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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게시판 스크랩 <실체추적> 삼성 이재용 부회장, 워싱턴DC ‘비밀계좌’ 추가로 발견
soner 추천 0 조회 391 13.09.24 07:2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http://www.sundayjournalusa.com/article.php?id=17685


<실체추적> 삼성 이재용 부회장, 워싱턴DC ‘비밀계좌’ 추가로 발견
워싱턴DC 정부, 미청구자산 계좌 공지로 들통
스위스·홍콩 비자금 계좌와 연동 ‘의혹’
워싱턴DC 정부, 리그스 은행 이재용 부회장의 미청구재산 공개
공개된 주소는 95년 조희준 씨 프로미서리 노트상 주소와 일치
조희준, 지불각서 명기된 워싱턴 주소로 10억엔 직접 송금한 듯
CJ해외비자금 수사 ‘삼성 음모론’ 확산…청탁수사 의혹 불거져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이 스위스와 홍콩 등에 비자금 계좌를 개설했던 2000년 대 초반과 비슷한 시점에 또 다른 계좌를 미국에 개설한 사실이 <선데이저널>의 취재결과 드러났다. 이는 이 부회장이 스위스와 홍콩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워싱턴DC정부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401 PENN AVE NW WASHINGTON DC’에 주소를 두고 LEE JAY Y(이재용의 영문이름)라는 이름으로 계좌를 개설했다. 워싱턴DC 정부는 이 계좌가 워싱턴 DC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미청구자산이라며 이를 찾아가라고 웹사이트에 공지했다.
주목할 점은 이 부회장의 미국 계좌가 아버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뉴저지에 개설했던 계좌처럼 미청구자산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즉 워싱턴 DC와 뉴저지 등 미국 전역에 계좌를 개설하고 오랫동안 이 돈을 찾지 않을 정도로 은밀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의 추악한 돈 잔치의 증거라고도 불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선데이저널의 몇 차례에 걸친 폭로에도 불구하고 정중동의 자세를 유지했던 한국 사법 당국이 이번 기회야말로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해외비자금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연 이들의 해외 계좌가 당국에 신고된 것인지, 얼마만큼의 돈이 계좌에 남아있는지 등은 본국 정부가 밝혀야 할 몫이다. CJ 이재현 회장의 해외비자금보다 더 막대한 규모의 해외비자금 실체가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 워싱턴DC정부가 공지한 이재용 부회장의 미청구자산의 주소지인 워싱턴DC의 2401 Penn Ave 콘도 전경. 이 콘도는 워싱턴DC 내에서 가장 비싼 건물로 월 8,000여불의 렌트비를 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정부는 ‘2401 PENN AVE NW WASHINGTON DC’에 주소를 둔 LEE JAY Y[이재용의 영문이름]씨의 미청구자산을 워싱턴 DC 정부가 보관하고 있다며 이를 찾아가라고 웹사이트를 통해 공지했다. JAY는 이미 본지가 프로미서리 노트를 통해 공개했던 것처럼 이 부회장이 해외에서 쓰는 영문 이름이다. 
워싱턴 DC가 공개한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 부회장의 미청구자산번호는 368327로 미청구자산의 형태는 예금증서 (CD: CERTIFICATE OF DEPOSIT)의 이자 수표이며 이를 보고한 기관은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 체류시절 개설했던 ‘리그스 뱅크’로 조희준은 지불각서대로 이 계좌로 10억엔(당시 환율 기준 120억)을 송금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져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액수는 백달러 미만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문제는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주소지를 근거로 해외계좌가 존재하고 그동안 강하게 부인해 왔던 이재용 부회장의 해외 계좌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 DC 정부가 미청구자산 종류가 CD의 이자 수표라고 밝힌 것은 이 부회장이 리그스뱅크에 단순히 개인수표를 끊을 수 있는 체킹어카운트(당좌계좌)가 아니라 일정기간 입출금이 불가능한 예금증서를 가지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즉 은행에 예금증서를 예치하면 이자가 붙게 되고 이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이 부회장에게 발행한 수표를 그가 현금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리그스뱅크가 일정기간 기다리다가 이를 워싱턴DC 정부로 넘긴 것이다. 
물론 이 부회장이 얼마짜리 CD를 예치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통상 은행은 예치기간 1년 이상의 CD를 판매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기간 동안 CD를 예치했음이 분명하다. 또한 워싱턴 주정부가 이 부회장의 리그스뱅크 계좌보유사실을 밝혔으므로 그의 계좌와 CD보유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스위스 홍콩 미국 계좌 주소가 일치

