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선교 동영상/항해일지 p.39
제목/마음이 머무는 섬, 서화도
항해위치/서화도(전남 완도군 군외면)
배경음악/기도(노래-세실리아)
상영시간/5분 05초
한 달 전쯤 어느 TV 방송국 대담 프로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사회자가 '선교선을 타고 다니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을 물었다. '죽을 뻔한' 일이었다고 대답하였다. 조금 경박스런 표현이기는 하지만 얼른 떠오르는 것이 그쪽이었다.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나 위험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차량과 선박, 비행기 등과 같은 교통 수단에는 절대 안전이란 없다. 선박의 경우가 더 심한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죽을 뻔한' 대표적인 경우는 5년 전, 서화도(3세대 인구 5명) 가는 바다에서 일어났다. 한반도 땅끝인 전남 해남군 갈두항에서 선교선 '방주11호'를 타고 출항한지 채 2, 3분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보통 해상 사고는 일기가 나쁠 때 일어나는데 그 날은 날씨도 좋았다. 잘 가던 배가 갑자기 뒤우뚱 하더니 이내 회오리 파도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말하자면 오도가도 못하는 지경이 된 셈이다. 손바닥만한 2톤 정도의 우리 배는 성난 파도 속에서 심하게 요동을 쳤다. 왼쪽으로 기우는가 싶더니 어느새 오른쪽으로 쏠리면서 창문 밖에 보이는 파도 끝은 이미 이 배의 한참 위에 있었다. 고개를 치켜들고 그 칼날 같은 파도를 보아야했다. 사실, 높은 파도라 해도 규칙적으로 닥치면 덜 위험하다. 문제는 앞뒤도 없고 좌우도 없이 몰려오는 파도가 무서운 것인데 우리 배가 여기에 말려버린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였다. 그 배에는 선장인 정광섭 목사님과 최경숙 사모님, 그리고 선교회 고문되신 박요한 목사님이 계셨는데 이 분은 당시 86세였다. 내 머릿속은 순간적으로 복잡해졌다. 구명조끼 몇 벌은 어디에 있었을 텐데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아무 생각도 없었다. 대신 박목사님과 사모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나는 섬 태생이고 또 훈련받아서 수영을 잘 한다. 그러나 지금은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선박이 이런 상황에 놓일 때는 전적으로 선장의 판단에 맡기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 옆에서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하면 자칫 판단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배는 복원력이 뛰어났다. 넘어갈 듯 하다가도 다시 일어났고, 이러기를 얼마나 반복하면서 서서히 그 회오리 속을 빠져 나오고 있었다. 배에 오르기 전 주민등록증을 옷 속 깊이 간직하는 일을 습관화 할 일이다.
이런 사건이 있으면서도 서화도 가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이옥란 할머니(83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에 갔을 때 '혼자 이렇게 엎드려 있다가 서러우면 울다가, 어따 내 신세 봐라' 했다고 하시면서 '자식들도 일 년에 한 번 볼까 말까한데 이렇게 찾아줘서 정말 고맙다'며 내 손을 한참동안 놓지 않으셨다. 내가 한 일은 눈물을 닦도록 고작 냅킨 몇 장 드리는 것뿐이었다. 이런 분들이 계시니 섬을 떠나도 마음은 두고 올 수밖에. 참, 고백할 것이 있다. 침몰 직전의 배 안에서 박목사님과 사모님을 번갈아 쳐다봤다고 했는데 또 있었다. 카메라다. -최종민 위의 내용을 영상으로 감상해 보십시오.
성가 한 곡을 배경음악으로 하여 편집된 영상은,
여러분으로 하여금 한국의 섬과 그곳 선교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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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님의 사랑이 이들 가운데에 늘 역사하여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바람 불 때는 절대 운항하지 않을 것이지요? 이옥란 할머니를 위해서도 기도하겠습니다.
드디어 동영상올리는 법을 터득하셨군요... 감사합니다, 목사님....
예, 드디어. 부끄럽지만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