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술로 조립한 수송헬기라 센서와 무장만 달면 최고의 공격헬기라는 무식
비싸고 운용유지비 많이 들고, 상당히 대형기체라 우리 지형에는 걸맞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Apache 헬기를 찜찜하게 생각했던 것이 벌써 5년전입니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AH-1 헬기의 부족한 성능으로 우리군이 추진중인 KAH 사업에 그래도 현시점에서 필요한 헬기는 Apache외에는 대안이 없겠구나 하고 있는 판에, 참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한마디로 KAI 알바 기사와 다를 바 없는 이 기사, 제목도 3류 소설처럼 싸구려티가 팍팍 묻어나는 "한국군 왜 한국형공격헬기 못믿나"라는 주제목에 부제가 당당하게 "수리온 기반 공격헬기 더이상 미루지 말아야"입니다.
KAI가 전방위로 로비를 하는 지, 한국형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의 러브레터인지 대단히 궁금한 순간이였습니다. 그래봐야 D급 노래방이겠지만..........
혹시 우리군이 한국형공격헬기에 대해 언제 어디서 왜 못믿는다고 했는지 아시는 분 계시는지요?
도데체 한국형 공격헬기가 무엇인지 속시원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분 않계신지요?
Apache가 이라크전에서 종심타격전에 투입된 작전이 무엇이었는지 아시는 분? (대전차 공격 임무로 중무장하여 이를 호위하기 위한 RAH-66 코만치 헬기를 개발하려던 미국인데, 호위기도 없이 헬기가 종심작전에 투입되었더라....기가 찬 소리에 헉헉...)
아직 모양도 없는 수리온 바탕으로 만들 한국형 공격헬기가 아파치와 성능이 같다는 "봉창두들기는" 소리는 무엇인지 거참...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진 격언이 三年狗尾不爲黃毛(삼년구미불위황모).=개꼬리 삼 년 두어도 황모 못된다가 아닐까요?
인터넷 뒤지다 보니, 디펜스타임즈에도 기사를 기고했던 Maxi님이 이탈리아 망구스와 유럽연합 타이거 공격헬기가 어떻게 개발되었고 어떤 성능으로 만들어졌는지 올린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출처 ; http://tomaxi.egloos.com/5040896)
망구스VS타이거-1.합리적인 "수준"으로 만든 공격헬기 (By Maxi)
흔히 서방제 공격 헬리콥터를 대형/중형으로 구분하고 대형은 아파치와 루이벌크, 사람에 따라서 바이퍼. 중형은 타이거와 망구스, 슈퍼코브라 정도로 잡는데요..
아파치와 루이벌크에 대해서 비슷한 체급이라고 생각하지 비슷한 성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드문데 비해서 타이거랑 망구스에 관한 인식은 도찐개찐 식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건 좀 편견이랄까.. 아무튼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두 헬기간의 차이점이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글은 망구스VS타이거의 개발역사와 컨셉의 차이를 살펴보고, 공격헬기에 들이는 "돈과 시간"에 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망구스
망구스, 코브라를 잡아먹는 너구리과의 동물의 이름이 붙인 이 공격헬기의 개발은 이탈리아 육군의 요구에 의해서 1972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는데요.
코브라를 잡아먹는 동물을 이름을 붙인 것은 수출시장을 노린 네임이기도 하지만, 이탈리아 육군이 자체적으로 코브라의 도입을 단념하고 독자적인 요구사항을 넣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월남전때 코브라(당시 아파치 헬기는 후보기종 선정 과정)헬기가 TOW 미사일을 사용해서 월맹군의 T-55를 잡는 모습을 본 후 70년대가 되어서 유럽 각국은 경쟁적으로 헬기와 대전차 미사일을 조합한 대전차 전력을 운용하기 시작합니다.
아시아권 국가들이 미군의 코브라 헬기를 그대로 수입한 것(한국,일본,파키스탄,요르단,터키,이스라엘)것과 달리 유럽권 국가들은 링스/가젤/BO-105 라는 기존의 유틸리티 헬기에 대전차 미사일과 주간 조준장비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갔지요.
이 나라들이 코브라급의 공격헬기를 도입하지 않은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코브라의 가격대 성능비에 의문을 표했기 때문입니다.
