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박시헌 지도자 성공시대
5명 결승진출… 방콕대회 노골드 수모 날려
88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 리스트 박시헌(37)이 국가대표 코치로서도 성공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대표팀 코치로서 지도자의 첫 발을 디딘 박시헌 코치는 아시안게임 준결승이 모두 끝난 12일까지 5명을 결승에 올려 놓았다.
86서울아시안게임에서 전체급을 석권한 이후 지난 98년 방콕대회에서는 노골드의 수모를 당하는 등 침체됐던 한국 복싱에 스타출신 코치가 앞장서서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는 평가.
박 코치가 대표팀을 맡은 것은 지난해 11월. “한국 복싱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복싱연맹의 제의에 선뜻 응했다. 88올림픽 금메달 획득 직후 진해 남중학교와 진해 중앙고에서 13년간 체육교사로 일하다가 공부에 뜻을 두고 사표를 던진 직후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복싱이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박시헌 코치, 오인석 감독,나동길 코치의 지도아래 실시된 엄청난 체력 훈련의 결과. 올해 2월 태백에 들어가 무려 6개월동안 ‘죽음의 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박 코치는 선수들에게 매일 오전 산악 훈련을 시키며 정신력을 강화시켰고 오후에는 기술 훈련을 병행했다.
“훈련이 힘들 때는 코치님이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고된 훈련으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앞으로 복싱 선수 생활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것이 라이트급 결승 진출자 백종섭의 솔직한 심정이다.
다혈질인 박시헌 코치는 12일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백종섭이 준결승 초반 제대로 경기를 끌어가지 못하자 링에 대고 고함을 지르다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은 것. 그러나 관중석에 뛰어올라가 더 큰 소리를 지를 정도로 승부욕이 대단하다.
“한국 복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려고 코치를 맡았는데 잘못된 판정이 속출해 안타깝습니다. 이번 경기에 인생이 걸린 제자들 보기도 미안하고요. 결승에 올라간 5명이 모두 금메달을 딴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풋내기 코치의 소박한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