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염둥이 유베의 잡설]첼시가 "돈지랄 팀"이라고?
Chelsea. 영국 런던에 있는 12개 프로축구팀 중의 한 팀이다. 런던 중에서도 남서부 지역의 고급 주택가 지역에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가 자리잡고 있다.
이 팀은 입장료 또한 비싸다. 축구해설가 서형욱 씨가 쓴 책으로 유명한 <서형욱의 유럽축구기행>에 따르면 스탬포드 브릿지의 맨 꼭대기 관중석 입장료가 우리 돈으로 무려 10만 원이라고 한다. 뭐, 프리미어리그의 한 경기 입장권은 4만 원 아래인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지만, 우리 K-리그 입장권이 1만 원 정도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다. 물론 상류층들이 사는 지역에 자리잡은 것도 어느정도 작용은 했겠지만. 그것도 1등석도 아니고 맨 꼭대기 자리가 10만 원이라니. 대단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팀이 요즘 세계 축구계에서 대표적인 "뉴스 메이커"들 중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왜냐? 아무래도 그 이유는 "돈"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만 하더라도 선수들 이적과 관련된 뉴스에는 첼시가 심심찮게 껴 있었다. 한동안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에시앙의 이적 루머(결국 첼시 입단으로 마무리 됐지만), 아드리아누나 질라르디노의 이적 루머, 그 외에 SWP(SWP 역시 첼시 입단으로 결정이 났다.) 같은 선수들의 이적 루머 속에는 항상 이 팀, 바로 첼시가 있었다.
사실 첼시가 이런 대단한(?) 뉴스 메이커가 된 지는 얼마 안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첼시는 2002/03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여느 유럽팀들처럼 많은 부채를 지고 사는 팀들 중의 하나였다. 첼시 팬들이 뽑은 역사상 최고의 첼시 선수라는 지안프랑코 졸라나 하셀바잉크, 그롱캬에르, 프티 등 좋은 선수들이 많았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긴 했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뉴스를 몰고 다니는 팀은 아니었다. 하다못해 이탈리아의 피오렌티나, 라치오 같은 팀들은 2000년만 하더라도 돈다발을 한창 풀기라도 했지(그랬다가 재정 파탄이 나기는 했지만), 첼시는 그런 적이 별로 없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돈다발 잘 풀기로 유명한 팀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였다.
그런데 첼시는 2003년 여름, 사람으로 치면 그야말로 로또복권 당첨이라도 만난 듯한 행운을 만나게 된다. 바로 그 "로또복권"과도 같은 존재는 우리에게 이젠 구단주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다. 석유를 바탕으로 어마어마한 부자가 된 아브라모비치는 첼시를 인수하자마자 첼시가 지고 있던 많은 부채를 전부 탕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격적으로 돈다발을 풀기 시작했다. "첼스키 시대"의 첫 시즌이었던 2003/04시즌 서머브레이크에서 첼시는 선수 8명을 사오는데 2,200억 원이라는 거액을 퍼붓는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를 뛰어넘는 규모라 할 수 있겠다. 그 덕분에 2003/04시즌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2위, 챔피언스리그 4강이라는 호성적을 기록한다.
하지만 아브라모비치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4위를 기록했던 2002/03시즌에 비해 2계단이나 올랐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 부진(?)"을 이유로 당시 감독이었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를 과감히 쫓아냈다. <서형욱의 유럽축구기행>에 나오는 말을 잠시 빌린다면 첼시는 가장 아끼던 이탈리아 인 2명을 잃은 것이다.
첼시는 2004/05시즌 서머브레이크에서도 돈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2003/04시즌 서머브레이크에 버금가는 2,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어 또다시 스타 영입에 나선 것이다. 이 때 영입된 사람들이 유로2004에서 맹활약했던 로벤, 2003/04시즌 UEFA컵 득점왕 드로그바, 네덜란드리그 득점왕을 여러 번 차지했던 케즈만 등이었다. 또, 첼시는 FC 포르투를 2시즌 연속 다른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연속으로 우승시키며 가장 잘나가는 감독이었던 포르투갈의 조세 무링요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무링요의 연봉이 우리 돈으로 약 114억 원 정도라는데 이쯤이면 돈의 위력을 알고도 남을 것 같다.
돈의 위력은 또다시 발휘되어, 첼시는 1950년대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50여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거머쥐는데 성공한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시즌 연속 4강에 올랐다.
하지만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이제부터다.(사실 별로 되지도 않는데 지금까지 괜히 주제에서 벗어난 말을 길게 떠벌려서 정말 죄송하다..-_-;)
잉글랜드 내의 일부 극렬한 첼시 반대파들도 그렇겠지만, 우리 나라의 일부 축구팬들은 첼시를 그저 "돈지랄 팀"으로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마치 돈이면 다 되는 것처럼 이라고나 할까? 물론 모든 축구팬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언젠가 내가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일부 "첼시 안티"들은 첼시가 마치 돈이 많은 것 하나 때문에 이런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었다. 참으로 황당했다.
물론 나는 2004/05시즌까지만 해도 첼시의 열렬한 팬이었고, 지금은 박지성 선수 때문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더 관심을 갖다보니 첼시에는 관심이 좀 멀어져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 2005/06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들이 있을 때마다 맨유의 경기 다음으로 첼시 경기를 중요하게 본다. 내가 꼭 첼시를 좋아하고,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분명한 것은, 첼시도 세계의 수많은 축구팀들과 마찬가지로 "승리"를 위해 끊임없이 나가는 팀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의 "보스"인 무링요는 승리를 위해 끊임없이 전술을 연구하고 다듬는 사람이며, 20명이 넘는 "첼스키" 전사들도 승리를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첼시를 이른바 "돈지랄 팀"으로 매도하는 사람들이여, 이제부터라도 그런 생각 없는 소리는 제발 하지 말아달라. 첼시는 돈으로 축구를 사는 팀이 아니며, 다시한번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는 팀일 뿐이다.
(지금까지 정작 할 말이 겨우 몇 줄밖에 안 되었는데도 이상한 소리만 자꾸 떠벌려대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_-;)
자기팀만 강해졌으면 말을안하는데 다른팀전력약화 에 원인이 되니 그렇지.. 그래도 모 첼시는 강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