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의 마터호른 거류山
-경남 고성군 거류면 거류山 山行기-
아침 안개가 짙다.
대게 이런 안개가 걷히고 나면 날씨는 맑고 기온이 따뜻하기 마련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축 년을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바쁘지도 않는 시간은
저 혼자 뭐가 급한지 헐레벌떡 뛰어와서 벌써 11월도 3일밖에 남지 않았다.
3일만 지나면 달력 한 장 떼어내야 하는데 12월 한 장이 달랑 남을 뿐이다.
거리에 가로수들은 볏 집 미니스커트를 입고 제법 폼을 내고 있지만
나뭇가지는 잎을 털어내며 이웃집 아저씨의 숱 없는 머리처럼 하늘이 훤히 보이는
몰골로 서있다.
여유가 사라져버린 도심의 삭막한 거리는 사람들의 총총걸음으로 더욱 할 일이 없다.
이런 계절에 보이는 풍경은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쓸쓸 맞고 황량하기만하다.
그러나 철새도래지인 금강 하구나 순천만연안습지에서는
큰고니, 흑고니,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재두루미,
저어새, 독수리, 흰꼬리수리, 항라머리검독수리 무리가 월동을 위해 찾아들었고
지구상의 90% 가창오리가 시베리아벌판에서 날아왔다고 한다.
특히 금강하구의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 떼.
우리나라 전체조류의 절반이상이 모여든다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순천만습지,
반갑다! 겨울철새들이여,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이나 벌판에서는 겨울손님들이 찾아와 역동적 삶을 시작했으니
낮엔 놀다가 해질 무렵 일제히 날아올라 김제 만경들판의 낱알을 먹으러간다.
끼룩끼룩 왁자지껄 빈들을 떠메고 노을 너머로 날아가는 풍경은 초겨울의 진수다.
이때쯤은 산악회의 산행地도 따뜻한 남쪽지역으로 선정되고 추진되는 추세다.
1억 년 전 백악기대륙이었던 공룡나라 고성은,
산과 바다 들녘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기후가 온화한 고장으로 오광대, 농요 등
빛나는 문화유산과 오랜 전통을 이어오는 유서 깊은 역사의고장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천혜의 자연경관이 극치를 이루고 있다.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로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2006년과 2009년에는 “경남고성 공룡세계엑스포”를 개최했었다.
광주역을 출발한 산행버스는 남해고속국도를 달리며 주암, 사천휴게소에서 쉰 뒤,
통영-대전간고속국도인 고성휴게소에서에서 한 번 더 쉬었다.
東고성IC를 빠져나온 산행버스는 일반국도를 이용 당동삼거리를 지나 거류면사무소
앞에서 산행組를 하차시키고 하산지점인 “엄 홍길 전시관”으로 떠났다.
오늘은 경남 고성군 거류면에 있는 거류山(571m)을 산행하는 날이다.
거류山(巨流山)은
옛날에 어떤 할머니가 저녁밥을 짓다가 밖에 나와 보니 山이 하나 걸어가고 있어서
“게 섯거라.”하고 소리치자 지금의 자리에 멈췄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당동만, 당항포만으로 둘러싸여 있고 일명 “한국의 마터호른”으로 불리는데 이는
山모양이 유럽알프스의 마터호른(4477m)산을 닮았기 때문이란다.
오늘산행에는 금광의 주축멤버인 양동매씨들이 김장철이라고 상당수가 불참을 했다.
원로운영진도 몇 분이 불참을 했고,
열성적인 이상섭회원일행도 2주째 모두 불참을 했는데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요즘 감기가 극성을 부린다고 하는데 건강상의 문제가 아닐까 염려가 된다.
그래도 최 남옥회원이 부부동반으로 참석을 해줬고 순천친구까지 동참을 해주었으며,
나주 문사장님도 먼 길을 찾아 산행에 동참을 해줘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산행코스는 거류면사무소에서출발,
당동소류지-거북바위-거류山정상- 거류산성-당동고개-엄 홍길 기념관으로 내려오는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거리다.
산은 높지 않아도 평지에서 정상까지의 거리가 멀어 산행시간이 많이 걸렸다.
