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근 대륭종합건설 회장… 회사 측 "우호관계"
최대주주의 보유지분이 금융권 담보로 설정된 것을 공시하지 않은 가운데 반대매매로 대거 장내 매도된 한진피앤씨에 슈퍼개미가 등장했다.
이종상 한진피앤씨 회장으로부터 지분 일부를 장내 매수하면서 수면으로 드러난 슈퍼개미는 이환근 대륭종합건설 회장으로 확인됐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환근 회장은 지난 5일 장외 추가 매수를 통해 한진피앤씨 보유 지분이 5.66%(129만주)로 늘어났다고 신고했다.
이 회장이 매수한 지분 중 79만주는 한진피앤씨 창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종상 회장으로부터 직접 매수한데다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라고 명시해 최대주주 변경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환근 회장은 지난 2월부터 한진피앤씨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이종상 회장의 보유 지분은 차입금 미상환으로 반대 매매됐던 기간인 지난달 28일 장외 매수했다.
하지만 한진피앤씨 관계자는 "차후 최대주주가 변경될지 여부는 알 수 없고, 다만 두 분은 서로 오랜 우호관계"라고 밝혔다.
아파트형 공장을 건설하는 중견건설업체인 대륭종합건설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대륭포스트타워를 건설한 바 있고 한진피앤씨는 가산디지털단지에 입주해있다. 51년생인 이환근 회장은 이종상 회장보다 열다섯 살 아래다.
두 사람의 우호관계를 고려하면 자금난에 빠진 이환근 회장이 자금이 여의치 않은 이종상 회장의 자금변통을 위해 백기사를 자청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다.
이 회장과 그의 아들인 이수영 한진피앤씨 대표는 지난달 26일부터 담보로 잡혀있던 주식이 반대매매로 장내 매도되면서 지분율이 51.33%에서 13.06%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불과 4거래일간 무려 876만주가 장내 매도되면서 주가는 연일 하한가를 기록, 7000원대 후반에서 3000원대로 반 토막이 났다.
최대주주 지분보고 위반에 따른 제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진피앤씨는 이수영 대표의 담보지분에 대해서는 공시를 했으나 이 회장의 지분이 담보로 잡힌 내용에 대해서는 공시하지 않았다.
최대주주의 반대매매 물량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하는데 그쳤다.
한진피앤씨 (3,880원 505 15.0%)는 지난 7월 협력회사인 지산스틸과의 50억원 규모의 지급소송 패소 건을 늑장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 회장의 주식담보 대출 미공시에 대해 "최대주주 지분보고 위반으로 계도성 행정조치를 받거나 검찰에 통보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슈퍼개미의 등장 소식에 한진피앤피 주식은 상한가까지 치솟아 388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