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공업단지와 깔끔한 도시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조성된 '계획 신도시'이기도 하지만,
이미 조선시대부터 창원도호부라는 이름으로 크게 번성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이웃 진주, 동래 다음으로 컸던 고을로서 마산항이 개항하기 전까진 나름 세력을 떨쳤었다.
마산항 개항 이후 8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마산의 식민지가 되어 있었지만,
80년대 대규모의 공업단지와 계획 신도시 조성으로 인해 다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아예 경남도청을 옮겨오는 조건에 부산과 마산의 좁은 부지를 해결하고자 했던 의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결국 90년대 중반 50만명을 돌파하고 2010년엔 자기 이름을 내세운 100만명 특례도시로 한 계단 앞서갔다.
이 동네는 유독 도시의 역사를 많이 나열하게 되는데 그만큼 터미널과 도시의 모습이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마산의 버스터미널이 노선도 많고 규모도 커 창원사람들이 마산터미널을 이용했었다면,
2007년 1월 신터미널이 개장한 이후로는 반대로 마산사람이 창원터미널로 찾아오는 추세다.
마치 공항을 연상시킬 정도로 고속부터 시외까지 전국 각지의 모든 손님이 어우러져 있는 곳.
깔끔하고 세련된 도시 이미지와 굉장히 잘 어울리면서 긍지의 날개까지 활짝 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창원을 대표하는 창원대로는 무려 12차선의 쭉쭉 뻗은 대로다.
우리나라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넓고 곧은 도로여서 비상시 비행장으로도 쓸 정도다.
이렇게 넓은데도 출퇴근 시간에 간혹 막히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유동량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 넓은 대로의 중심에는 창원을 대표하는 얼굴, 창원종합버스터미널이 있다.
광장-도청-시청으로 대표되는 도심하고는 꽤 떨어져 있어 공단과 주택가, 상업지구 셋과 모두 마주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관공서를 연상시킬 정도로 시청, 교육청과 너무도 흡사하게 생겼다.
창원터미널은 원래부터 이 건물 이 자리를 쓰는게 아니었다.
신도시는 80년대 초에 만들어졌지만 2007년 1월에서야 지금의 자리로 이사왔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외, 고속터미널이 따로 나뉘어 있었는데,
워낙 낡고 오래된 건물에다 부지도 좁고 노선도 단조로워 많은 사람들이 마산까지 가서 버스를 타야했다고 한다.
그런 불편함을 지우기 위해 90년대부터 계획을 시작하여 무려 15년만에 새 터미널이 완성되었다.
그 덕분에 시설은 어디 하나 빠질게 없이 무척 화려하고 웅장하다.
버스터미널임에도 광장을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광장 너머로는 시내가 저멀리 산자락까지 끝없이 펼쳐져 있다.
높은 건물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바둑판형 도로에 잘 정비된 건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데,
곳곳에 공원과 산책로도 많고 불법 주·정차도 거의 없어 정말 깔끔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 곳에서 태어나 자리잡은 신식 창원터미널은 정말 축복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우리나라 '최초'로 시에서 직접 만들고 관리하는 터미널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가. 아무리봐도 여기로 들어가면 민원센터가 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다.
바깥과 안은 생김새와 색채, 분위기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르다.
바깥에서 관공서 냄새가 솔솔 풍겼다면 안쪽은 그냥 공항이다.
아름드리 놓여있는 화초가 겨울의 쌀쌀함을 한결 날려주고, 천정이 훤하게 뚫려있어 시야도 한결 확 트인다.
대합실에 앉아있는 사람은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고,
표를 끊으러 나온 사람들은 외국가는 비행기 표를 끊는 사람들이다.
오른쪽의 카페는 공항에 마중나온 손님이거나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사전정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진짜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중앙의 계단으로 올라가서 다시 한 번 셔터를 누른다.
건물이 웅장하기도 하지만 시야가 워낙 잘 트이고 조명같은 분위기가 정말 잘 받춰준다.
이렇게 큰 맞이방엔 대기하는 사람들의 행렬로 분주하기만 하다.
내려와서도 카메라 셔터를 멈출 줄 모른다.
깔끔하고 세련된 도시의 이미지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세련되고 신선한 모습이다.
영남권에 이런 시설을 가진 버스터미널은 기껏해야 노포동 정도뿐이며,
전국적으로도 센트럴시티, 유스퀘어, 수원 등등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1층 중앙에 매표소가 길게 늘어서 있는데 건물 크기에 비하면 다소 작은 편이다.
대부분의 대도시 터미널들이 그렇듯 시간표는 따로 붙어있지 않고 LED안내판으로 시시각각 안내한다.
매표소 양 옆으로 왼쪽엔 고속버스, 오른쪽엔 시외버스 타는곳이라고 안내되어 있지만 사실상 구분은 없다.
