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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캠핑장을 가보면 일본산 스노우피크나 미국산 콜맨 등 고가의 캠핑장비와 있어보이는 타프 및 테이블이
많이 보인다. 물론 대형텐트와 주방용품 및 바베큐시설들도 보이고..물론 넓직하게 사용하며 부럽기는 하지만
진정한 캠핑보다는 보여주기식 캠핑이 되가는 것 같아 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좋은장비로 더 즐겁게 보내면
좋겠지만 자연속에서 자연과 한몸이 되어 캠핑을 즐기며 다소 부족한 장비지만 서로 도와가며 사이트를 구축하고
각자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하여 정겹고 즐거운 캠핑이 되는 문화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좋은장비로 좋은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장비보다는 캠핑 자체를 즐기기를 바랄뿐..
장비때문에 캠핑이 짐이며 불쾌한 시간이 되면 되겠는가.. 물론 오토캠핑장 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도 좋치만
어느 한적한 강가에서 낚시도 즐기며 돌몇개 쌓아놓고 그아래 장작으로 불을 붙여 석쇠하나 준비해 고기를
맛나게 구어먹던 그때가 제일로 즐거운 캠핑의 추억인 것 같다..물론 캠핑에는 장비보다는 누구와 가느냐,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무엇을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즐거워야할 야외캠핑에 불편한 사람들이 가서 몇번
캠핑을 어색하고 불편한 시간이 되었던 기억이 있기에.. 올해는 유난히도 더웠고 비도 많이 왔다.
하지만 이제 시기는 가을로 치닫고 있고 지금이야 말로 자연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때인것 같다..
자! 자연이 아름다운 그곳! 평창으로 떠나보자...
여기는 늦여름 밤의 별빛이 쏟아지는 깊은 산속 캠핑장. 서둘러 저녁을 차려 먹은 이들이 랜턴을 켜고
테이블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밤이 깊어갈수록 계곡 물소리는 더 커지고, 건너편산자락 소쩍새 소리도 더 가까워진다. 낮동안 물놀이에 지쳤는지 아이들은 텐트 안에서 일찌감치 곯아떨어졌다.
올여름은 유독 텐트를 들고 야영을 떠난 이들이 많았다. 잘 달궈진 가마솥
그래도 야영을 하며 자연 속에서 보내는 휴가는 더없이 즐겁다.
여름휴가 시즌이 거의 끝나가고 계곡 텐트들이 하나둘씩 줄어드는 이즈음에 캠핑장을 찾아나선 것은 이제 비로소
진짜 캠핑의 계절이 왔음을 말하고자 함이다. 캠핑을 저렴한 대체 숙박의 방편쯤으로 여기는 이들에게
‘캠핑의 계절’을 묻는다면 십중팔구 ‘여름’을 말하겠지만, 캠핑의 진면목을 아는 이들은 가을을 최고의 계절로 꼽는다.
베테랑 캠퍼들은 ‘설원 속에서 즐기는 겨울 캠핑’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화목난로까지 동원해야 하는
겨울 캠핑은 웬만한 장비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다.
곧 선선한 바람이 불것이다. 여름의 끝, 혹은 가을의 시작 무렵에 캠핑을 떠나볼 만한 곳으로 강원 평창을 골랐다.
평창에는 유명해진 솔섬캠핑장도 있고, 평창군청이 새로 지은 노동계곡오토캠핑장도 올여름에 문을 열었다.
청태산휴양림야영장의 건강한 숲은 여전했고, 오대산 상원사 부근 동피골 야영장도 깊은 맛이 일품이다.
평창을 캠핑 목적지로 택한 것은 그곳이 가을 여행지에 관한 한 사통팔달의 요지이기 때문이다.
더위가 물러나면 평창의 봉평면 일대는 흔히 ‘소금을 뿌린 듯’이란 수식어로 치장되는 흰 메밀꽃이 흐드러지게피어날 것이고, 자생식물원에는 보라색 벌개미취가 온 들판을 뒤덮을 것이다. 청태산 인근의 숲체험공간인
▲ 계방산오토캠핑장의 제2캠핑장 뒤쪽에는 차갑고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이 있다.
