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잣나무로 너를 위하여 방주를 짓되 그 안에 간들을 막고 역청으로 그 안팎을 칠하라' (창 6:14)
앞선 13절에 사람들을 땅과 함께 멸하겠다고 하신 하나님은 곧바로 노아가족을 구원할 도구에 대하여 말씀하신다. 바로 방주이다. 재료는 잣나무이며 내부구조는 농구장처럼 텅 빈 공간이 아니라 간(rooms)들로 막는 여러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방주였다. 그런데 여기서 간혹 질문을 받는 부분이 하나님께서 방주의 안쪽과 바깥쪽을 칠하라고 한 재료, 바로 '역청(pitch)'에 관한 것이다.
역청은 홍수 동안에 방주에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방수처리를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질문자들의 의도는 역청은 석유나 석탄에서 추출되는데, 만약에 노아홍수 동안에 석탄과 석유가 형성되었다면 홍수 이전인 노아 때는 방주를 칠할 만큼의 역청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오늘날 역청은 석탄 타르(tar)가 열을 받고 증류된 뒤 남은 검은색의 아교 같은 물질인 아스팔트나 암갈색의 물질로 생각한다. 이들은 열이 가해진 석탄으로부터 대규모로 생산된다. 그러나 석탄 타르가 역청을 위한 유일한 근원물질이 아니다. 지질학 사전을 참고하더라도 거기에는 역청은 '증류되고 열을 받은 나무에서 추출될 수 있다'고 요약되어있다. 실제로 원유나 석탄이 실 생활에 사용되기 이전에 사람들은 어떻게 역청이 만드는 지 이미 알고 있었다.
1천년 전에 유럽에서 역청을 만드는 산업이 부흥한 적이 있는데 커다란 선박을 건설하는 산업이 번창할 때였다. 역청을 만드는 것은 숙련이 필요했는데 유럽사람 이름의 성을 보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직업에 속했었다는 내용을 알 수 있다. 폴란드에서 역청이나 타르란 내용을 뜻하는 단어는 스몰라(smolar)이다. 그런데 폴란드의 전화번호부를 펼쳐보면 Smola, Smolander, Smolen, Smolenski, Smolarz 등과 같은 내용을 쉽게 볼 수 있으며, 그 의미가 바로 '역청을 만드는 사람'이다.
독일도 마찬가지로 역청이란 단어가 ‘teer’인데 Teer와 Teerman 등의 이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영국에도 Pitcher, Tarrier 또는 Tarmen 등 역청을 의미하는 이름들이 있다. 이들 모두는 역청을 대량으로 만들어 팔았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전 유럽을 통하여 아주 일반적 이름이다.
그러면 석유와 석탄산업이 번창되기 전에 사람들은 어떻게 역청을 만들었는가? 먼저 당시에 울창했던 소나무에서 송진을 추출한다. 그 다음 나무줄기를 끌로 파서 빼쭉한 가시모양을 만들어 송진이 그 홈으로 내려오게 하여 나무 밑에 항아리에 모은다. 송진이 더 이상 흐르지 않으면 그 나무들을 베어 흙이나 재로 덮어 공기를 차단한 채로 천천히 태워져서 가볍고 검은 순수한 탄소의 형태인 숯(charcoal)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이미 얻어진 송진에 분말의 숯을 추가하면 커다란 선박의 방수처리를 위한 역청이 만드는 것이다. 이 숯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성질의 역청을 생산할 수 있다.
노아가 이와 똑 같은 방법으로 역청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위의 내용은 홍수의 대격변 동안에 만들어진 석탄과 석유 없이 역청을 만들 수 있다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역청(pitch)은 히브리어로 kopher인데 '덮는다'란 뜻을 갖고 있다. 또한 그 의미는 '속죄(atonement)'로 사용되기도 한다.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하게(atonement)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atonement)'(레 17:11). 속죄 양이신 예수님의 피로 생명을 얻음 같이, 방주를 덮었던 역청이 심판의 홍수가 들어오지 못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