기암과 청송, 진달래, 山城 등 야산이 갖출 수 있는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정상 가까이에 약수터가 있었고,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었는데 고성군 산림계직원이 주간근무를 하고 있었다.
조망이 일품으로 다도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였다.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왜선 57척을 침몰시키고 승전고를 울린
당항포대첩의 현장도 한눈에 들어왔다.
건너편 들녘에는 구절산이보이고 철마山, 매암山도 보였다.
정상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총무일행이 출발지에서 길을 잘못 들어 뒤떨어지는 바람에
식사 후에 늦게 도착을 했다.
기암과 괴석이 있는 산은 樹木과 절묘한 인연을 만들어 천상의 작품을 연출하고 있었다.
자연바위분에서 자라고 있는 300년이 넘었다는 古木 진달래나무,
흙 한줌 없는 거대바위벽 갈라진 틈에서 자라고 있는 청솔나무는 바위가 못 견뎌
틈이 벌어지는지 나무가 고달픈 삶을 의지해서 사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전망대에서 조금 내려오니 왜적의 침입을 막았던 거류산성(경남문화재자료 90)터가
정상 아래서부터 당동고갯길까지 이어지며 흩어져 있었다.
고성평야의 동쪽에 있는 거류山의 정상부에서 서쪽 경사면을 성내로 하여 축조된
포곡성이었다.
성벽은 600m 정도 남아 있어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었는데 규모는 둘레 1.4㎞,
높이 3m, 폭 4m 정도라고 했다.
성벽은 주로 자연암반으로 된 절벽을 이용하고 그 사이를 산돌을 협축수법으로 쌓아
보강한 형태였다.
성안을 서쪽으로 하였는데, 이것은 동쪽과 남쪽의 바다를 경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대부분 남쪽에 출입구를 두었고 성안에는 우물을 설치하였다한다.
소가야가 신라의 침략을 막기 위하여 쌓은 성이라고 하나 왜구를 막기 위한 용도로도
쓰인 듯하다.
산행버스는 엄 홍길 전시장 주차장에 대기 중이었고. 성급한 양동매씨들은 벌써부터
하산酒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엄 홍길 전시관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119-22번지에 있는 세계적산악인 엄 홍길의 전시관이다.
엄 홍길이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성공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예전의 호원동사무소
자리에 2007년 10월 15일에 전시관을 열었다.
그의 고향 고성에도 같은 기념관이있다. (우리가 오늘 방문한 곳)
엄 홍길은 세계의 고봉인 히말라야 14좌를 세계에서 8번째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이다.
히말라야 16좌를 세계 최초로 완등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시관 안에는 엄 홍길이 히말라야 등정에 사용했던 각종 등산장비와 그에 관해 다룬
잡지나 그에 관련된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엄 홍길은 1960년 경남 고성군에서 태어났고 세 살 때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으로
이사하면서 도봉산을 놀이터로 삼아 자랐다고 한다.
엄 홍길의 히말라야 16좌 등반기
등반시기 봉우리 높이 위치
1988 가을 에베레스트 8848m 네팔
1993 가을 초오유 8201m 중국 티베트
1993 가을 시샤팡마 8027m 중국 티베트
1995 봄 마칼루 8463m 네팔
1995 여름 브로드피크 8047m 파키스탄-한국 초등정
1995 가을 로체 8516m 네팔
1996 봄 다울라기리 8167m 네팔
1996 가을 마나슬루 8156m 네팔
1997 여름 가셔브룸I 8068m 파키스탄
1997 여름 가셔브룸Ⅱ 8035m 파키스탄
1999 봄 안나푸르나Ⅰ 8091m 네팔
1999 여름 낭가파르바트 8126m 파키스탄
2000 봄 칸첸중가 8586m 네팔
2000 여름 K2 8611m 파키스탄
2001 봄 로체 8516m 네팔
2001 가을 시샤팡마 8027m 중국티베트
2002 봄 에베레스트 8850m 네팔
2003 에베레스트 8850m 중국 티베트
2004 봄 얄룽캉 8505m 네팔
2005 봄 에베레스트 중국 티베트- 휴먼원정대
2007 봄 로체샤르 8400m 네팔
(2009년 1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