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시낭송회 제 115 회차 낭송회는 스물 두
분의 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에 詩香이 물씬 풍기는 낭송의 밤을 가졌습니다. 참가한 분들의 프로필과 낭송 작품을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우경-
▲ 윤제철 시인의 사회로 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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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 대영박물관 미라의 초상화
朴 水 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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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박수진 시인 * 눈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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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텔담의 나막신
조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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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조남두 시인 * 암스텔담의 나막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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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서 세월이 지나서
김건일
바람이 불어서 세월이 지나서 그런지
희고
붉고
맑고
찬란한 꽃들이 보이지 않는다
맑고 찬란하던 꽃들 대신에
푸르고 억센 잎새들만
왕성하게 세상을 덮는다
이리 저리 둘러 보아도
푸르고 왕성한 잎새들 뿐
맑고 찬란한 꽃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 잎새들 마저 없다면
세상은 더욱 더 황폐해 지겠지
푸른 잎새들과 사귀며
세월을 보내고 또 봄을 맞으면
맑고 찬란한 꽃들이 또 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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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 김건일 시인 * 바람이 불어서 세월이 지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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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노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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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노선관 시인 * 어느 날 문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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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씨를 뿌리며 숨바꼭질하는 西歸浦 바람
李 建 善
물때 만난
바람
밀물보다 앞서
달려오는 그리움
사랑의 파도타기로
영혼을 씻는
密敎의 깃발
갈대꽃으로 핀다
바람의 연주솜씨에
알몸으로 떠는
제주도의 性感帶
西歸浦
악기가 된 바다
달빛만 닿아도
오르가슴에 떤다
돌고 돌아
되돌아오는
西歸浦 그리움
황홀한 그리움의 씨 뿌리며
숨바꼭질하는
西歸浦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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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이건선 시인 * 그리움의 씨를 뿌리며 숨바꼭질하는 西歸浦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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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도 詩를 앓는다
金 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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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金 逸 시인 * 꿈에도 詩를 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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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밤에
이오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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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 이오례 시인 * 어느 여름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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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사람은
나명옥
나같이 바보 같은 사람은
친구도 없다
나같이 까다로운 사람은 연인도 없다
나같이 상처 많은 사람은
사람도 없다
친구가 그리워도
멀어질 것이 먼저 아파 가까이 와도 돌아서는
사랑이 그리워도
이별할 것어 먼저 슬퍼 다가와도 물러서는
사람이 그리워도
배신할 것어 먼저 쓰려 문을 닫아버리는
나 같은 사람은
비만 내려도 숨어 울고
나 같은 사람은
눈만 내려도 나가 웃는
나 같은 사람은
바람만 불어도
움켜잡고 저항하는
세상천지에 혼자 있으면서도 사람 속에 있고
사람 속에 있으면서도 늘 혼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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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나명옥 시인 * 나 같은 사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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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吟詠(李太白 詩 민재기 吟詠)
抽刀斷水水更流(추도단수수갱류)
擧杯鎖愁愁更積(거배쇄수수갱적)
칼을 뽑아 물을 베었건만
물은 다시 흐르고,
잔을 들어 시름을 지우려 했건만
근심은 다시 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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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 민재기 교수(영문학) * 한시 음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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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었다 펴는 우산과도 같이
최 홍 규
접었다 펴는 우산과도 같이
비 아니 올 때엔
처음의 약속처럼 지키고 볼 일이다
일기예보관의 거짓과도 같이
솔직함도 때론 죄인이 된다
거짓 증언하는 사람들 때문에
양심은 아예 걸래가 되었지
아주 눈물겨워야 할 사랑도
이젠 식어서 고독이 된다나
이기고 승리하는 것만이 능사라고
그 옛날에 그려 본 그리움은
헌신짝 되어버린 여행길
그러기에 초대를 몰라야 할 사람들
제 삼자의 경험을 한다고
약속과 거짓을 혼동하는 세상
그래 그게 사람 사는 일이야
접었다 펴는 양산과도 같이
햇살 아니 올 때엔
처음의 약속처럼 지키고 볼 일이다
우산이나 양산과도 같이
내 하는 일과마다 약속하는 일이다
시종의 삶이지만 진실 하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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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최홍규 시인 * 접었다 펴는 우산과도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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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정리 해 보기 (9)
곽새로민
어설픈 흉내가 아닌
진솔한 삶의 경험은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다기에
넘어지면 일어나고
뼈가 부서지면서도
가꾸어 놓은 나만의 행로
오늘
아니 지금 일초를 사랑하며
숨을 쉬렵니다
그리웠던 곳에서
보고 싶은 사람을 마주 보면
아직/ 아직도 마음 아릿한데
좋아한다고쪽지 전해주던 까까머리 소년의
떨리던 그손끝
어디쯤에서
삶의 가치관을 무엇에 두고 살았을까?