타는 곳과 내리는 곳의 구분도 모호하며 그만큼 사람들이 엮이지만 구조가 단순하고 건물이 커서 크게 혼잡할 일은 없다.
출입구 옆으로는 ATM기계와 기사 휴게실 등이 조그맣게 마련되어 있다.
웅장하고 화려한 내부에 비하면 바깥의 승차장은 다소 소박하고 간결하다.
수많은 사람들과 차로 더없이 북적이지만 그렇게 혼란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여기로 이사오기 전만 해도 마창진권의 주 터미널은 마산의 시외/고속터미널이었다.
둘을 합쳐서 하루 이용객만 8천명이 될 정도로 정신없이 분주했고 상대적으로 창원이 한산했지만 지금은 그 반대다.
상대적으로 쾌적하고 깔끔하고 넓직한 창원에 쏠리기 시작하면서 마산의 수요를 조금씩 끌어당기는 중이다.
어찌보면 터미널과 도시의 역할이 비슷한 것 같다.
창원이 한창 개발될 당시인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도시의 주도권을 마산에 있다가 서서히 창원으로 옮겨온 것처럼,
교통의 핵도 마산이 쥐고 있다가 2007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창원으로 옮겨오는 중이니까.
지금도 마산터미널의 부지가 너무 좁아 가끔 마산의 차량이 창원까지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창원에서 자체 출발하는 노선 수도 크게 늘어 넓직한 주차장은 텅텅 빌 날 없이 언제나 한가득 채워져 있다.
마산의 주도권을 모두 가져와 결국 100만 인구의 '통합창원시'의 이름까지 따온 창원처럼,
버스터미널 또한 마창진의 새로운 핵으로서 모든 초점을 서서히 자신에게 맞춰가고 있다.
소득이 높은 도시특성상 자가용 비중이 높고 KTX가 창원시내까지 들어오는 등 악재도 여럿 있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고 100만이 넘는 창원 인구를 한 번에 끌어안으며 비상할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앞으로 높게 날아오를 긍지의 날개를 활짝 피고 있는 창원터미널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해질 것만 같다.
첫댓글 정말 부러운 터미널이네요,
예..저도 부럽네요. :)
어이고 예전터미널은 이게 인구50만이 다되어가는 터미널인가....이정도로 열악한터미널이였습니다...그리고 그닥 시내에서 크게 떨어진편이아닙니다...쪼금만들어가면 바로 주거지역이 쫙나오구요...창원이 계획도시다보니 창원대로를 기준으로 창원대로 밑지역은 공단구역 그윗지역은 주거및상업구역으로 설정이되어있습니다...그러니 시내에서 크게떨어진편은 아닙니다..물론 남산.대방.가음정동지역과는 쪼끔 거리가있죠...그래서 그쪽은 창원남산터미널이라고해서 간이터미널이있고 창원터널을 이용하는 노선에 한해서 승하차를 시키고잇죠....우리고장터미널의 평가를 보니...감회가 새롭네요 역시 잘보고갑니다...
옛 시외버스터미널만 사진으로 살짝 봤는데 정말 충격이더군요. 정말 잘 바꾼 것 같습니다. 위치 부분에선 도청-시청쪽에서 꽤 떨어져있다고 했지 시내 자체에서 크게 떨어져 있다고는 안 했습니다. ㅎㅎ 창원시내가 워나 넓다보니 동쪽의 남산.대방.가음정동까지 커버하기는 약간 힘든가보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진짜 창원터미널도 유스퀘어나 수원터미널같이 먼가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웅장한느낌이 들더군요....사실 창원노선일부는 마산을 경유하는노선도 있지요,,,,창원역-마산을 경유하여 가는노선도 있기때문에 오히려 창원에서 출발하시려는 승객들도 많을껍니다.마산과진해 통합하고난뒤 터미널을 가보니 진짜대도시터미널답다고 보여지더군요
한눈에 내부가 다 보일만큼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웅장하죠. 심플하면서도 쾌적하고 큼직해서 정말 버스 탈 맛 나더군요~ ㅎㅎ
예전엔 컨테이너 박스터미널이엇던듯. 근데. 명곡동에 살아서 아직은. 마산시외가 편함
그렇군요...^^;
센트럴시티의 느낌이 납니다. led 행선판은 깔끔하긴 한데 정보가 한 눈에 들어 오는것 같지는 않더군요...잘 봤습니다.
저도 마치 센트럴시티의 축소판을 보는 듯 했습니다.
여기에 다가 짧더라도 한 줄 적어봐야 겄습니다... 내... 대구라는곳과 사뭇 다른 창원 역시나 통합으로 가는 터미날이 대세네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