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여성들. 전문의들은 머리 염색약이 알레르기 반응으로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순호기자 choish@chosun.com
머리 염색약이 잘 낫지 않는 만성 습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의대 피부과 이애영 교수가 2001년 5월부터 2002년 7월까지 14개월 동안 을지병원 피부과를 찾은 만성 습진 환자 중 ‘염색 후 더욱 가렵다’거나 ‘가려운 것 같다’고 생각하는 환자 27명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1명(40.7%)이 염색약의 파라페닐렌디아민(PPDA) 성분에 피부반응을 나타냈으며, 이들에게 염색약 사용을 중지시킨 결과 5명은 만성 습진이 완전히 사라졌고, 3명은 증세가 좋아졌다. 결국 27명 중 8명(29.6%)이 염색약 때문에 만성 습진이 유발 또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이 교수는 97년 3월부터 2001년 4월까지 4년간 피부과를 찾은 만성 습진 환자 중 피부 알레르기반응검사를 시행한 63명을 또다시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22.2%인 14명이 PPDA 성분에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염색약 사용을 중지시킨 결과 6명(9.5%)에게서 증상이 호전됐다. 이 교수는 이 같은 결과를 국제 피부과 학술지 ‘접촉피부염’ 2004년 7월호에 보고했다. 급성 피부병을 유발하는 PPDA가 만성 습진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확인된 것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염색약 알레르기가 심할 경우는 염색약을 끊기 때문에 피부염 등의 증상이 일회성으로 끝나지만 약한 경우엔 염색약을 원인으로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만성이 될 수 있다”며 “만성 습진이 있는 사람 중 염색을 하는 사람은 피부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염색약에는 PPDA 성분 외에도 히드로퀴논, 페놀, 납, 나프탈렌, 염료 등이 포함돼 있어 피부염을 비롯한 여러 가지 급성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