코브라는 어디까지나 "건쉽" 에서 발달한 공격헬기로서 기관총의 사용과 화력투사를 대전차 미사일 만큼이나 매우 신경 썼고, 따라서 지근거리에서의 목시로 조준하는 대공화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폭을 극단적으로 줄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유럽 입장에서는 헬기에서 기관포로 화력지원을 한다는 "건쉽" 개념이 지나치게 위험해 보였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전쟁의 최전선인 유럽의 무장헬기들이 피하고 도망쳐야 할 대상은 월맹군의 눈으로 보고 쏘는 기관포나 사격통제장치도 덜 달린 37mm 자주기관포가 아니라 4차 중동전에서 제트 전투기도 숱하게 떨어트린 쉴카였거든요.
유럽은 이 때문에 기관총등의 근접 화력 투사는 포기한 헬기 운용개념-즉 대전차 미사일의 운용에 주안점을 둔- 에 집중하게 되고 유선유도식 대전차 미사일인 TOW나 HOT 미사일을 소형 헬기에 장착합니다.
그리고 쉴카나 (나중에 정체가 알려지는) SA-8 게코 같은 이동식 자주방공체계의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서 지형을 이용하는 전술을 채택합니다.
그런데 유럽의 지형, 좀 더 명확하게 말해서 동구권과 서구권의 국경지대는 산 하나 없는 낮은 구릉지라서 적 자주방공무기의 레이더를 피할만한 지형이 딱히 없었죠. 그때문에 중요해진 것이 NOE 비행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반도의 코브라 공격헬기의 매복전술과는 약간 좀 다릅니다.)
여기서 일반 무장헬기의 한계점이 드러났는데요.
소형기체다 보니까 자신들이 들기 무거운 편인 대전차 미사일 조준장비와 대전차 미사일을 싣고 다니면 요 동영상처럼 기동하는게 힘들뿐더러, 무거운 무게로 둔해진 운동성으로는 이런 저공비행은 위험하거든요.
이것은 당시의 주력 공격헬기였던 코브라도 마찬가지로 겪던 문제였죠.
이에 따라서 이탈리아 육군은 아구스타사에 새로운 공격헬기의 목표를 이렇게 설정합니다.
"현존기술로 TOW 대전차 미사일8발을 장비하면서도 기동성있는 공격헬기를 만들 것"
여기서 중요한것은 현존기술이라는 대목인데, 이탈리아군은 공격헬기의 개발을 지시하면서 새로운 신기술에 대한 요구를 하지 않고 오로지 "작전적인 요구" 만 했습니다.
즉 신기술 투입을 통한 비용상승을 처음부터 용납할 생각이 없었죠.
따라서 처음에는 UH-1을 개조한 AH-1 처럼 A109 를 변형시킨 공격헬기로 가기로 했지만, 코브라처럼 폭로면적을 최대한 줄이는 설계목표를 설정합니다.
왜냐면 70년대 후반에 들어오면서 부터 공격헬기의 주요한 위협인 적외선 유도식 지대공 미사일에 종래의 열적외선(엔진의 배기열과 같은 높고 강한 파장의 적외선) 시커가 아닌 근적외선 시커 (기체 표면에서 나오는 열을 추적할수 있는) 가 개발중이라 기체의 표면적을 줄이는 것이 다시 중요해졌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고려 끝에 망구스는 84년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당초 A109를 기반으로 개조형식으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무장탑재시 저공에서의 원활한 기동성의 향상을 위해서 엔진도 Piaggio (Rolls-Royce) Gem 2 Mk 1004D 엔진으로 갈고 로터도 갈고 후부 동체까지 완전히 새로 에어프레임을 짜게 되었습니다만, 기술적으로 진보된 전자장비나 센서, 특이한 시스템을 넣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주된 운용무장은 TOW 대전차 미사일로, 조준장비도 이때의 망구스는 기존 코브라의 조준장비와 완전히 똑같은 것이었고, 기관포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처음부터 배제되었습니다.
즉, 전자장비 수준은 코브라와 별 다를게 없고 기관포도 없지만, 쌍발엔진과 당시 기술로 만들수 있는 최대한 가벼운 무게인 2529kg의 무게를 조합해서 무장상태에서도 저고도 기동에 불안함이 없도록 하는데 집중했죠.
