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에서 시즌 3승을 챙겼다. 리디아 고가 27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17언더파로 우승했다.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은 리디아 고는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한 모건 프레셀(미국) 등을 3타 차로 따돌렸다.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후 시즌 3승째, LPGA 투어 통산 13승째다. 피나클 골프장은 리디아 고가 LPGA 투어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다. 리디아 고는 이 대회에 4번 출전했는데 2015년 공동 6위가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4위-2위-6위를 기록한 다음에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1라운드에서 70타를 적은 게 유일한 70대 타수 기록이었다. 12번의 라운드에서 모두 언더파를 적으며 강세를 이어나갔다. 대회 2라운드에서는 9언더파 62타로 코스 레코드 타이를 적기도 했다. 리디아 고는 이 코스에서 평균 타수 66.91타를 기록하고 있다. 리디아 고의 챔피언 조 경쟁자는 모건 프레셀이었다. 프레셀은 2008년 카팔루아 LPGA 클래식에서 통산 2승째를 챙긴 뒤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스윙잉 스커츠에서 리디아 고에게 연장 끝에 패한 아픔 기억도 있었다. 프레셀은 당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리디아 고에게 무릎을 꿇었다. 2008년 우승 후 준우승 6번과 3위 6번을 하는 등 좀처럼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 프레셀은 리디아 고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리디아 고는 최종 라운드에서도 전날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나갔다. 5번 홀까지 버디 4개를 뽑아내며 무섭게 치고 나갔다. 이후 보기 1개를 했지만 8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 18언더파로 전반을 마쳤다. 프레셀은 전반에 2타를 줄여 리디아 고와 2타 차를 유지했다. 10번 홀에서 리디아 고와 프레셀은 나란히 버디를 적었다. 하지만 이후 팽팽했던 흐름이 깨졌다. 프레셀은 11번 홀부터 4연속 보기를 적으며 무너졌다. 리디아 고는 13번 홀에서 보기를 적었지만 둘의 타수 차는 5타로 벌어졌다. 사실상 승부가 갈라졌다. 리디아 고는 17번 홀 ‘골프 해방구’에서 아칸소 대학을 상징하는 멧돼지 모자를 쓰는 팬서비스를 하는 여유를 보였다. 가장 쉬운 홀인 파5 18번 홀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레이업을 한 세컨드 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지는 등 고전했지만 5번째 샷을 핀 1m 내로 잘 붙여 보기로 막았다. 결국 3타 차로 넉넉한 우승을 차지했다. 17언더파는 지난해 최나연의 15언더파를 넘어서는 대회 최소타 기록이기도 했다. 14언더파의 프레셀은 통산 2승 후 준우승만 7차례를 했다. 한국 선수 중 유선영이 3타를 줄여 12언더파 공동 8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최운정은 최종일 5타를 줄여 11언더파 공동 13위에 올랐다. 유소연도 11언더파다.
‘덤보’ 전인지가 올 시즌 가장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전인지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5언더파 공동 50위에 머물렀다. 버디 4개를 뽑았지만 보기 2개를 적어 최종일 2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전날 3언더파로 간신히 커트라인을 걸쳤던 전인지는 마지막 날에도 몰아치기를 보여주진 못했다. 신인왕 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전인지는 올 시즌 준우승 3번을 포함해 톱10 6번에 들며 성공적인 루키 첫 해를 보내고 있다. 세계랭킹은 6위까지 올랐다. 한국의 올림픽 랭킹 3위에 오르며 리우 올림픽 티켓도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하지만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공동 30위가 올 시즌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50위에 그쳤다. 샷감은 나쁘지 않았다. 전인지는 부드러운 그린에 잘 떨어뜨리며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그린 적중률이 80%에 달했다. 그렇지만 퍼트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31-32-29개의 퍼트를 했다. 전인지의 평균 퍼트 수가 29개인데 평균보다 1.5개 이상을 더 했다. 세계랭킹 6위 전인지를 비롯해 한국 선수들의 성적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12언더파 공동 7위인 유선영이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아칸소 챔피언십은 유독 한국과 인연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지난해 최나연을 비롯해 한국 선수가 모두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대회다. 그러나 최나연도 컷 탈락했고, 한국 출전 선수 중 가장 세계랭킹이 5위로 가장 높았던 김세영도 1타 차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우승을 차지한 리디아 고를 제외하고 세계 톱랭커들도 대체로 부진했다. 세계랭킹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LPGA 투어 정식 멤버가 된 뒤 처음으로 컷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 세계랭킹 7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도 6언더파 공동 44위에 머물렀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하는 등 상승세를 탔던 쭈타누깐은 기아 클래식 공동 60위 이후 9개 대회에서 6번이나 톱10에 들다가 이번 대회에서 공동 44위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2014년 이 대회 우승자인 세계랭킹 10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8언더파 공동 25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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