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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은 타고난 마음의 지문이다. 타고난 성격이 바뀌지는 않지만 나이를 먹어 가면서, 새로운 여러 환경에 접하면서 성격의 건강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 융통성이 없는 고지식한 아이에게 늘 정답과 결과만을 요구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더욱더 경직된 아이로 자라겠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을 받아 주며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부모 밑에서라면 누구보다 융통성과 유연성이 많은 아이로 자라날 것이다. 아이들은 좋은 경험의 양만큼 발전한다.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어린 시절 경험했던 어머니의 행동, 아버지의 생활습관이 불쑥불쑥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 절대 배우거나 따라 하고 싶지 않았던 바로 그 성향이 자신 안에서 발견될 때 당황스러운 충격에 휩싸이지만,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더 발목을 잡는다. 이미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아주 오래전부터 ‘성격'이라는 이름으로 근육과 세포 속에 굳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단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해 늘 완벽주의와 자기 비판에 시달리는 ‘남성'은 또 다시 자기 아들의 작은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차갑게 비난하는 아버지의 역할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 제 때에 살가운 어머니의 정을 경험하지 못한 여자아이는 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경쟁하고 투쟁하는 일로 자신의 일생을 소비할지 모른다. 심리학적 용어로 ‘부성콤플렉스ㆍ모성콤플렉스' 등으로 표현되는 이 같은 현상은 바로 부모의 성격에서 비롯된 양육태도의 영향이다. 당신의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미래의 자녀 성격에 결정인자로 작용한다면, 지금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닮고 싶지 않았던 부모의 안 좋은 모습을 자신에게서 발견할 때가 있다.
생후 15개월부터 수백 권의 책을 읽은 아이가 친구들과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만 기계적으로 늘어놓아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드는 신종 ‘아스퍼거' 류의 아이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 '아스퍼거'란 지능과 언어 발달 등은 정상이지만 행동양상은 자폐와 유사하여 의사소통에 상당한 어려움을 갖는 장애를 말한다. 이외에도 기질적으로 아무 문제도 없지만 ‘싫어', ‘안 해'와 같은 말만 반복하면서 고집과 떼만 일삼는, 크지 않고 발달이 멈춰 버린 어린아이들도 많이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병원놀이를 보면서 놀 줄은 모르고 뚜껑에 있는 그림대로 장난감이 다 있는지 확인하고 정리만 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게 본다. 이런 아이들은 불안과 긴장 때문에 집단생활은 물론이거니와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 아이들에게 ‘00장애'라고 진단하거나 ‘사회적이지 못하고 내향적인 아이', ‘부정적인 아이', ‘완벽주의 아이'라는 성격의 이름을 붙여 주기 전에, 누가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정서적 감정표현은 없이 지식과 설명만으로 아이를 키우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아이의 욕구는 아랑곳없이 훈육만 일삼으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지나친 깔끔함으로 아이를 숨막히게 하지는 않았는지 부모의 양육태도를 엄밀하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아이를 진단하기 전에,
1. 부모의 성격으로 아이를 제한한다. 부모는 자기 틀(판단과 생각)로 아이를 본다. 관심과 인정 욕구가 높은 감정유형의 10살짜리 딸아이가 무뚝뚝한 성격의 엄마에게 매일 밤 “엄마, 나 사랑해?” 라고 묻는다면 엄마는 "몇 번을 물어 보냐?"고 면박을 주며 마음속으로는 초등학교 3학년이나 된 아이가 아기 짓만 한다고 한숨지을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공부하기 싫을 때마다 이런 식으로 피한다고 아이를 매도(?)할지도 모른다.