때문에 내탄능력과 무장운용능력은 코브라와 별 다를게 없었지만 (주요부분 및 로터에 12.7mm 내탄성) 대신에 향상된 기동력은 망구스가 적의 공대공 무기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일수 있는 효과를 가져다 준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코브라보다 훨씬 안전하게 전차를 공격할수 있게 되었죠.
여기까지가 걸프전 이전까지입니다.
걸프전에서 아파치의 전훈을 통해 아구스타사는 망구스의 개량을 시도합니다.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판매를 준비하는 와중에 나온 아파치의 활약은 아구스타로서는 꽤나 홍보에 타격이 컸거든요. 따라서 업체주도하에 망구스의 성능개량이 시작됩니다.
아구스타를 어떻게 개량할 것인가에 관한 요구에서 가장 먼저 제기된 것은 기관포의 부재였습니다.
공격헬기가 단순히 대전차 작전이 아니라 화력 지원 용도로서의 쓰임도 무시할수 없게 되었는데, 이때 기관포의 운용이 실전에서 상당한 도움이 된 것을 봤기 때문이죠.
두번째로 이라크전에서 숱하게 전차를 파괴한 헬파이어 미사일의 탑재가 필수적으로 제기되었고, 마지막으로 야간작전능력의 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바로 A129 인터네셔널, INT 형입니다.
A129 INT형은 앞서 말한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개량을 합니다.
먼저 슈퍼코브라에서 성공적으로 운용된 20mm 개틀링 기관포, M197B의 오토브레다사가 라이센스한 TM197B 로 장착합니다.
또한 헬파이어 미사일의 원활한 운용과 야간작전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서 슈퍼 코브라에 쓰이는 NTD 조준장치와 FILR를 장착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당시로서는, 아니 지금도 최신형 헬기 엔진인 T-800 엔진을 장착했죠.
RAH-66 코만치헬기에 탑재하기 위해서 만든 LHTEC 사의 T-800 엔진은 현존 헬기용 가스터빈 엔진중 가장 발전된 엔진 중 하나인데요.
기존 롤스로이스 사의 GEM-1004D 의 890마력보다 훨씬 강한 1360 마력의 출력을 가지게 되어 헬기 엔진의 F-119로 불릴 만 한 대단한 엔진입니다. 거의 동급 엔진보다 출력이 50% 이상 강해졌으니까요. 그 뿐만 아니라 야전정비시 기술자 두명이서 35분 이내에 엔진의 어떤 이상이 생겨도 문제부위 교체후 정비가 완료되고, 수명도 훨씬 길어졌지요.
이 엔진과 기술적 수준을 비교할수 있는 것은 타이거에 장착되는 롤스로이스/MTU의 MTR 390 정도 입니다.
A129 INT는 이러한 개량을 통해서 기존 A129와는 비교할수 없는 성능을 얻게 되었다고 평가 받았고, 이탈리아군 역시 기존 A129를 INT 사양으로 바꾸는 CBT 사업을 통해서 INT와 유사한 사격통제장비와 기관포를 장비하게 됩니다.(엔진은 미교체)
개량이 가해진 A129는 이라크에서 실전운용을 겪고 운용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터키 육군의 ATAK 사업에서 대량발주를 얻어내는데 성공합니다. 터키 육군이 도입하는 T-129 형은 A129 INT형을 기반으로 했지만, 전자장비를 최첨단화 한 개량에 더욱더 중점을 두게 되었지요.
T-129에 에비오닉스와 미션컴퓨터는 이스라엘 IAI에 의해서 완전히 새로 바뀔 예정이고, 새로운 타겟팅 터렛은 스나이퍼 XR과 함께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적외선 타겟팅 포드인 라이트닝3의 부품을 유용-개량한 버전으로 표적 탐지 능력과 해상도 면에서는 AH-1Z에 현재 장착중인 TSS 터렛과 동급의 수준을 자랑합니다. 즉 대전차 미사일 사정거리 밖에서의 표적도 탐지-추적-식별이 가능한
수준이 된 것이죠. 또한 헬기 역사상 최초로 SAR과 ISAR 기능을 가진 AESA형 레이더가 장착될 전망이고요.
