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비행기안에서 출입국 페이퍼(2장)를 작성하고 통관할 때 노란종이를 되돌려 받았다. 노란종이는 나갈때 필요한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보관을 잘하고서 노바이(하노이)공항문을 나섰다. 생각보다 날씨는 무덥지 않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긴팔옷을 입고 있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햇볕이 따갑기에 피부가 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시내로 나가기 위해서 우선 공항미니버스가격을 물어보았더니 6불이란다. 택시는 10불이라고.. 끌끌끌. 우리도 얘기를 들어보았다는 눈빛으로 2인 4불로 하자고 하니 선뜻 그러자고 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흥정을 해야할지.. 하는 생각을 하며 버스에 올랐다. 바람잡이 젊은 차장이 영어로 물어본다. 어디서 왔냐고 그래서 한국이라고 대답하니 놀란 눈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옆에 지나가는 버스를 가르치며 코리아, 한꾸억을 말한다. 베트남에서 다니는 버스중에 거의 70%~80%가 한국버스다. 신세계, 동방마트, 어디어디 학원버스... 흣흣 괜히 으쓱해진다. 한국 중고버스가 베트남에 들어올 때는 한국어를 지우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한국어가 그대로 남아있는 버스가 가격이 높다나? 후후 짜~슥들
참고로 베트남 친구들은 영어발음이 적당하게 않좋다. 그들의 언어습관인가 보다. 우리나라가 콩글리쉬면 여기는 베글리쉬정도겠지??? 약 20분정도 손님이 버스자리에 차기를 기다리다가 자리가 차니 출발을 한다.
도로로 나오니 모터바이크(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길가로 대형광고판이 줄줄이 나온다. 대우, LG, 삼성등등을 보며 낯설지 않은 반가움으로 다가온다. 길을 달리며 느낀것인데 여기는 경적을 참 많이 울리고 헤드라이트도 많이 켠다. 이유는 모터바이크가 많으니 차량들이 이들을 피해 다녀야하고 차선이 길에 없으니 마주보며 오는 차량끼리의 조심하라는 일종의 이들만의 신호인 것이다. 그리고 많은 관광객들이 도로를 건널때 모토바이를 피해 뛰는데 이것은 절대 금물이다. 이유는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걸어가는 보행자의 속도에 맞춰 방향을 조정하면서 오는데 뛰면 그들의 사정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이니 위험하다.
한 30분가량 가니 큰 대교를 건너 들어가는데 아! 여기부터가 하노이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까지 가냐는 물음에 신카페에 간다고 하였다. 신카페는 베트남에서 여행투어를 알선하는 사무실 같은 것인데, 김카페 또한 유명하다. 아, 김.신이라 하여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크크 경험담.. 지나오며 본것인데 풍차식당이라는 한글간판이 보였다. 참고로 하노이에는 한국식당이 몇개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누구는 한개밖에 없다고 하기도 하고..... 하여간 우리는 최대한 베트남에 적응하며 가자는 생각에 하노이에 머무는 동안은 한국식당에 가보지 않았다.
길거리의 풍경은 뭐라 할까 70년대 말의 한국의 거리라고나 할까. 많은 가게와 수없이 지나가는 모터바이크, 자전거, 시클로들 그사이로 빵빵 거리며 곡예운전을 하는 차량들..... 어떤 번잡함이라기 보다는 생활의 활력으로 느껴진다.
드디어 우리는 신카페 앞에 내렸다. 신카페에 들어가서 방값을 물어보니 12불. 우와! 우린 원래 하루 방값을 약 5-6불정도를 예상하고 왔기 때문에 그냥 나가려고 하니 방을 보여주겠단다. 애절한 눈빛과 함께.. 돈드는것도 아니기에 방을 보니 에어콘에 선풍기에 TV까지 거기다 뜨거운 물까지.. 그래도 우리는 과소비 같아서 다른 곳도 한번 둘러보겠다고 하니 10불로 하자고 한다. 그래도 가려하니 얼마를 원하냐고 하길래 8불이라고 하니 표정이 굳어지며 그러자고 하여 우리는 방을 정하였다. 역시 베느남은 부르는 값의 반값이라더니.. 그래도 우리가 베트남 전지역에서 머물었던 중에 호이안해변 다음으로 비싼 방이었다.