▲ 워싱턴DC정부가 이재용 부회장이 아직 찾아가지 않은 미청구자산(번호 368327)을 찾아가라고 공지해 해외비밀 계좌의 실체가 들어났다. 이 계좌는 지난 2003년 본지가 공개한 조희준(조용기 목사 장남)씨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95년 발행한 프로미서리 노트상의 주소와 일치해 스위스 스탠다드 차터뱅크와 홍콩의 UBS은행 계좌와 연동 의혹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조씨가 이 계좌로 10억엔을 송금한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히 리그스 뱅크의 계좌와 CD만 보면 이 계좌가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 있는 해외계좌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자규모나 여기에 따른 원금 추정액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계좌를 개설한 시기나 계좌정보 여기에 선데이저널이 보도했던 스위스, 홍콩 등지의 해외비자금 계좌와의 연관성을 보면 단순계좌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의혹들이 너무 많아진다. 
먼저 워싱턴DC 정부가 공개한 이 부회장의 주소를 살펴보자. ‘2401 PENN AVE NW WASHINGTON DC’ 이 주소는 본지가 공개했던 조희준씨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발행한 프로미서리 노트에 기재된 주소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이 프로미서리 노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의 장남 조희준씨가 이 부회장에게 지난 1995년 발행한 10억엔짜리 약속어음이다. 조 씨는 이 약속어음에 <JAY Y LEE, 2401 PENNSYLVANIA AVEMUE N.W. SUITE 807 WASHINGTON DC>라고 기재한뒤 10억엔을 지급하겠다고 이 부회장에게 약속했으며 조 씨는 약속대로 이재용 부회장의 리그스 뱅크 어카운트로 이 돈을 송금한 것으로 추정된다. 2401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노스웨스트는 워싱턴 DC에서 가장 비싼 렌탈 아파트(사진)로 이 부회장은 미국 유학시절 이 아파트 807호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 등기부등본 등을 살펴보면 1968년 6월 23일 출생의 이재용이라는 사람이 워싱턴DC 펜실베이니아 아파트 807호와 뉴저지 릿지필드파크의 삼성 미주본사, 그리고 메사추세츠주 챨스타운 8ST의 000번지 한 주택을 주소지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모든 정황들이 JAY LEE가 이재용 부회장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리그스뱅크는 1970년대 주미한국대사관과 박동선등이 이용한 은행으로 1977년 코리아게이트당시 미 의회에서 주미대사관의 리그스뱅크 계좌를 의회에 제출하라고 요청, 외교문제가 되기도 했던 그 은행이다.

본국 정부가 당장 수사해야 할 대상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계좌가 본지가 찾아냈던 스위스와 홍콩의 비자금 계좌와 같이 운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일단 세 계좌의 주소지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비슷한 시기에 개설됐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즉 이 부회장이 홍콩의 스탠더드 차터은행과 스위스 UBS 은행에 자신명의의 계좌를 가지고 거액을 입출금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워싱턴 DC정부가 미청구자산으로 고지한 이 리그스 뱅크에도 거액이 예치돼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은 이 부회장이 20대 중반이던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적으로 비자금 계좌를 개설해 운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삼성전자의 미국 사업장이 주소지로 되어 있다는 것을 보면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회사가 동원됐다는 것도 보여준다. 

 ▲ 본보가 지난 2003년 입수해 공개한 10억엔에 달하는 지불각서(promissiory Note). 조희준씨가 이재용 씨에게 10억엔의 거금에 대한 약속으로 지불각서를 발행한 것이며 조씨는 약속대로 10억엔을 이 은행 계좌로 분산 송금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되면 이재용 부회장의 해외비자금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런 비자금 조성 방식은 대를 물려 내려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재미교포 브로거 시크릿 오브 코리아의 운영자 안치용 씨는 지난 2011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청구자산을 찾아낸 바 있다. 안 씨는 뉴저지주정부가 지난 2011년 뉴저지주 포트리의 삼성그룹 건물을 주소지로 한 lee kun hee 씨의 미청구자산이 있다고 고지했으나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몇 가지 사실들을 보면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비슷한 시기 조직적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다분함을 보여준다. 

이제 남은 것은 검찰과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등 한국의 사정기관이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에 대해 조사에 나서는 것이다. 증거는 이미 본지가 공개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본지가 공개한 스위스와 홍콩의 비자금 계좌 내역, 송금내역서, 프로미서리 노트 그리고 이번에 워싱턴 DC정부가 밝힌 CD까지 이것만으로도 이재용 부회장의 해외비자금 조성 의혹은 더 이상 의혹이라고만 볼 수 없다. 이 정도되면 회사까지 동원한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본국 정부가 조사에 나선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재용의 해외비밀 계좌에 대해서 현재 구속 수감중인 조용기 목사의 장남이자 지불각서를 발행한 조희준씨만 불러 조사만해도 확인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검찰의 삼성에 대한 수사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CJ 이재현 비자금과 삼성 음모론

이것과 대조되는 것이 CJ그룹 해외비자금 수사다. 검찰은 삼성그룹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CJ그룹의 해외비자금에 대해서는 즉각 수사에 나섰다. 국내 1위 그룹 삼성그룹 오너와 관련해서는 이미 비자금 조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함에도 수사할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삼성그룹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CJ에 대해서는 그룹의 존폐가 거론될 정도로 가혹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힘있는 자에 약한 것이 한국 사정기관의 현실이다. 