이런 각종 최첨단 전자장비로 T129를 개량할수 있었던 요인은 간단합니다.
기본적인 플랫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발전하는 에비오닉스에 맞춰서 개량을 할수 있는 것이죠.소형화에 노력한 플랫폼이 결과적으로는 확장성이 용이해진 사례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망구스는
-현존기술을 활용하나 넘치지는 않고 소형화와 저가격에 중점을 둔 플랫폼 으로 인해서
-각종 최신 전자장비를 가장 쉽게 장착할수 있는 공격헬기 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쓰던 AH-1S와 별반 다를바 없었던 성능이 개발업체의 세심한 실전 데이터 수집과 개량을 통해서 1급으로 유지될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러한 요소에는 무엇보다도 기본 프레임 자체의 "저렴함" 때문에 가격부담 없이 당대 1급 전자장비를 장착해서 팔아도 도입국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으니까요
다음은 EC의 타이거 공격헬기입니다
일반적인 "한국 밀리터리 매니아의 여론" 입장에서 타이거 헬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아파치 같은 대형 헬리콥터도 아니면서
-비싸고 개발기간 오래걸리고
-무장 탑재량도 별로다.
이렇게 비교해보니 타이거 정말 비루해 보입니다
음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 타이거 헬기의 위치는...요 헬기가 꿈속으로 사라져간 현재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생존성있는 공격헬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아파치/코만치의 조합과 타이거는 미국과 독일/프랑스가 미래전장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반대로 타이거와 코만치는 많은 공통점이 있고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984년. 독일과 프랑스는 공동으로 차세대 공격헬기를 개발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때 당시 결정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차세대 공격헬기를 공동개발/생산하기 위한 헬기 합작회사 설립 (훗날 유로콥터)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 공동개발/생산을 위한 미사일 합작회사 설립 (훗날 유로미사일)
-차세대 공격헬기용 엔진을 영국 롤스로이스/프랑스 터보메카/독일 MTU가 공동개발
처음부터 "기존 수송헬기를 개조" 하고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엔진"을 유용하는 것을 결정했던 망구스와는 돈을 들이붓는 스케일이 틀립니다. 그러다가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1986년에는 잠시 개발이 중단되기도 했고요.
왜 이렇게 돈을 많이 들어부었을까요?
이는 망구스가 처음 설계되던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로 넘어가면서 공격헬기에 대한 생존성에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우선 저번 망구스 이야기와 아파치 이야기를 할때 70년대 후반의 공격헬기가
-무조건 무장 탑재량이랑 속도가 빠르다고 좋은게 아니다
-고공비행이 아닌 NOE 비행을 해서 땅에 바짝 달라붙어 돌아다녀야 산다
-저공에서 비행하니 장갑을 튼튼하게 해서 주된 위협인 대공포에도 생존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도를 요구받았고, 때문에 아파치가 생긴것을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소련의 야전방공체계는 나날이 발전해가서 각종 고성능 저고도 방공시스템들이 속속 등장하거나 개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미국은, 아파치(비록 만든지 얼마 안되었지만)만으로는 미래 전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고, LHX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LHX 사업은 기본적으로 OH-58 계열의 스카웃 헬기를 대체하는 것이었지만, 기존의 OH-58 시리즈가 주로 "센서" 로서 적의 동태를 파악하고 공격헬기의 공격위치나 포격유도를 하는 개념뿐만 아니라, "청소부"의 역활을 맡길 계획이었습니다.
즉 매복이나 숨어 다니는 것으로는 한계가 너무나도 뻔하니까, 공격헬기가 공격위치에 오기전에 먼저 도착해서 공격헬기를 위협하는 적 세력을 미리 격멸하고, 아파치를 안전한 장소와 환경에서 공격시킨다는 개념이었죠.
미국이 이렇게 하는 사이에, 독일과 프랑스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격헬기 자체도 스카웃 헬기와 동등한 기동성과 생존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동일 플랫폼에서 정찰/호위/지역제압 헬기와 대전차 헬기를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타이거에는 코만치와 비슷한 여러 신기술(개발비가 많이 깨진)을 투입합니다.
1.복합재의 대량 도입
타이거 헬기는 헬기 역사상 복합재를 전면적으로 도입한 최초의 헬기이자, 현존 헬기중 복합재 사용비율이 가장 높은 헬기입니다.
