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출신 安, 기자회견 열고 “2026년 정원부터 논의? 결코 해결책 안 돼”
“의료 붕괴 이미 현실화…2025년도 강행해도 정상적인 의대 교육 불가능”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9월1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과거 기자회견 모습 ⓒ시사저널 박은숙
의사이자 의과대학 교수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바로 내년도부터 계획돼 있는 의대 정원 증원을 1년 유예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실은 이미 내년도 대입 수시 모집이 시작되었기에 2025년도 정원 논의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2025년 정원은 변경이 불가능하고 2026년부터 논의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내년에 의대 정원이 3000명에서 1500명이 더 늘면, 의대 교수도 최소 50%를 새로 뽑아야 한다. 3000명 유급생까지 계산하여 7500명을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두 배 이상의 신임 교수가 필요하다. 강의실과 기자재도 늘리고, 실습을 위해 병원 병상도 늘려야 한다"며 "그런 후 2026년부터 원점 논의하자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만약 의대 정원을 줄이는 결론이 난다면, 다시 교수들을 해고하고 기자재를 팔고 병상을 없애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무엇보다도 의대생과 전공의 선생님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료 파국을 넘어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고 말 것인데, 2025년 정원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으면 돌아올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며 "의대 본과 4학년의 수업거부로 내년 초 의사시험을 치르지 못하면, 매년 공급되어야 할 의사 3000명이 사라지며 전공의 선생님들이 수련을 포기했기에 전문의 2800명의 공급도 중단된다"고 했다.
이어 "의료인력은 의사-인턴-전공의-전문의로 단계를 거쳐 양성되며, 매년 일정 인력이 인턴, 공중보건의, 군의관으로 병원, 보건소, 군대에 공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복구하는 데만 최소 4~5년이 걸리는 의료시스템 붕괴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또한 전공의 선생님 없이 반년 이상 사명감으로 버티던 전문의들과 의대 교수님들이 지쳐서 떠나게 되면, 응급실부터 차례로 문을 닫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벌써 이 일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전공의 의존도가 큰 지방종합병원은 경영난으로 도산이 불가피하다. 필수의료·지방의료부터 무너지는 의료 붕괴가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2025년 증원을 1년 유예할 것을 제안 드린다"면서 이미 시작된 의대 수시모집과 관련해선 "2025년 의대 증원을 강행한다면, 입학을 한다 해도 정상적인 의대 교육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지금도 일부 의대는 교육 환경이 열악한 나머지 학생들 사이에서도 멀리서 구경만 하는 '관광교육'이라 불리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정원이 2~3배 더 늘면, 소그룹 실습 위주의 의대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또 안 의원은 "의대 증원을 전제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과학적으로 증원 규모를 정하자"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저는 지난 2월부터 의대 증원 1년 유예와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주장했습니다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면서 "의료와 같이 국민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시스템에 대한 개혁은 이해관계자들의 공감하에 꼼꼼하게 미래 계획을 수립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부탁드리며,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님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전공의 선생님들을 포함한 의료인 여러분들도 의료대란의 최대의 피해자는 국민이며,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다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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