캠핑장에 텐트를 쳐놓고 숲그늘 아래 의자 하나만 펴고 앉으면 물소리와 새소리를
모두 제 것으로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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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태산야영장에 젊은 부부가 텐트를 펴고 밤늦도록 두런두런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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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목적지에 대한 선호는 그때그때 달라진다. 한때 최고의 여행 목적지로 꼽혔던 설악산의 흔들바위며 울산바위는 이제 낡고 쇠락한 추억의 여행지로 추락했다. 반면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갈대밭의 어촌마을이던 순천만을 비롯해 섬진강이며 정선 오일장 같은 곳들이 최고의 여행 목적지로 등극했다. 여행지는 이렇게 부침을 거듭한다.
여행지뿐만 아니다. 여행 방식에도 명확한 트렌드(추세)의 변화가 있다.
한때 콘도미니엄이 여행의 대세이던 적이 있었다. 자동차 드라이브가 최고의 여행으로 꼽히던 시절이었다.
당시 여행지 숙소는 그저 잠만 자는 공간이었다. 쾌적한 현대적 공간인 콘도미니엄에 열광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행자의 ‘발걸음’이 점차 느려지면서 정형화된 아파트와 다름없던 공간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이 무렵에 등장한 것이 펜션이다. 동화에나 나올 법한 낭만적인 풍광의 펜션은 대번에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날로 시설이 고급화되면서 가격이 따라 오르자, 여행자들은 펜션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그때 등장한 것이 바로 체험여행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매번 똑같은 체험프로그램에 식상한 여행자들이
새로 등장한 여행 트렌드에 열광했으니 바로 ‘걷기여행’이었다. 제주 ‘올레’에서 시작한 걷기여행 열풍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마다 죄다 걷기여행 코스를 개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쯤 되자 다시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다. 바로 캠핑이다. 캠핑여행이 이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예전의 캠핑이란 ‘불편하지만 저렴한 숙소’를 대체하는 ‘값싼 여행’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의 캠핑은 이와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이즈음 장비를 두루 갖추고 캠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호텔이나 펜션, 콘도미니엄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든다. 텐트 하나에 100여만원을 호가하는가 하면,
그늘막이며 레저테이블, 의자 등 기본장비에다 부수적인 장비까지 두루 갖추려면 비용만 수백만원을 훌쩍 넘는다.
텐트를 치고 걷는 일이며 수많은 장비들을 일일이 간수하기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렇듯 캠핑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어떤 매력 때문일까. 강원 평창 일대의 캠핑장을 돌면서 그 매력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 캠핑의 매력 하나 … 도회지서 잃었던 커뮤니티 복원
평창의 사설캠핑장 중에서 가장 입지와 시설이 좋다는 솔섬오토캠핑장.
캠핑장은 200여동의 텐트로 빼곡했다. 이날 마침 캠핑장에서는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는 ‘녹색캠핑 릴레이’ 행사가
진행됐다. 녹색캠핑 릴레이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속 가능한 녹색관광으로서의 오토캠핑 수요 확대를 위해 기획했다.
지난 7월부터 오는 10월까지 매월 2회씩 캠핑마니아나 일반 캠핑 가족을 초청해 공동 캠핑을 진행한다.
7월 울릉도와 설악산에 이어 이날 3회째 행사를 이곳 솔섬오토캠핑장에서 진행했다.
“자연에서 즐기는 캠핑 자체도 매력이 있지만,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색다른 경험이 더 좋습니다.”
두 딸, 아내와 함께 이날 행사에 참가한 최석환씨는 초보 중의 초보다.
그는 지난해 여름휴가때 처음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해봤다. 펜션을 예약했다가 펜션측 사정으로 예약이 취소되면서
먼지가 뽀얗게 앉은 낡은 3~4인용 텐트 하나를 들고 무작정 휴가를 떠났던 경험이 캠핑에 빠져드는 계기가 됐다.