대략 카본 계열 복합재가 80%이고, 금속 부분은 엔진 렌딩기어나 기관포 , 일부 구조재에 있는 알류미늄 11%와 조종석을 보호하기 위한 티타늄 장갑재 6%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왜 헬기를 복합재로 만드느냐.... 는 역시 중량 경감이겠지만, 헬기에서의 복합재 사용은 항공기의 중량 경감과 좀 의미가 다릅니다.
잠깐 헬기의 구조에 대해서 설명해 볼까 합니다.
모든 비행체(헬기 포함)는 세 종류의 구조를 가집니다. 트러스,모노코크,세미 모노코크.
간단히 정리해서 트러스는 라이트형제의 비행기가 쓰던 구조, 모노코크는 기체 외피만 존재하는 구조, 세미 모노코크는 기체 외피에 프레임을 다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생긴 구조를 세미 모노코크라고 합니다.
복합재의 장점은 여기에서 나옵니다. 단순히 가벼울 뿐만 아니라 구조강도로서도 튼튼한 카본 계열 복합재로 헬기를 만들면, 세미 모노코크에서 "세미"를 뺄 수 있습니다. 즉 외피와 구조재의 구분이 없어집니다.
이로서 내추락성은 더 높이면서도 기체 중량은 혁신적으로 경량화가 가능해지게 되어서, 타이거는 불과 3톤의 자체중량을 가지고도 아파치와 동등한 23mm 기관포에 대한 내탄성능을 가지게 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내탄성이란 23mm 기관포의 피격에 기체 내 인명과 전자장비를 보호할수 있는 수준을 뜻합니다.) 거기다가 엔진사이에 티타늄 장갑판을 집어넣을 여유도 생기게 되었죠.
공교롭게도, 코만치도 거의 같은 생각으로 대량의 복합재를 사용했습니다.
2.신형 엔진의 개발
강력한 방어력을 가지고도 가벼운 무게를 달성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전투중량 상태에서도 혁신적인 기동"을 달성하기에 무리가 있었습니다.
일단 먼저 나온 망구스가 크기를 무척 줄였음에도 비행성능은 더 크고 무거운 아파치보다 나을게 없다는 평을 들었으니까요. 더 강한 추력이 필요했습니다.
대충 어느 정도냐면.. 당시 동급 크기 엔진(가령 망구스라던가)의 딱 50% 출력증가를 목표로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연료소비율의 향상과 정비능력의 향상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롤스로이스와 MTU 터보메카는 MTR 390 엔진으로 그걸 실현시키고 맙니다.
그리고 미국도 코만치에 달 T800엔진을 비슷한 시기에 만들게 됩니다. 이 엔진이 비록 코만치를 살려내진 못했지만 수출시장에서 죽쑤던 망구스를 살려냈죠..
타이거는 이 엔진의 장착으로 인해서 무장을 만재한 전투중량에도 다른 기체들이 에어쇼에서나 보일수 있는 고기동 능력(저고도 고속 비행, 급선회, 루프, 바렐 롤.......) 을 얻게 됩니다.
3.스텔스성의 부여.
스텔스성은 크게 소음-적외선-레이더 부분으로 나누어 져 있는데, 간단히 말해서 현존하는 공격헬기 중에 가장 소음 /적외선/ 레이더 스텔스가 발달한 기체가 되어 있습니다.
소음 부분에서는 일단 엔진 자체가 워낙 저소음 으로 만든데다가, 헬기의 "저소음 모드"(공격헬기가 탐지를 피하기 위해서 소음을 줄인 상태. 주로 로터 구동 속도를 조절해서 실행)에서의 안정성과 소음을 극단적으로 줄이기 위해서 서보 플랩을 사용합니다.
로터위에 붙이는 작은 플랩을 조정해서, 환경에 따라 변할수 있는 헬기의 소음과 진동을 줄이도록 조절하는 것이죠. 타이거는 이 서보 플랩을 공격헬기 역사상 최초로 도입하게 됩니다.
