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양란,동양란 공통)의 물주기 요령
'물주기 삼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난을 제대로 기르려면 물주기를 적어도 삼년 동안은 익혀야 한다는 말이지요. 너무 과장된 듯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으나 사철에 따른 변화를 한번 정도의 경험으로 안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세 차례 정도의 경험을 통해서야 비로소 체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양란에 비해서 우리 자생란은 더욱 까다로와 '물주기 칠년'이라고하는 이야기까지 있지요. 하지만 원리는 모두 한가지입니다. 이 원리만 이해하면 물주기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지요.
1. 물의 온도
사용하는 물은 성분이니 염류니 하는 것을 젖혀 놓고 일단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수돗물을 사용하십시오. 이 때 중요한 것은 수온입니다. 여름철에는 기온보다 조금 찬것이 겨울에는 기온보다 조금 높은 것이 좋습니다. 이 때 수온과 기온의 차이는 5도 이하가 적당합니다. 겨울철 거실에서 키우는 것일 경우는 실내 온도에 맞추는 것이 좋지요. 특히 겨울철에 수돗물을 받아서 바로 물을 주게 되면 동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추천할 것은 난이 놓인 곳 곁에 최소한 하루 이상 물을 미리 떠 놓아 두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소독약 성분도 사라지게 되고 수온도 대략 맞추어지게 마련입니다.
위에 이야기된 것이 까다롭다고 여기시는 분에게 : 소독약 성분은 난에 큰 해를 줄 정도는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봄~가을에는 수돗물을 바로 주어도 문제가 없습니다. 단, 겨울철에는 수온에 주의해야 합니다.
2. 물주는 간격
난을 기르는 사람들이 제일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물주는 간격입니다. 난 상인들은 초보자에게 일주일에 두 번 정도를 권하고 있는데 적합한 표현은 아닙니다. 또 어떤 책을 보면 기르는 곳의 온도에 따라 구분하여 섭씨 30도 이상에서는 매일, 25도 정도에서는 2일 간격,.....등등의 분류를 해 놓은 것도 있는데 이대로 해서는 난을 죽이기 쉽습니다.
난이 물을 필요로 하는 때가 있습니다. 배양을 하면서 관심을 갖고 매일 들여다보면 그 때를 알게 되지요. 이렇게 표현하면 '차라리 관두고 말겠다'라는 입장을 취할 분이 많을 것 같군요. 이 글의 맨 끝에서 한가지 손쉬운 비법?을 소개하기로 하고 일단 차근차근 이 글을 읽어가시면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난은 일반적으로 공중 습도가 높은 것 (60%~80%)은 좋아하나 뿌리가 늘 젖어 있는 것은 싫어 합니다. 계속 젖어 있으면 뿌리가 썩고 맙니다. 귀하고 비싼 것이라고 생각되어 매일 애지중지 들여다 보면서 물을 주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초보자는 물을 많이 주어 난을 죽이게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또 오래도록 물을 주지 않으면 난은 탈수 현상을 일으켜 잎이 쭈끌쭈글하게 되면서 죽어버리게 됩니다. 흔히 초보자보다도 배테랑들이 난을 말려 죽인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언제가 물을 주기에 적합한 때인가를 아는 것은 난 배양의 첫걸음이면서 난에 대한 이해와 교감을 하는 첫 관문인 것입니다.
분 내의 수분 조절에 관계되는 인자를 한번 살펴 보기로하지요. 일단 분이 놓인 환경을 생각해야 합니다. 온도, 습도, 햇빛의 양 그리고 통풍의 정도에 따라서 분이 마르는 속도는 달라지게 마련이지요. 온도가 높을수록, 습도가 낮을수록, 햇빛을 많이 받을수록 그리고 통풍이 잘 될수록 분은 빨리 마르게되지요. 이것은 주부들이 더욱 잘 알것입니다. 빨래 마르는 것 하고 똑 같은 이치이지요. 자연히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며칠 계속되면 물주는 간격은 멀어지게 마련이지요.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베란다가 겨울철에는 거실이 분이 빨리 마르는 환경이 되겠지요.
또 분의 재질과 크기, 난과 분의 상대적인 크기, 난을 심는 식재에 따라서도 달라지지요. 유약을 바른 광채나는 분 보다는 낙소분이나 토분이 통기성이 좋아 빨리 마르고 분이 작을 수록 그리고 식재가 굵고 수분 흡수력이 적을 수록 빨리 마르게 됩니다. 같은 촉수의 난을 크기가 큰 분과 작은 분에 나뉘어 심었다면 자연히 큰 분은 식재가 함유하고 있는 수분의 양이 많아 더디게 마르게 됩니다. 난을 많이 기르고 있을 때는 난의 크기나 촉수에 맞는 적당한 크기의 분을 선정할 필요가 있지요. 그래야 한 날에 물을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일반적으로 난의 크기에 비해서 조금 작다고 싶을 정도의 분이 좋다고 하는데 이것은 분이 빨리 말라 관수를 자주함으로써 분내에 신선한 공기를 자주 공급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많은 인자가 작용하기 때문에 '난에는 며칠에 한 번 물 주는 것이 좋습니까?'라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곤란한 것입니다.
3. 물주는 간격을 쉽게 아는 방법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아주 간단한 방법입니다. 동양란(자생란 포함)이든 서양란이든 그 분과 같은 분을 구하여 난 없이 같은 식재를 넣어 다른 분들과 함께 놓아 두고 물을 줄 때는 같이 물을 주는 것입니다. 2,3일에 한번씩 분의 표토로 부터 1인치(2.5cm) 정도 되는 깊이의 식재를 뒤적여보아 (또는 윗쪽을 1인치 가량 살짝 손에 쏟아보아) 수분이 느껴지지 않으면(젖어 있지 않으면) 그 때가 물을 줄 적기입니다. 즉 1인치를 경계로 젖어 있는 곳과 마른 부분이 구분되어 질 때가 적당하다는 것이지요. 이 정도의 시점에서 그 날의 상태에 따라 (비가 온다거나 흐리거나 한 경우에) 하루,이틀 더 연장하는 경우도 있지요. 난이 심어져 있는 것은 난이 흡수하는 수분때문에 더 빨리 마르겠지요. 아뭏든 이 방법은 제가 알고 있는한 물주기에 실패할 걱정이 없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봄,가을철에 건조하고 바람이 있을 때는 표토는 하얗게 말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가상의 분을 조금만 헤쳐보면 안은 전혀 마르지 않고 있는 것을 흔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 장마철의 경우는 온도는 섭씨 30도 보다 높아도 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의외로 일주일이 지나도록 분이 마르지 않는 것을 관찰할 수 있지요. 이 때에 온도에 따른 물주기 표에 적힌대로 하루에 한 번 물을 주면 쉽게 연부병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겨울철 베란다에서 키울경우 온도가 낮을 때엔 한달 정도의 물주기 간격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잡지나 책자에 소개된 '월별 물주기 간격','온도별 물주기 간격'.... 이런 것에 의존하기 보다는 제가 소개한 방법을 시행해보십시오. 당신의 환경에 맞는 물주기 간격을 그 때 그 때 마다 가르쳐줄 것입니다.
(난마을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