늠내길 칠면초
원제
본시 바닷물을 먹으며 말없이 살던 착한 풀
시화호 둑에 막혀 돌아올 수 없는 바닷물
일그러진 터에서
불그레한 무늬만으로 종족을 잇는다
날마다 어울려 놀던 농게도 반게도 떠나고
쫓겨난 철거민처럼 집 아닌 집에서 서러움만 씹는다
그립고 외로움에 속 알이만 깊어간다
저 작은 키
칠면초 가슴에 흐르는 피속엔
삭여도삭여도 이글거리는 분노 있을까
망명 정객처럼
지켜내지 못해 목마른 절망 있을까
혹은 되찾으려 애타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 남았을까.ㅎ
### 주: 칠면초는 일년에 색깔이 일곱번 바뀐다는 해설사 설명.
&&& 주2: 늠내길은 시화방조제로 생긴 갯펄이 육지로 변한 곳이며 시흥시 정왕동 시흥 갯골을 중심으로 조성된 생태공원.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지정된 늪 보호 지역으로 염전과 칠면초 퉁퉁마디 등 바닷 속에서 살던 식물 농게 반게 등 다양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공원임.
첫댓글 읽어도 읽어도 처음엔 뜻을 잘모르겠더니 다시정신을 가다듬어 읽어 보노라면 예쁜 아가씨가 자수를 하듯 섬세하게도 주변의 생태계를 모두 잘도 표현햇군요 잘 읽었읍니다.
역시나!. '늠내길'도 주가 필요합니다.
늠내길과 칠면조의 사연도 함께 들려주시면?
송작가님 시 언제 감상해도 좋습니다.
칠면초 사진 옆에 있으면 금상첨화일걸......
송 시인의 우수한 시상을 감탄하고 지나감니다.
칠면초의 모습을 보시면서 온 세계와 우주를 현실과 정신세계까지 넘나드시니 역시 시인의 시야와 상상은 무한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과 다녀가신 회원님들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우리는 칠면초 처름 살지 않으러고 심각히 인생을 고뇌하며 보편적 삶을 선택하여 엄청난 경쟁과 어려움 속에서 살아온 70여년의 고생 스러웠던 세월도 연금이 국민의 혈세라며 타박하고 몰아쳤던 지난 시간들의 야속함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진실의 정도도 시대의 변천에 따라 달라진다면 정말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