적외선 신호 감소는 크게 두 가지 분야-근적외선과 열적외선-을 동시에 설계당시부터 줄일려는 노력을 했었는데요, 기체의 발산열을 줄이는데 복합소재를 효과적으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엔진에 붙는 적외선 신호 감소장치와 배기구를 처음부터 신호 감소를 위해서 최대한 기체와 모듈화되게 만듭니다.
그래서 엔진의 배기열을 낮추는 공기 흡입구가 최대한 타이트하게 붙어있고, 배기구의 설계를 세밀하게 해서 엔진 배기가스가 최대한 확산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개량으로 인해서 타이거는 적외선 /열영상 조준경 및 시커의 탐지거리가 일반 헬기의 50% 이내로 억제하는데 성공합니다. (즉 맨패드의 락온거리가 짧아진다는 이야기)
레이더 스텔스 역시 마찬가지로, 80년대 말 독일과 프랑스는 처음으로 RCS 측정 설비를 갖추게 되고, 당시 개발중인 왠만한 물건들을 전부 RCS 시험동에서 시험하거나 아파쉐 순항미사일이나 람피슈타인 스텔스 요격기를 만들어 보다가 미국에게 정치적인 압력을 받는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타이거 역시 프로토 타입 실물기체를 통한 RCS 측정과 함께 스텔스 특성에 대한 고려가 진행되어서,정면 RCS의 상당한 감소로 "스텔스"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됩니다.
3.무장/센서의 혁신
우선 무장부분에 있어서 타이거는 종래 공격헬기(아파치) 에서 불만족스러웠던 점을 고칩니다. 우선 대전차 미사일의 경우 아예 새로운 회사를 하나 만들어서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트라이갓-LR 대전차 미사일이 그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독일과 프랑스는 헬파이어의 SAL 방식이 주는 발사 후 망각 방식이 불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파이어 앤 포겟이 될려면 외부에서 레이저를 쏴 줘야 하고, 항상 지상이나 스카웃 헬기가 레이저를 대신 쏴 줄 수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거기다가 레이저는 탐지장비가 개발이 시작되었고, 당시로서는 소련이 전차들마다 레이저 탐지장비를 가지게 될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했습니다. (실제로 쇼트라 장비가 만들어지고 있었죠)
더군다나 마하 1.1의 속도로 나는 (기본형 헬파이어) 헬파이어는 일반적으로 표적에 맞출 때까지 10에서 20초 사이동안 계속 레이저로 조준을 해 줘야 하고, 이 시간은 매우 치명적입니다. (하지만 TOW에 비해서 이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건 사실)
그래서 어떠한 신호-레이저, 레이더 포함- 를 내보내지 않으면서도 발사후 지체가 즉시 이탈할 수 있는 적외선 화상 인식 대전차 미사일을 만들기로 합니다. 이것이 트라이갓 미사일인데요. 개발 당시로서는 세계 최초의 적외선 화상인식 미사일이라 정말 개발에 고생을 했습니다.
기관포 부분에서도 독일-프랑스 두 국가는 기존 공격헬기의 기관포인 20mm M197 기관포는 관통력 및 파괴력, 사정거리가 부족하고, 30mm 체인건은 지나치게 무겁고 명중률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결론하에 기관포를 만들게 됩니다.
30mm 기관포는 아파치의 체인건에 비해서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반동을 감소시키고, 기체의 환경특성을 전달받아서 안정화 시키는(즉 기체가 움직이거 진동하는 것을 파악해서 수정하는) 것이 가능해져서 1.5km내외의 거리에서 1m 이하 크기의 표적을 맞출수 있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사람이 아니라 전차의 조준경이나 큐폴라 등만 골라서 공격하거나, 건물에 피해를 미치고 창문 속의 표적을 제압한다거나 하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대충 기존 체인건의 2배 이상의 정밀도를 가지게 되었지요
(참고로 아파치의 체인건은 장기적으로 APWKS 레이저 유도 로켓으로 대체될 예정)
하지만 독일은 이것도 성에 차지 않아서 자국이 자랑하는 최신형 RMK 30 기관포를 타이거 UHT에 장착할 계획입니다. 이건 아예 "무반동" 기관포라서 명중률이 높아짐은 물론, 더 강력한 탄환과 을 더 빠른 발사속도로 쓸수 있게 되었죠. 반동이 없으니..
