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2. 3. 3. 21:02
Story of Seoul
이도훈. 정유나 기자 ㅣ 입력 2021.12.30 18:47
대선 2022 (30) 예비후보 ⑫ 안철수를 말한다.
■ 김미경(아내·서울대 교수)
▲김미경 서울대 교수
한 학년 차이 나는 캠퍼스 커플이었다. 의료봉사활동에서 처음 만났는데 얼굴이 하얗고 동안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해서 공부를 잘할 줄 몰랐다. 같이 있을 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걱정거리가 있어도 이야기를 나누면 다 사라진다. 평생 함께 살아도 좋을 사람이라는 믿음을 줬다.
일 외의 시간은 가족과 보낸다. 딸과 게임을 하거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 ‘바위섬’이 애창곡 중 하나다. 특히 가족끼리 드라마를 자주 본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유행한 작품은 거의 다 봤다. 가정적인 사람이다.
처음 안랩을 창업할 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당시 소프트웨어 시장은 확립되기도 전이었다. 그런데 의과대학 교수는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지만, 컴퓨터 백신을 업데이트하는 사람은 남편밖에 없었다. 결국 남편의 결정을 존중했다.
정치 입문 당시에도 반대했다. 남편에게 꼭 정치가 아니더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냐고 했다. 남편이 ‘정치는 잘하면 티가 안 나는데, 못하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 딸이 살아갈 세상인데 본인이 나서서 좋은 대한민국을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더 반대할 수 없었다.
수평적인 리더십을 지향한다. 권위를 세우거나 간섭하지 않아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불안할 것 같긴 하다. (웃음) 남편이 기업을 경영할 때 정직하게 운영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했다. 주변에서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했지만 살아남았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들은 당선이 먼저라고 하는데 남편에게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부패하지 않는 걸 중시한다. 그래서 난도가 높은 것 같다.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안철수를 기억하라는 것이 아니라 V3와 같이 좋은 흔적이나 형태가 남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성취하려고 했던 결과물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아서 여전히 도전하는 것 같다. 도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본인이 실패해서 끝나면 제3지대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우려 때문이다.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봉사하면서 정치하겠다는 사람이 생겨날 거라고 믿는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마지막 모습이 아름다운 대통령이 될 것이다. 부정부패 없고 솔선수범하고. 국민이 남편의 핵심적인 부분을 봐주면 좋겠다. 이러한 모습을 가진 후보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편이 서울시장에 낙선하고 독일에서 1년 동안 지낼 때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마라톤을 하면서 크게 배운 건 출발점에 다시 서는 용기다. 결과를 알 수 없지만 그래도 해보고 어떻게든 완주해서 돌아오는 거다. 그 과정에서 자만하지 않고 겸손해진다. 정치에 임하는 마음가짐과도 연결된다. 남편은 매번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