장모와 아내, 그리고 두 딸까지 5명이 3~4인용 텐트에서 칼잠을 자는 불편한 여행이었지만, 뜻밖에 휴가는 즐거웠다.
그때의 상큼한 경험이 이번 여름휴가때 가족과의 캠핑을 계획하는 계기가 됐다.
“이상하지요. 아파트에서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캠핑을 나오면 옆 텐트 가족들과 스스럼없이
친해지니….”
그는 이웃 캠퍼들과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교류’를 무엇보다 즐거워했다.
삭막한 도회지 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모처럼 여행을 떠난다 해도 숙소의 높은 담 속에 머물다
오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캠핑을 와서 보니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게 되고, 먹을거리를 나눠 먹게 됐다.
녹색캠핑 릴레이 행사에서 가족끼리 천연비누를 만들고, 텐트 문패를 만들고, 가족 이름표를 단 묘목을 심는
체험행사도 즐거웠다. 최씨는 “이런 매력 때문에 앞으로 한동안 캠핑을 다니게 될 것 같다”고 캠핑 예찬론을 폈다.
# 캠핑의 매력 둘 … 자연 한복판서 머무는 즐거움
평창에서 가장 청량한 숲속에 자리잡은 캠핑장으로 꼽히는 청태산자연휴양림 내 캠핑장.
청태산캠핑장은 다른 캠핑장과는 달리 숲그늘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어 빼어난 운치를 자랑한다.
규모는 작지만 개인이 확보할 수 있는 캠핑사이트가 여유 있어 안락하게 즐길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첫손으로 꼽히는 캠핑장이지만, 다만 매일 선착순으로 배정하는 캠핑사이트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청태산캠핑장에서 아내, 두 아들과 텐트를 쳐놓고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하던 이준휘씨.
이씨는 올해로 캠핑경력 2년차로, 거의 매주 캠핑을 다니는 매니아다. 지금까지 다녀온 캠핑장만 50여곳이 된다.
캠핑을 떠날 때면 산악자전거 2대를 싣고 와서는 초등학교 4학년짜리 큰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그는 캠핑의 매력을 ‘자연의 한복판에 머무는 기쁨”이라고 말했다.
“캠핑이라면 누구나 ‘가족간의 단란한 한때’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사실 캠핑을 하자면 불편하고 힘이 들기도
하다. 불편하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고, 그래서 간혹 가족간에 다툼도 있게 마련이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평화’보다는 ‘불편해서 벌어지는 다툼과 화해’가 더 바람직한 것이라고 믿지만, 이렇듯
불편함을 무릅쓰고도 주말마다 캠핑을 나서는 이유를 그는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캠핑을 떠나와서 폐부 가득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으면 또 한주일을 열심히 살아갈 활력을 얻는다고 했다.
캠핑을 다니면서 그가 이래저래 모은 장비만 무려 1000만원어치다. 그러나 이씨는 “업자들끼리 담합해서 1박에
20만원쯤을 요구하는 펜션에 묵는 것보다 오히려 돈이 덜 든다”고 했다.
이씨 같은 이들은 휴양림을 주로 찾는다. 잘 다듬어놓은 캠핑장보다 숲속에 자연스럽게 들어선 휴양림야영장이
그만이라는 것이다. 휴양림야영장은 예약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금요일 오전에 아내가 아이들과 먼저 휴양림에
도착해 텐트를 쳐놓고, 이씨는 그날 오후에 퇴근해서 합류하는 식으로 자리를 확보한다. 정보기술(IT) 업계에 종사하고
있어 동호인들과 트위터 등을 이용해 재빠르게 휴양림의 빈 사이트 정보를 주고받아 활용하기도 한다.
“지인들이 ‘유난스럽다’고들 하지만 보슬비 내리는 날, 아침에 텐트 문을 열고 나와 맡는 숲 냄새의 향기로움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모를 겁니다.”
# 캠핑의 매력 셋 … 아이들이 자연스레 자연에 동화
평창에서 이름난 여행목적지로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가 첫손에 꼽힌다.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로 이르는 비포장 구간을 따라 7㎞쯤 들어가면 동피골야영장이 있다.