센서 부분에도 많은 혁신(많은 돈과 공학자들의 고생)을 통한 신장비가 장착되었는데요, 우리 수리온에서도 장착되었던 AN/AAR-60 MILDS 미사일 탐지 장비도 바로 타이거를 위해서 개발된 장비였습니다.
기존의 RWR이나 LWR 같은 경우에는 상대방이 내뿜는 "신호" 를 탐지해야 했기 때문에 전파와 레이저를 쓰지 않는 미사일의 접근은 전혀 파악을 못하지만, MILDS 는 기존 레이저/레이더 경보 장치에 미사일 접근 경보장치를 더하게 되었고, 이들 경보장치는 위협 통제 컴퓨터에 의해서 채프-플레어 발사장비와 연동이 되어 있습니다. (KHP도 마찬가지)
센서 부분에서도 타이거는 Osris MMS와 Strix 조준장비에 코만치와 동급인 2세대 열영상 장비로 최대 6km 거리에서의 인원/장비를 식별할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롱보우 아파치 블록2부터 장착되는 에로우헤드보다 훨씬 앞서서 개발되었습니다.
부수적으로, 좌석 배치를 조종사가 앞에 있게 함으로서 저공비행시 안정성을 확기적으로 늘릴수 있게 되었죠.
공에서의 조종사 시야 확보는 정말 중요하거든요.
물론,
이러한 여러가지 신기술들을 적용한다고 개발비는 망구스의 2배 이상이 들어갔지만, 사실 이 정도의 투자는 투자의 가치가 있을 만큼의 성능을 뽑아냈습니다.
망구스가 도저히 따라오지 못할 몇 가지 장점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기동성에서 망구스는 A129 CBT에서 타이거의 MTR 390 과 동급인 T800 엔진을 장착함으로서 탑재량과 기동성을 따라 잡는듯 했지만, 그 사이에 타이거의 MTR390 엔진은 또 엔진 출력 강화를 해서 1400마력으로 강화했습니다. (스페인 수출형) 결국 같은 동급 엔진을 설사 달아도 무장 탑재력이나 항속거리에서 망구스는 타이거보다는 열세할 수밖에 없지요.
기본 프레임의 차이는 생존성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망구스는 타이거의 탄소섬유-허니컴 구조로 달성한 23mm 내탄성은 물론, 추락시 내 충격성도 근본적으로 따라잡을수 없습니다. 가령 T129 망구스에 장착되는 M197 개틀링건의 탄창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정도면 소총탄이 아니라 권총탄도 위험해 보이죠. 그런데 내부에 공간이 없고 중량문제로 망구스는 기관총을 장착할려면 저런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스텔스성 면에서도 마찬가지라, A129가 크기가 작지만 기본 기체 디자인을 프렘부터 바꾸지 않는 이상 타이거의 음향/적외선/레이더 스텔스성을 따라가기 힘듭니다. 로터 교체도 쉬운 일이 아니고요.
사실 망구스가 타이거에 대항할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는 영국,네덜란드,스페인을 끌어들여서 타이거에 대적할수 있는 망구스 개량형, A129 Tonal 이라는 물건을 만들려고 했었거든요. 이를 위해서 스텔스성의 확충을 위한 인입식 랜딩기어(호컴 생각하시면 됩니다), 신형 5엽 로터, 강력한 엔진 (이게 사실 타이거를 위해 달렸던 MTR 390엔진) 등등을 할려고 했지만, 영국과 네덜란드가 개발비에 비해서 원하는 성능을 맞추기 힘들다고 해서 포기하고 이탈리아를 제외한 다른 참여국들이 각각 아파치와 타이거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최신기술로 엔진이나 센서만 달면 땡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p.s: 최근 타이거 헬기는 기존의 정찰/스카웃과 대전차 형으로 구분된 형식이 아니라, 하나의 형식으로 통합할려고 합니다. 타이거 HAD형이 그것인데요.
해외 파병 임무를 하면서 대전차형과 스카웃형으로 나눠서 운용하기에는 문제점이 많이 생겨버렸기 때문입니다.
유럽 국가들이 해외파병할때 공격헬기 파병 댓구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망구스는 보통 3~4대 정도 파병합니다).
그래서 정찰/공격/대전차 임무를 한번에 해결할수 있는 형식으로 개량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