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 화
유희관 vs. 브랜든 나이트
선발 투수 둘 다 제구가 썩 좋지는 않았다.
유희관은 무려 10안타를 맞았으나 박병호, 강정호 등 중심타선을 잘 막으며 5.2이닝 2점만 내준 상태에서 내려갔고
나이트는 비자책이었지만 실책으로 3실점을 하고, 투구수가 많아 4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두산이 행운의 실책에 힘 입어 신승을 하나 싶었으나...
넥센에서 5회에 올린 조상우 카드가 통했다. 150이 넘는 강속구를 연발하며 2이닝을 잘 막았고
그 사이 두산은 홍상삼의 가장 안 좋은 패턴, 볼넷-폭투-사구-장타가 이어지면서 일거에 역전을 당한다.
홍상삼을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이 경기 후 두산 감독은 홍상삼을 필승조에서 제외시키는 조치를 내리게 된다.
강력한 구위에도 불구하고 제구 등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를 자주 보여준다.
이날 경기로 두산은 평균자책점 9.00 투수력 최하위의 팀이 되고
믿었던 타격도 기대이하다. 김현수, 김재호가 무안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민병헌, 오재원도 테이블 세터라는 보직이 부담스러운 듯 하다.
오재일, 김재환, 최주환 이런 선수들을 좀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러나 역시 더 문제인 것은 유희관의 승리를 날려버린 불펜이다.
정재훈, 이용찬으로 가면 그나마 안정감이 있으나 문제는 6-7회를 어떻게 버티는지가 숙제가 될 것이고
선발이 7회까지 먹어주지 않는다면 당분간 이런 고민이 지속될 듯 하여 불안하다.
4. 2. 수
크리스 볼스테드 vs. 오재영
비교적 편안한 경기가 되었다.
메이져리그 10승 투수 볼스테드의 싱커는 역시 명불허전이다.
내야 수비가 좋은 두산과 시너지를 이룰 것으로 보고
빠른 템포의 인터벌도 마음에 든다. 올해 볼스테드는 최소 12승 이상을 할 것을 장담한다.
잠실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메이져리그 4년간 풀타임 선발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 싶다.
허리가 아프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니퍼트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도 있지 않나 싶다.
다만 목동을 얕봤는지 7회에도 계속 던지다가 홈런을 두방 맞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오재영은 초반부터 공이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 부진에 이어 아직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듯 하다.
타선도 모처럼 화끈하게 터졌다.
김현수가 첫 안타를 쳤고, 김재호만 아직 소식이 없다.
칸투, 양의지, 민병헌이 홈런을 쐈고, 특히 칸투와 양의지는 2호포. 둘 다 올해 20 홈런은 무난할 듯 다.
칸투와 양의지가 홈런을 친 날, 외국인 용병이 선발등판 한날 100% 승리로 이어지는 기분좋은 징크스가 생겼으면 한다.
4. 3. 목
이재우 vs. 문성현
5선발이자 5이닝 선발끼리의 대결이다.
공의 위력면에서는 문성현이 나아 보였지만, 역시 제구나 경기운영 면에서는 이재우가 한수 위다.
이재우는 정말 존경할 만한 선수이다.
프로 지명을 못받아 기록원으로 들어왔다가 정식 투수가 되었고
팔꿈치 인대가 두번이나 끊어졌지만, 기나긴 2년의 재활을 이겨냈다.
솔직히 나같으면 술이나 퍼마시고 은퇴해서 사회부적응자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무튼 이재우가 초반 실점 했지만 역시 5이닝은 확실하다.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고 4-2로 앞선 상태에서 내려간다.
문제는 그 뒤에 나오는 불펜. 화요일의 악몽이 만복된다.
홍상삼 대타로 필승조로 들어간 윤명준이 홍상삼에게서 전염이 된 듯 하다.
전혀 그답지 않은 투구로 볼넷을 연발하며 동점을 허용한다.
동점 이후에는 넥센의 분위기
오현택, 홍상삼의 현재 구위로는 넥센을 막지 못한다.
3연전 시리즈 모두 선발투수가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지만, 그 중 2경기를 불펜이 날려먹었다.
상대가 넥센이지만, 장소가 목동이지만, 그래도 치명적이고 사기에 문제가 된다.
타자들 좀 더 집중력을 가지고, 선발은 좀 더 길게 던져 주고, 홍상삼 정신 좀 차리자.
오승환이 떠난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단연 홍상삼이라고 본다.
그의 투구는 상대팀에게 치명적이지만, 가끔은 두산에게 치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