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12:5]
길르앗 사람이 에브라임 사람 앞서 요단 나루턱을 잡아 지키고 에브라임 사람의 도망하는 자가 말하기를 청컨대 나로 건너게 하라 하면 그에게 묻기를 네가 에브라임 사람이냐 하여 그가 만일 아니라 하면...."
요단 나투턱 - '나루턱'은 나룻배가 들어와서 닿는 곳을 의미한다. 그러나 본절에 사용된 원어 '아바라'는 배로 건너는 나루가 아니라 수심이 얕아 배 없이 건널 수 있는 곳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일종의 여울과 같은 곳이다. 당시 갈릴리 호수에서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요단 강은 그 폭이 27m가량, 깊이가 1-3m가량이었다.
따라서 아주 얕은 곳은 배 없이도 충분히 걸어서 건널 수 있었다. 에브라임 사람의 도망하는 자 - 이에 해당하는 '페리테 에프라임'은 '에브라임으로부터 도망하는 자'란 의미로서 4절의 '에브라임에서 도망한자'와 같은 말이다.그래서 혹자는 이와 관련 에브라임 사람들이 길르앗 사람들에게 '에브라임에서 도망한 자'라고 말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만일 그렇게 되면 길르앗 사람들이 나루턱을 건너 에브라임 지파 땅으로 도망치려는 사람이 아닌 단순히 에브라임에서 도망친 사람들을 처치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해석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저자는 길르앗 사람을 '도망자'로 비난했던 에브라임 사람들이 그들의 비난과는 반대로 도리어 자기들이 도망자가 된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본절과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삿 12:6] "그에게 이르기를 십볼렛이라 하라 하여 에브라임 사람이 능히 구음을 바로 하지 못하고 씹볼렛이라 하면 길르앗 사람이 곧 그를 잡아서 요단 나루턱에서 죽였더라 그 때에 에브라임 사람의 죽은 자가 사만 이천명이었더라...."
십볼렛 - 이에 해당하는 원어 '쉽볼렛'은 '시내' 또는 '곡식 이삭'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요단 강의 여울목에서 발생된 사건과 관련이 있으므로 '시내'란 의미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씹볼렛 - 이에 해당하는 원어 '십볼렛'은 특정한 의미가 없다. 혹자는 이것이 '무거운 짐'을 뜻할 것으로 추정하기도하나 분명치 않다. 여기서는 단지 에브라임 사람들이 시내의 의미인 십볼렛'을 발음할 때 '쉰'을 발음하지 못하고 '사멕'으로 발음한 것일 뿐이다.
이와 같은 동일어에 대한 발음상의 차이는 이스라엘의 경우에서 뿐 아니라 다른나라에서도 발견된다. 이것은 각 지방의 특징적인 발음이 전통적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에브라임 사람의 죽은 자가 사만 이천 명이었더라 - 요단 나루턱에서 이 정도의 에브라임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흘렀을 것이며 여러 차례의 간헐적인 혈전도 있었을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의 출애굽 당시 첫번째 인구 조사에서 에브라임 지파의 장정 수는 45,000명이었다. 그리고 2차 조사에서는 그보다 줄어든 32,500명이었다. 따라서 그 이후부터 입다 당시까지 300여년이 흐르는 동안 각 지파마다 인구가 많이 증가했을 것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에브라임의 장정 42,000명이 한꺼번에 죽임을 당했다는 것은 에브라임 지파에 있어서는 매우 큰 타격이었을 것이다.
[삿 12:7]"입다가 이스라엘 사사가 된지 육년이라 길르앗 사람 입다가 죽으매 길르앗 한 성읍에 장사되었더라..."
입다가...길르앗 한 성읍에 장사되었더라 - 본절의 서술 형식은 다른 '소사사들'의 생애에 대한 서술형식과 꼭 같다. 그 형식이란 곧 사사로서의 통치기간, 죽음, 매장지 등의 순서이다. 한편 본절에서 '길르앗 한 성읍'으로 번역되어 있는 구절은 각 번역서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즉 공동 번역은 이를 '길르앗에 있는 자기의 성읍 미스바'로 번역하고 있다.
'길르앗에 있는 그의 성읍'으로, 70인역의 한 사본은 '그의 성읍 길르앗에서'로 각기 번역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히브리 원문의 애매 모호함 때문이다. 즉 원문 '베아레길르앗'은 '길르앗의 그 도시들에서'란 뜻이다. 여기서 '그 도시들'이란 복수형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입다의 주요 활동 무대가 미스바였고 또한 그의 고향 역시 그곳이었던 점에 의거할 때 길르앗이 장사된 '길르앗 한 성읍'은 '미스바'일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삿 12:8] "그의 뒤에는 베들레헴 입산이 이스라엘의 사사이었더라..."
베들레헴 입산 - 베들레헴이라는 지명은 유다 지파의 베들레헴과 스불론 지파의 베들레헴이 있으므로 어떤 지파의 성읍을 가리키는지 분명치 않다.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본절의 베들레헴을 유다 지파의 베들레헴으로 주장하지만 특별한 근거가 없다. 일반적으로 유다 지파의 베들레헴은 '유다 베들레헴' 또는 '베들레헴 에브라다' 불리워졌었다.
그리고 이스라엘 사사 대부분은 북부 지파의 출신들이었다. 이로 미루어 보아 본절의 베들레헴은 스불론 지파에 속한 베들레헴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므깃도에서 약 18km정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한편 이곳 출신 입산 역시 돌라, 야일, 엘론, 압돈과 더불어 두드러진 공적이 없는 이스라엘의 '소사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