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전 역사 속으로의 시간여행(1)
경주 세심마을 독락당 계정(溪亭)
우리나라 전통고택마을로 안동 하회마을은 잘 알려져 있으나 경주 양동마을에 관하여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2010년 7월 31일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독락당, 옥산서원과 양동마을이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이곳이 새로운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특히 경주는 2010년 11월부터 KTX가 연장 운행되면서 서울에서 신경주역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어 교통면에서도 당일관광이 가능한 지역이 되었다.
옥산서원과 양동마을은 경주에서 동북쪽으로 약 20km에 위치하고 있어 신경주역이나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쉽게 가볼 수 있는 멀지않은 거리이다(터미널에서 양동마을까지 약 30분).
필자는 2022년 9월 28일 송파사진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먼저 독락당(獨樂堂)과 옥산서원(玉山書院)을 둘러본 후 양동마을을 돌아봤다. 필자는 2010년 12월에도 이곳을 찾은 적이 있어 이번이 두번째다. 독락당과 옥산서원이 위치한 옥산리 마을어귀에 들어서면 아름드리 회화나무 숲과 함께 궁궐같은 전통가옥들을 만난다. 이 마을이 조선시대의 대유학자(大儒學者)요 동방오현(東方五賢)의 한분인 문원공(文元公)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선생(1491-1553)이 머물렀던 집과 서원이 있는 세심마을이다.
먼저 회재 선생이 살던 독락당을 찾았다. 독락당은 그가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와서 거처한 유서깊은 건물이다. 조선 중종 27년(1532)에 세웠으며, 일명 옥산정사(玉山精舍)라고도 한다. 보물 제 413호로 지정돼 있다. 500년을 지켜 온 대문을 들어서면 안채, 옥산정사, 그리고 관어대(觀漁臺)가 있는 계곡으로 통하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나누어져 있다.
옥산(玉山)은 신라 때부터 옥천(玉川)이라 부르던 곳을 여주 혹은 여강 이씨 회재 이언적 선생이 입거하면서 옥산(玉山)이라 개명하여 오늘날까지 부르고 있고 한다. 1532년 회재 선생이 고향에 와서 옥산정사(玉山精舍) 즉 독락당(獨樂堂)을 짓고 다음해 계정(溪亭)을 지으면서 이곳을 계정마을, 계정동이라 하였으나 현재는 행정구역상 경주시 안강읍 옥산1리이다.
이곳은 특히 옥계천가에 지어진 정자인 '계정(溪亭)'이 관어대와 함께 아름답고 고풍스럽기 그지없다. 독락당의 별당으로 자계천 물가의 관어대라는 반석 위에 올라앉은 이 정자는 자연과의 조화가 절묘해서 ‘한국정자의 본보기’로 꼽힌다. ‘溪亭’이라는 현판은 한석봉의 글씨이며, 정자의 좌우에는 회재 선생이 심었다는 주엽나무(천연기념물 115호)가 있다. 또한 이 정자는 양진암(養眞庵) 이라고도 불리며 이 현판은 퇴계 이황의 글씨이다.(글,사진/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