베낭을 내리고 우선 밖으로 나와 환전을 하고 돌아다니기 시작하였다. 환율은 은행에서 1불에 15,200동이었으나, 일반적으로 시중에서는 15,000동이다. 얼마를 돌아다니가 지칠때 쯤 우리는 계속 같은 곳을 돌고 있음을 깨닫았다. 너무 많은 모토바이크, 경적소리, 씨클로의 흥정에 귀가 멍멍하고 머리속에 하얗게 되는 느낌이다. 와이프는 한걸음만 가면 부딪히는 모토바이크와 씨클로기사에게 질릴데로 질린 표정이다. 이러면 안되겠다하는 생각에 우리는 일단 지도를 구입하기로 했다. 그래서 아무 여행사(이들 여행사에는 지도가 없다)나 들어가서 지도가격을 물어보니 35,000동이며 가져오는데 5분정도 걸린단다. 가져온 지도를 30,000동에 사자고 하니 선뜻 그러자고 하여 샀다. 우리는 속으로 오천동 깍았다고 좋아했는데 다음날 지도를 잃어버려 서점에 갔는데 오호 통재라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다. 지도에 구천동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이 일로 배운 것은 지도나 책은 서점에서 구입하라는 것이다. 세배나 넘게 팔은 것은 모르고 지도를 구해서 가져다 주었다는 고마운 생각에 매우 친절하다고 생각하였으니...
여하튼 베트남에 온 것은 우리를 들뜨게 하게 충분했다. 우리는 이런저런얘기를 하며 길거리에 있는 쌀국수(퍼)집으로 들어갔다. 식당(식당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왜냐하면 매우 작고 우리나라 목욕탕 의자같은 것들이 몇개 놓여져 있을뿐이니..)에 들어 가자 마자 쌀국수를 시켰다. 허기가 무척이나 져서 첫술을 떴다. 으윽 이상한 냄새와 맛이 났다. 베트남에서는 향이 나는 풀을 많은 요리에 쓰는데 이것이 주범이었다. 하지만 배가 고팠기에 어거지로 국수만은 다먹었다. 국수가격을 물으니 식당 아주머니가 10,000(2그릇)동 지폐를 보여준다. 베트남에서는 가격을 물으면 돈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호텔식당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식당은 영어를 할수 있는 종업원이 있지만 이렇게 현지인 가게는 거의 대부분이 영어를 못한다. 약간은 불편하지만 그들의 수줍은 미소를 보는 것은 참 좋았다.
저녁을 먹고 이것저것을 구경하면서 걸어들어오는데 책에서만 봤던 아오자이 아가씨들, 롱라(갈대모자)를 쓰고 과일 광주리를 어깨에 매고 가는 아주머니들, 길거리에 줄지어 놓고 팔고 있는 난생 처음 본 과일들... 어둠이 조금씩 내리는 베트남에서 하루를 마무리 지으며 분주히 움직이던 그들의 모습은 아직도 나의 뇌리속에 한장의 사진처럼 남아 있다.
숙소로 돌아가던중 카페가 보여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에스프레소커피를 시켰다. 와이프는 따뜻한 걸로 나는 아이스와 함께..... 카페에 앉아 밖을 보니 내가 아까 저 무리속에 어떻게 서있었나 싶을 정도로 거리는 엄청나게 많은 모토바이크와 씨클로로 붐빈다. 창가에 앉아서 베트남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보니 아! 정말 베트남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의 커피는 컵위에다 커피가루에 뜨거운 물을 내리는 작은 용기가 올려져 나온다. 내려진 커피에 설탕을 타거나 밀크를 타서 마시고 차가운 커피는 얼음을 넣어 마시는 식이다. 에스프레소는 유럽인이 마시는 커피라서 그런지 너무너무 써서 반도 못마셨다...
방에서 돌아간 뒤에 샤워를 하고 생각하니 이렇게 돌아 다닐께 아니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프린트해 가져온 파일철을 꺼내어 하노이 관련파일 보았다. 하노이 숙박정보와 구경할 만한 곳과 투어정보가 있었다. 아! 바보하며 계획은 내일짜기로 하고 어두워진 밤거리로 나왔다. 신카페블럭만 한바퀴반 돌다 베트남사람들이 인도에서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시길래 그 집으로 들어가 맥주를 마셨다. 이름하여 그 유명한 컵비어(한국의 500cc정도의 컵에 맥주를 따르고 여기에 얼음조각을 넣어 나온다. 현지인 식당은 상당수 냉장고가 없다)와 돼지고기를 지진 것 그리고 땅콩을 안주로 먹었다. 식당주인의 아들이 밥을 먹을 거냐고 물어왔다. 사실은 밥집을 못 찾아 맥주와 안주로 배를 채울 요량이었는데 알아서 물어봐주니 너무 고마웠다. 이런데서도 밥을 파나하는 생각으로 밥도 먹고 맥주도 마시었다. 컵비어 3,000동, 돼지안주 10,000동 땅콩 3,000동, 밥 한공기 2,000동정도였다. 좀 더 마시고 싶었지만 갈수록 싱거워지는 컵비어를 뒤로 하고 신카페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