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르고 있는 배용준의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감독 이재용, 제작 ㈜영화사 봄)가 23일 오후 2시 서울극장에서 첫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감독 이재용과 배우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이소윤 등이 참석했다. 특히 시사회장에는 최근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지에 방영된 <호텔리어> <겨울연가>의 인기로 배용준를 취재하기 위한 많은 일본과 대만 취재단이 참석해 배용준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정사> <순애보> 이후 세 번째 작품인 이재용 감독은 "열심히 만들었는데 부족한 있다면 내 탓인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영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밝히고 "직접 만들고 출연한 배우들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덧붙였다. 그리고 영화에 대해 감독은 "원작을 감명 있게 읽었고 최대한 원작에 충실하려고 했다. 기본적인 틀은 원작에서 따왔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설정한 것은 은밀하고 억압된 성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말했다.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 감독은 "이미숙은 첫 번째 영화 <정사>에서 같이 한 바 있었고 굳이 따로 생각하지 않았고 전도연은 <약속> 포스터를 보고 단아한 느낌을 받아 캐스팅 했다. 그리고 조원 역에 배용준이 어울릴까 가장 많은 고민을 했는데 상상 이상이었다. 아마도 조선시대에 배용준이 살았다면 상투를 틀고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의 부드럽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깨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조선 최고의 바람둥이, 조원 역으로 첫 스크린 데뷔한 배용준은 "신인배우 배용준입니다"며 인사한 뒤 "첫 영화라 부족한 면만 보이고 아쉬움 투성인데 첫 작품을 통해 많이 배웠다"며 말하고 "꼭 해보고 싶은 캐릭터였고 좋아하는 감독과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과 첫 영화를 하게돼 행운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배용준은 "내 안에 있던 또다른 모습을 찾아낸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앞으로도 영화와 방송 가리지 않고 새로운 역할에 있다면 도전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요부, 조씨부인 역을 맡은 이미숙은 "감독을 비롯해 모든 스텝이 질적으로 나은 한국영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려고 노력하고 점이 역력한 영화"라며 소감을 밝히고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여자 연기자라면 조씨부인 역할에 매력을 느끼고 한번쯤 해보고 싶은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캐릭터에 표현하는데 있어 약간 아쉬움은 있지만 만족한다"며 말했다. 정절녀, 숙부인 역으로 배용준과 파격적인 베드씬을 선보인 전도연은 "코믹한 영화가 아닌데 상영 도중 많이 웃으셔서 내가 알고 있는 <스캔들>이 아닌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며 "사랑에 대한 무모한 숙부인이 나와 닮아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역할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요부 조씨부인(이미숙 분)과 바람둥이 선비 조원(배용준 분)이 정절을 지키고 있는 숙부인(전도연 분)을 놓고 벌이는 사랑게임을 그리고 있다. 18세기말 프랑스의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가 원작. 로제 바딤의 <위험한 관계>(1959), 스티븐 프리어즈의 <위험한 관계>(1988), 밀로스 포먼의 <발몽>(1989), 로저 컴블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8)에 이어 5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원작을 영화화하는 셈. 사랑의 집착과 욕망으로 인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뻔한 이야기가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로 옮겨놓아 독특한 내용으로 다가온다. 에로틱한 요소와 코믹한 요소를 적절히 배치한 감독의 연출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20억원을 들여 만든 조선시대의 가옥과 의상 등 화려한 미장센이 눈에 띄며 주연 배우들의 리얼하고 다양한 표정연기가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배용준과 전도연의 파격적인 베드신도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반면 후반부로 갈수록 신파 멜로에서 벗어나지 못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이 흠이다.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등 세 빅스타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과 <정사>의 이재용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로 흥행이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 또 하나의 장면이 있으니 미리 자리를 띄지 말 것.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순제작비 50억원으로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고 10월 2일 개봉한다. 18세 관람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