부모가 자신의 성격을 기준으로 아이를 제한하면 안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의 최고 강점인 인간관계에 대한 민감성과 세심함을 부정당한 채, 위축되고 소심한 아이가 될지도 모른다. 아이를 판단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하라. 현재 아이에 대한 생각이 단지 내 생각과 기준이기만 한 것은 아닌지. 2. 아이의 성격을 고치려 한다 매일 자기 화를 참지 못해 친구와 싸우는 아이를 보면서 부모는 ‘화내는 것'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내성적'인 아이는 ‘외향적'으로, ‘조심스러운' 아이는 ‘활달하게', ‘덤벙거리는' 아이는 ‘신중하게' 키우는 것이 부모의 목표일지 모른다. 그러나 성격은 고쳐지는 것이 아니고, 고치기도 어렵다. 부모가 아이의 성격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면 아이의 현재 모습을 부정하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 모습을 바라보고 이해하여 좀더 건강하게 가꾸는 힘과 의지를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화를 잘 내는 아이에게 다혈질이고 성급한 성격이라고 이름 붙이고 비난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언제 어떤 시점에서 자주 화를 내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은 성미가 급해서가 아니라 남들보다 원하는 기준이 정확하고 많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 준다. 그래서 남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짜증을 내는 것보다는 심호흡을 하며 자기 감정을 조절하고, 자기가 가진 원칙과 상대방이 가진 원칙을 비교하며 이해하고 협상하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 주는 것이 현명한 부모가 할 일이다. 3. 순응적인 아이가 건강한 아이라 착각한다 말 잘 듣는 아이, 조숙한 아이는 어릴 때부터 어른들에게 인정받고 부모에게 칭찬받는다. 그러나 이것으로 아이가 건강하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무엇 때문에 자기 욕구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그저 알려 준 대로만 행동하는 것일까? 왜 자기 연령에 맞는 자유로움을 포기하면서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일까? 아이들이 이런 생존전략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은 모두 부모와의 애착관계에서 발생한다. 말을 잘 듣고 순종적인 아이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인정받거나 보호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자신은 무능력하기에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율적인 주체로 자신을 생각하기 힘들어진다. 부모의 과잉보호를 많이 받은 아이들에게 이런 일들이 많이 생긴다. 반대로 조숙한 아이는 힘든 세상에 자신을 보호하거나 의존할 곳이 없기 때문에 자기 것이 아닌 어른 인격을 빌려서라도 살아 나간다.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기대하면서 지나치게 독립적이고 모범적인 것을 강조하며 적절하게 의존하지 못하게 하는 부모의 태도 때문에 생기는 양상이다. 이런 아이들은 어렸을 때는 상당히 순응적인 사람으로 자랄 수 있지만 자기 목표, 자기 의지, 자기 색깔과 모양,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기가 너무 어렵다. 쉽게 말해 정체성 상실을 경험하면서 성장할수록 공허감과 무력감, 세상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진정 건강한 아이는 순응적인 아이가 아니라 적응적인 아이이다. 언제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그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서 상대에게 도움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안정적으로 자기 성격을 발달시켜 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1. 무조건적ㆍ긍정적 관심을 받는 아이가 자신과 타인을 신뢰하는 사람이 된다 조건부적인 관심은 아이를 눈치 보게 하며 자기능력을 제한하게 만든다. 누구와도 잘 지내는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다면 아이의 모습 그대로를 온전히 무조건적으로 수용해 주어라. 그래야 아이는 과도한 경계심을 가지지 않아도 세상은 믿을 만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Coaching tip. 가능한 한 아이가 한 모든 노력과 시도는 모두 칭찬하고 인정하라. 2. 자기 욕구를 충분히 표현해 본 아이가 환경에 개방적이고 적응력 높은 사람이 된다 3~4살짜리가 슈퍼에 가서 물건을 갖고 싶다고 떼를 쓰는 일이 반드시 문제행동일까? 아이들은 자라면서 떼와 반항, 거부와 거절 등 자기를 시험해 보는 과정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많은 시험과 시도 없이 자신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자기의 욕구와 감정ㆍ의도를 표현해 본 아이만이 자기 고유의 목표의식과 의지력을 갖게 된다. Coaching tip. 많이 놀아 주어라. 놀이는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게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3. 자기 성격의 강점을 아는 아이가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된다 모든 성격에는 강점ㆍ잠재력ㆍ창의성이 있다. 부모의 시각을 객관적으로 바꾸면 겁이 많은 아이가 신중하게 보이고, 고집 센 아이가 자기 의견이 분명한 아이로 보이며, 산만하고 대충대충이었던 아이가 호기심 많은 아이로 보일 것이다. 아이는 이렇게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강점까지도 인정받을 때 어떤 상황에도 자신감 있는 자세로 임할 수 있다. Coaching tip. 부정적인 언어를 긍정적인 언어로 바꾸어라. 아이의 표정이 바뀐다.
아이의 성격이 '왼쪽' 단어들에 가깝다면, 바꿔 말해 '오른쪽'의 장점들을 갖고 있다는 얘기일 수 있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게 하자. 듣는 아이와 말하는 부모 모두에게 긍정적인 힘을 불러일으킨다. ○ 천방지축인------ 호기심과 에너지가 많은
이정화 / 한국아동심리코치센터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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