따라서 선데이저널이 찾아낸 워싱턴 DC의 이재용 부회장 계좌를 계기로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서야 한다. 과연 해외로 돈을 송금한 과정은 합법이었는지, 과정이 합법적이었다면 그 돈마저도 정상적인 돈인지 아니면 비자금인지, 그리고 이 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까지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역외탈세와의 전쟁을 정말로 하고자 한다면 그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재용 부회장의 해외비자금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또한 이번 CJ비자금 사건과 관련한 삼성의 음모론도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 CJ이재현 회장의 심복 중 심복이었던 자금 담당 유모씨가 삼성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재현 회장 비자금 내역이 상세히 적힌 정보를 특수부로 흘렸다는 설이 삼성가와 CJ그룹 등 재계에 파다하다는 점에서 음모론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미 이재현 회장의 미주 지사의 해외비자금 조성의 정황을 포착하고 이재현 회장의 부인과 두 자녀들이 LA 체류 당시 매입했던 수천만달러 상당의 호화저택을 감지, 수사에 총력을 모으고 있다. 이미경 부회장도 별도의 저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고된다.

리차드 윤 기자 입력 : 2013-06-23 10:06:37 / 수정 : 2013-06-20 10:30:02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93150.html



등록 : 2013.06.25 08:14수정 : 2013.06.25 10:27

CJ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재현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2013.06.25.【서울=뉴시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굴곡진 삶

삼성 장손으로 태어나 고난 끝에 재계 12위 총수에 올랐다가 검찰 수사로 다시 위기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막대한 비자금 조성 의혹에다 해외 조세회피처를 통한 재산은닉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장손으로 태어나 비운의 황태자로 자라났고, 재계 12위의 대기업을 일궈냈지만 검찰 수사로 인생 최대의 위기에 몰린 이 회장의 평탄치 않은 삶을 따라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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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강한 칼은 딱딱하고 잘 드는 칼이 아닙니다. 유연해서 마음껏 휘어지지만 부러지지 않고, 그러면서도 힘을 발휘하는 칼이 21세기에 필요한 진짜 강한 칼입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07년 신입사원들과 나눈 대화 중 한 구절이다. 실제로 이 회장이 걸어온 삶은 그가 예로 든 '강한 칼'을 꼭 닮았다. 삼성가(家) 장손으로 태어났지만 적통을 이어받지 못한 설움,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나온 뒤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삼성과의 악연, 무죄판결이 나긴 했으나 2008년 비자금 의혹과 부하 직원의 청부살인 논란 등 숱한 풍파가 휘몰아쳐도 이 회장은 그때마다 유연하게 대처했고 그의 칼은 부러지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유연한 칼이라 하더라도 자꾸 휘어지다보면 언젠가 부러지기 마련이다. 이 회장이라고 이를 모를 리는 없다. 이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전체가 해외 비자금 조성과 탈세 혐의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면서 다시 한번 이재현의 칼이 시험대에 올랐다. 과거에도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차례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예전과는 비교되지 않는 큰 쓰나미가 지금 이 회장을 덮치고 있다.

이 회장의 아버지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조선시대의 양녕대군으로 자주 비유된다. 양녕대군이 그랬던 것처럼 이맹희 전 회장은 동생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대권을 넘겨주고 일찌감치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야 했다.

삼성가 장손으로 태어났지만…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6월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모 김윤남 원불교 원정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영권이 이건희 회장에게 넘어간 배경에는 1966년 사카린 밀수 사건이 있다. 이맹희 전 회장의 주도로 한국비료가 울산에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밀수를 하다 적발된 이 사건은 이병철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마무리됐다. 이 사건은 이맹희 전 회장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서 배제되는 단초가 됐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광경을 지켜본 이재현 회장은 그 뒤부터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해야 하는 그늘 속에 살아야 했다.

이런 성장 배경 때문일까. 이 회장에게는 '비운의 황태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이 회장은 삼성가의 장손이라는 신분에 걸맞지 않은 삶을 살았다. 경복고를 거쳐 고려대 법학과에 들어간 그는 삼성가 3세들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유학을 다녀오지 않았다.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곳도 삼성이 아니었다. 이 회장은 "누구 덕을 본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다"며 1983년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에 입사했다. 하지만 할아버지 이병철 창업주가 "장손인 재현이에게 왜 남의 집살이를 시키냐"며 호통을 치는 바람에 1985년 당시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제일제당 경리부로 자리를 옮겼다.