아슬한 바위 틈새에서도 이끼를 붙들고
한송이 꽃을 피우는
저 전설같은 삶의 비밀이 있기에
아직도 살아 있어야 할 이유가 되나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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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곽새로민 시인 * 삶을 정리 해 보기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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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 뛰어내려라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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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마경덕 시인 * 꽃아, 뛰어내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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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푸른 날
최영희
이른 아침
창문을 열어 놓았어
베란다엔
오늘따라 많은 생각들이 다녀간다
음력 오월 단오
이맘때면
할아버지 기우제 올리시던 심정이
논바닥에 못자리처럼 간절했다지
가난이 목에 걸려
뱉어지지도 않던
시절도 있었어
하늘 때문만은 아니었어
오늘은
저번 날 지나온 허름한 골목
중고 책 서점에 쌓인 책들처럼
빛바랜 기억들이
내 창 밑
베란다를 들고 나는지
방금 다녀간
고향에서 듣던
참새소리 때문만은
아닐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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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최영희 시인 * 햇살 푸른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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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윤 제 철
한 번 정한 길로
남들은 쉽게 행복을 찾아 가는데
내가 찾는 길은 나오지 않고
어디에 숨어 있단 말인가?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아닌 것 같아 몇 번이나 길을 바꾸고
같이 지내보아도 행복이 아닌 것 같아
또 다른 곳을 찾아 나서지만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먼 산만 바라본다.
여름 뜨거운 땡볕을 가르며 달리는 열차는
행복은 찾아가는 게 아니라
어디에서 든 마음먹기에 따라
만들어졌다가도 부서지고
부서졌다가도 만들어 지는 거라고 핀잔을 주고
먼 곳 벌판을 향하여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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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윤제철 시인 *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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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그늘
정종배
흥성흥성 화려해
비릿한 아카시아 숲 그늘
애틋하게 후끈한
황토빛 소나무 그늘 숲
이 세상 그늘이 없다면
얼마나 쓸쓸할까
메마른 내 그늘 밑 무엇이
찾아들어 깃들었는가
보송보송 시원한 그늘을
넓히려 저마다
한여름 식은땀 흘리는
소리만 커다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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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정종배 시인 * 숲 그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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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노래(릴께 시)
김재홍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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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김재홍 박사(의학) * 사랑의 노래(릴께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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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의 정으로 -자식들에게-
이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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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이정님 시인 * 연민의 정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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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의 일생
포공영 시 김명섭 낭송
깊은 산 속
소나무가
강기슭에서 낚시 하고 있다.
나래를 접고
바위처럼
묵묵히 물 속을 바라보는 눈빛,
맑은 물에 주름을 비춰보며
왜 이렇게 앉아
흔들리고 있는지
흘러가는 강 물결
발자국 하나하나 헤이고 있다.
다섯 자 반 무게로
마음 깎고 뼈를 깎아
이십 여 년 지난 오늘까지
쪼개고 쪼개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무심한 세월만을 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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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김명섭 시인 * 강태공의 일생(포공영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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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찾기
윤연모
거실에 불을 끄고
동그마니 앉아 있으면
달님이 침묵 속에 떠오르다
1402동 15층에 뜬 형광등 달
혼자 나처럼 떠있음은
시력 탓이다
베란다에 나가도 보이지 않는 달
아득한 그리움을 꺼내다
오늘밤 늦도록 달을 기다려 볼까
달은 어디에서
나를 찾고 있을까
가을은 깊어 나뭇잎 다소곳한데
오늘밤에도 마들 역 꽁지머리 총각은
떡볶이와 순대를 팔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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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윤연모 시인 * 달 찾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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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소리
이화국
까치가 짖는 날은
마음의 가닥이 잡혀
기억 밖으로 나간 이
기억 안으로 들어서고
별 볼 일 없다 내버린 세상
다시 한 번 당겨보고
팽개친 걸레를 주워
집안을 닦지
까치가 짖는 날은
이 세상에 안 계신 내 부모님
또 그 위 그 위 조상님들
우리도 한 세상 애타게 힘겹게
살았노라 목소리가 실려 있어
내 작은 슬픔은 저만큼 뒤로 밀려나고
그 자리에 정갈한
기도 한 구절로 채우면서
까치가 짖는 날은
그만 살라 이르는 이 없어도
아직 조금은 더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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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이화국 시인 * 까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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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사람
朴 性 淳
봄 동산에
피고 지는 꽃은
왕래를 분별치 않는다
너와 나의 봄을 노래하던
그 때 그 사람은 어디로 갔나
묵묵히 푸른 들 논밭을 갈던
그 때 그 소는 어디로 갔나
쇠고기 값이 폭등한다고
못 쓸 사람 제 인줄도 모르고
법석을 떨고 있다
그 사람
그 옛날 그 옛날
나무로 푸르게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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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박성순 시인 * 그 때 그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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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꾼 김민경님의 청산별곡으로 대미를 장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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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경선생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훌륭하신 시인님들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감사합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우경 선생님 감사 합니다
우경 선생님 수고 많아요 앞으로 저두 하구 싶어요 낭송을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