캠핑장 시설이 낡고, 사이트 구분도 제대로 돼있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자란 나무그늘 아래 텐트를 치고
머무는 맛이 일품이다. 오대산의 유명세에 비해 캠핑장이 덜 붐비는 것도 매력 중의 하나다.
동피골야영장에서 가족들과 캠핑을 즐기던 이국순씨.
그는 3년전 가을, 텐트 하나 달랑 들고 충북 단양 닷돈재야영장을 찾았던 것이 캠핑에 푹 빠져드는 계기가 됐다.
그날 이씨는 밤새도록 추위에 떨면서 악몽 같은 하룻밤을 보냈지만, 아침의 숲속 풍경을 대하고는 고생스러웠던
기억은 단번에 잊고 말았다고 했다. 그날 이후 캠핑장비를 사모으고 본격적으로 캠핑을 다니기 시작해 텐트만 해도
예닐곱개가 된다. 크기별로 계절별로 텐트를 사모았고, 테이블과 타프, 모닥불 등을 사들였다. 그래픽 디자이너란
직업 탓인지 감각적인 디자인이나 색감의 캠핑장비들이 새로 선보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텐트를 치고 각종 장비를 꺼내놓으면 마치 장비전시장을 방불케 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욕심을 버리고
다 덜어내 꼭 필요한 장비만 가지고 캠핑을 떠납니다.”
그가 캠핑을 다니게 된 것은 아이들 때문이기도 했다. 누구보다 아이들이 캠핑을 좋아했다.
내심 캠핑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친숙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긴 했지만, 아이들은 이씨의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자연에 동화됐다.
캠핑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부쩍 활달해진 것도 반가운 일이었다. 이즈음 어디나 그렇듯이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캠핑장에서는 또래의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즐겁게 뛰어 놀았다.
“아이들이 캠핑장에서 친구를 만들고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지요.
도회지에서 사라진 집단의 놀이문화가 캠핑장에서만큼은 살아있더군요.”
평창의 몇몇 캠핑장을 돌며 만났던 이들은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캠핑을 시작했고, 또 각기 다른 즐거움을 찾고 있었다.
‘캠핑문화의 확산은 단순히 ‘여행 방법’의 변화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캠핑은 ‘여행의 내용’까지 송두리째 바꾸는 여행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었다.
캠핑족들은 불편한 야영생활을 통해 자연 속으로 한발 더 내딛고 재충전을 위한 활력을 얻는가 하면, ‘공존’의 의미를
이해하기도 하고, 이미 도회지에서는 해체되고 단절된 ‘커뮤니티’를 건강하게 회복해가고 있었다.
가는 길
평창에는 제법 규모 있는 시설을 갖춘 캠핑장들이 많다.
인근에 여행 명소들이 산재해 있어 캠핑 최적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평창의 캠핑장 중 가장 짙은 숲을 지니고 있는 곳이 바로 ‘청태산휴양림야영장’이다.
영동고속도로 둔내나들목으로 나와 둔내 방향으로 우회전해 6번 국도에 올라선다. 첫 갈림길에서 6번 국도를
버리고 오른쪽 길로 진입해 청태산 휴양림 이정표를 보고 직진하면 진입로 입구에 안내판이 서있다.
지난 6월 새로 개장한 ‘노동계곡오토캠핑장’은 화장실이나 샤워실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텐트 사이트도 잘 정비돼 있다.
영동고속도로 속사나들목으로 나와 속사삼거리에서 하진부·인제·창촌 방면으로 좌회전해 노동계곡을
찾아가면 된다. 캠핑장 내에 이승복 어린이 생가가 있어 내비게이터를 이용하면 찾아가기 편하다.
동피골야영장은 오대산 자락에 있다.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으로 나와 월정사 방면으로 좌회전해
월정사를 지나 비포장도로를 따라 상원사 방면으로 7㎞쯤 가면 왼쪽에 야영장이 있다.
자료협조 ㅣ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