제일제당 입사 뒤 이 회장은 7년 넘게 경리부 및 기획관리부에서 근무하다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로 옮겼다. 그가 재무통으로 거듭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기간 중 이병철 전 회장이 별세했고,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삼성 회장직을 승계한다. 1993년 잠시 삼성전자에 몸담은 이재현 회장은 몇달 뒤 다시 제일제당 상무로 복귀했다. 이후 이 회장은 삼성에서 떨어져나온 제일제당의 부사장(1997년)과 부회장(1998년)을 거쳐 2002년 3월 회장에 올랐다.

'장손 상속'에는 실패했지만 이 회장은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회장 취임 직후인 2002년 사명을 제일제당에서 CJ로 바꾸는 등 차츰 그룹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 시작했다. 특히 삼성그룹의 실질적 모태인 제일제당을 식품회사에서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시켰다. 삼성에서 떨어져나온 1996년 1조7천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2년 26조8천억원으로 늘었다.

비록 삼촌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경영권을 이어받았지만 이 회장은 장손으로서의 적통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이 회장은 재계에서 '리틀 병철'로 통한다. 걸음걸이부터 말투까지 할아버지와 닮은꼴이어서 이런 별명을 얻게 됐다. 이 회장도 자신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은 할아버지를 정신적 지주로 의지하고 있다. 서울 남대문로 그룹 사옥에 할아버지의 좌상을 벽면 부조로 조각해넣을 정도로 장손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하고 도전정신이 넘친다는 평가를 한다.

경영철학 면에서도 이 회장은 할아버지를 빼닮았다. 대표적으로 인재 중시 경영을 꼽을 수 있다. 부하 직원들을 허물없이 대하는 것도 할아버지를 닮은 부분이다. CJ가 다른 대기업에 비해 호칭이나 복장이 자유로운 것도 이 회장 특유의 소탈함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할아버지와 달리 이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언론에 나타나는 것을 극도로 꺼리며 그 흔한 인터뷰조차 거의 없다.

이 회장의 굴곡진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삼성과의 계속되는 악연이다. 장자로서의 적통을 의식하는 CJ와 회사를 공식으로 물려받은 삼성이 서로 편한 사이일 수는 없다. 하지만 창업주의 선영 참배를 놓고 벌이는 실랑이는 주위 사람까지 민망하게 만든다.

양쪽의 대립은 제일제당의 계열분리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10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학수 비서실 차장을 제일제당의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임명하면서 양쪽이 날선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 이 회장은 모친에게 제일제당 주식을 증여받아 경영권을 갖고 있었다. 이 회장은 인사에 대해 극렬히 반발했고 결국 이학수씨는 부임 한달 만에 삼성으로 복귀했다. 1995년 3월에는 삼성이 서울 한남동 이건희 회장 집 3층 옥상에 바로 옆집인 이재현 회장 집 정문을 향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둘의 신경전은 2011년 CJ의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CJ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삼성증권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삼성SDS가 뒤늦게 포스코와 함께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해 CJ와 양자 구도를 형성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지난해에는 이 회장에 대한 삼성 직원의 미행 사건이 터졌고, 이맹희 전 회장과 이건희 회장 사이에 상속 소송이 벌어지면서 양쪽의 갈등은 극에 이르렀다.

이재현 회장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지난 5월2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뉴시스
삼성과 별개로 이 회장은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하지만 대부분 존재 여부, 규모, 관리 실태 등이 제대로 확인된 적은 없었다. 2008년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관리하던 CJ 간부가 살인청부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는 과정에서 비자금의 존재가 비로소 드러났다. 그러나 이 회장은 1700억원의 세금을 납부한 뒤 창업주의 상속재산이라는 이유로 비자금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그 이듬해인 2009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의 수상한 거래가 도마 위에 올랐다. CJ그룹이 2008년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을 때 천 회장을 통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었다. 이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관련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소환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당시 별다른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계열 분리 이후 삼성과의 악연

하지만 이번에는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 역외 탈세, 편법 증여 등 다양한 혐의가 하루가 멀다고 터져나오는 상황이라 과거처럼 쉽게 빠져나가기는 어렵다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검찰도 "이번만큼은 예전과 다르다"며 수사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어 사법처리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이 회장은 검찰의 그룹 압수수색 2주 만인 지난 6월3일 임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사과의 뜻을 전하고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번 사태를 계속 방치할 경우 그룹에 최악의 위기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검찰 수사로 이 회장 체제가 위기를 맞으면서 CJ그룹의 내부 권력 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주)를 비롯해 8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CJ 주변 인사들은 "이 회장이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검찰 수사의 진척도에 따라 그룹 내 모든 공식적인 직위를 내려놓고 수사에 협조하는 수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그뿐 아니다. 만약 이 회장이 사법처리를 받을 경우 현재의 등기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김연기 <이코노미 인사이트> 부편집장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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