후 인수), LCD패널에 QD기술을 접목한 SUHDTV에 이은 QLED TV로, LG OLED TV에 대응하였지만, LCD패널을 기반으로 한 QLED TV는 화질에서 OLED TV를 따라잡지 못하여서, 삼성전자는 삼성D에 새로운 자발광패널을 개발의뢰하였지만, 2020년 내놓겠다던 자발광 QLED TV는 물론 QD-OLED TV 마저도 내놓질 못하였다.
해서 삼성전자가 2021년에 선택한 것은, Mini LED TV였지만, 이 또한 LCD패널에 백라이트만 바꾼 것에 불과하고, 중국 TV제조사들이 이미 3년 전에 시판하던 것이여서,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TV로는 부족함이 있었다. 거기에다 삼성D와 LGD가 2020년 초에 ‘탈 LCD’를 선언하며, 일부 LCD라인을 철거하면서, 3~4년 전부터 LCD패널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중국 업체들이, LCD패널 가격을 2배이상 올리고, 수급마저 쉽지 않게 되자, 100% LCD로만 TV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로선 특단의 대안이 필요했다.
해서 삼성전자가 택한 것은(2020년 2월), OLED TV는 생산하지 않겠다던 자존심을 버리고, 삼성D가 개발한 QD디스플레이(QD-OLED)를 채용해서, 2022년부터 QD-OLED TV를 출시한다고 하였는데, 최근 삼성D가 제공한 시제품이, 삼성전자가 원하는 성능을 보여주지 못해, 결국 삼성전자가 LGD에 TV용 OLED패널 구입을 타진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LGD로부터 OLED패널을 받아서, OLED TV를 출시한다고 해도, 자존심 문제는 뒤로 하더라도, 자신들이 그동안 OLED TV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하였던 버닝 문제에 대한 답을 내 놓지 못하는 이상, 삼성전자의 OLED TV 출시는 명분도 실리도 찾기 힘들기 때문에, 가서는 안 되는 길이라고 본다.
설사 생존 전략 떄문에, 삼성전자가 OLED TV를 간다고 쳐도, OLED TV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바로 OLED TV가 갖는 한계 때문이다. 즉, 버닝 문제는 뒤로 하더라도, 이제 OLED TV를 시작하는 입장에선, 4K OLED TV보다는 8K OLED TV로 차별화를 해야 하는데, 8K OLED TV 높은 가격과 높은 소비전력 문제를 삼성전자라고 해서 해소할 방법은 없다라는 것이다.
특히 TV의 화질이 HD→4K→8K 또는 TV화면이 55"→65"→77"→88"로 커질수록 소비전력은 증가하고, 소재가격이 올라가면서 8K OLED TV 가격이 비싸져, 결국 자발광의 장점이 단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자발광의 단점은, 삼성D가 추진하는 자발광(QD디스플레이)TV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 질 수밖에 없다.
물론 QD디스플레이는 번인 문제는 해소를 하였다고 하지만, 문제는 QD디스플레이가 OLED TV의 단점을 거의 그대로 가져간다는 것이다. 즉, LG OLED TV의 발광소자가 White OLED를 사용하였다면, 삼성 QD-OLED는 Blue OLED를 발광소자로 사용한 것이고, QNED는 Blue Nano LED를 사용하여, LG OLED TV랑 기술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아, QD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의 구원투수가 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과 같은 고민이 발생한데는, 삼성과 LG가 차기 디스플레이(패널)에 대한 대응이 적절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이다. 즉, 삼성D와 LGD는, 세계 TV시장의 98%이상이 LCD인데도, 자발광패널이 정착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탈 LCD’를 선언하였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LCD패널을 구형기술로 폄하하며, LCD에 대한 신기술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은 것이, 지금과 같은 고민을 낳게 한 것이다. 반면 중국-대만 업체들은, 6~7년 전부터 10,5세대 LCD에 대한 투자를 과할 정도로 투자하였고, 떨어지는 LCD가격을, 75“이상 대형 LCD와 8K LCD, Mini LED TV와 Dual LCD TV 등으로 대응을 하면서, 삼성-LG처럼 큰 고민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에도, 삼성-LG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발광(OLED/QD-DP) TV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뎌욱 큰 문제다. 삼성D와 LGD가 자발광(OLED/QD-DP) 페널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미 상당수의 8.5세대 LCD라인을 철수 하였고, 10.5세대는 아예 투자를 하지 않아, LCD는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삼성-LG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발광(OLED/QD-DP) TV에 목멜수록, 중국 업체들만 더 득을 본다는 사실이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경쟁력을 가진 대형 LCD와 8K LCD, Dual LCD등을 프리미엄 TV로 내세워 4K 65"까지가 한계인 삼성-LG의 자발광(OLED/QD-DP) TV를 무력화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지금의 상황은, 운영자조차 수년전부터 경고를 했던 것들이다. 즉, 중국이 LCD를 기반으로 차기 디스플레이(패널)는 물론, TV시장까지 주도하려 한다는 것을 경고하였다. 지금 중국 업체들의 UHDTV 성능과 사양-가격은, 이미 삼성-LG UHDTV를 넘어서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고민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삼성이 고민의 해결방안으로 가보려는 OLED(자발광) TV도 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삼성과 LG가 지금처럼 차기 디스플레이(패널/TV)에 대한 대응 실책을 회피하기 위해, LCD를 구형기술로 폄하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발광(OLED/QD-DP) 패널/TV에만 올 인을 한다면, 삼성-LG TV는 더한 수렁으로 빠질 수도 있다.
자발광TV가 화질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소니가 OLED TV가 화질이 좋다든 것 하나만 믿고 달려들었다가, 끝없는 추락의 길로 들어섰다. LG OLED TV가 R/G/B(3색) OLED가 아닌 White(단색) OLED로 가격의 한계를 어느 정도 넘어 성공(4K ~65")을 하였다고 자만을 하고 있지만, 최근의 TV트랜드(75"~ 8K)에 얼마나 대응을 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소비자들은 LCD TV든 OLED TV든, 4K TV든 8K TV든, TV가 75"~ 이라 해도, 구입할 수 있는 TV가격은 이미 정해져 있다. 화질과 성능은 2차적인 문제다. 해서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가격과 소비전력과 같은 부분을 무시한 채, 화질 하나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발광(OLED/QD-DP)TV에 올 인하는 정책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LGD로부터 TV용 OLED패널 구매를 타진한 이유는?
1.LCD패널 수급도 쉽지 않고, LCD패널 가격마저 상승
2.삼성DP의 자발광(QD디스플레이) 패널이 년내에 양산이 어렵거나, QD디스플레이 성능에 문제가 있어서
3.QD디스플레이 양산이 늦어지는 삼성디스플레이(성성D)에 대한 압박내지는 견제 차원
4.LCD패널 주도권을 쥐고 있는 중국-대만 업체 견제 차원
▶삼성전자가 LGD로부터 TV용 OLED패널을 구매할 가능성은?
LCD패널 수급이 점점 어려워지고, LCD패널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삼성D의 자발광(QD디스플레이) 패널이, 년내에 양산이 어렵거나, QD디스플레이 성능에 문제가 있다면, 삼성전자가 LGD로부터 TV용 OLED패널을 구매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갈 가능성도 크지 않지만, 삼성전자가 OLED TV를 출시함으로서 얻는 득보다는 실이 더 많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LGD로부터 TV용 OLED패널을 구매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첫댓글 그 어떤 전문가의 분석보다 잘 분석해 주신거 같습니다. 이러한 글은 카페를 20년간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이 있었기에 운영자님만이 분석이 가능한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