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왜 중요한 가
바다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의 저자 호메로스(BC800)는 ‘바다는 만물의 근원(TheOcean who is the source of all)’ 이라고 했다. 왜 바다는 만물의 근원일까? 펄펄 끓는 태양계에서 떨어져 나온 지구가 식으면서 처음 생겨난 곳이 바다였다. 바다에서 생겨난 모든 동식물은 진화되어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지구의 71%는 바다이다.
그에 비해 육지는 29%에 불과하다. 지구(地球)라고 부르지 말고 수구(水球)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물은 우리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전 세계물의 97.2%는 바다에 있다. 산소의 75%도 바다에서 생성된다. 바다는 태양열의 80%를 흡수하여 지구에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바다가 없으면 지구는 뜨거워서 살 수 없다.
50년 후, 세계 인구는 90억이 넘게 되어 식량의 50%이상을 바다에서 얻어야 한다. 그때가 되면 석유도 고갈되어 바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찾아야 한다. 미국의 해양 전략가 마한은 ‘바다는 위대한 고속도로(The Sea is the great highway)’라고 정의 했다. 인류문명은 강에서 시작 하여 바다에서 꽃을 피우게 되었다.
1521년 마젤란이 세계일주 항해를 성공하면서 세상 사람들은 세계의 바다가 하나로 연결되었음을 알았다. 이제 그들은 실크로드를 따라 산 넘고, 강 건너, 사막 길을 따라 물건을 실어 나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사막의 배인 낙타대신 대양으로 나가는 민족이 세계의 부(富)를 움켜쥐게 되었다. 드디어 대항해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바닷길이 돈줄이 되면서 강대국들은 항로 개척에 나라의 운명을 걸었다.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발견하고, 바스코 다가마가 인도양을 발견하면서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세계의 강국이 되었다. 산업혁명에 성공한 영국은 증기기관과 철선으로 세계의 바다를 제패했다. 드디어 팩스 브리타니카(Pax Britanica: 대영제국하의 세계평화)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1·2차 대전을 겪으면서 세계의 바다는 미국이 지배했다. 바다를 지배한 미국이 이제 초강대국으로 등장하면서 미국에 대항할 나라는 없게 된 것이다.
북한의 해양위협
대한민국 해군이 방어해야할 해양위협은 북한과 주변국 그리고 해상 테러다. 그중에서도 당면한 위협은 NLL을 사이에 둔 북한의 해양위협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북한은 많은 국지도발을 감행했다. 1990년 이후 북한이 저지른 총511회의 국지도발 중399회(78%)가 해상도발이다. 1·2차 연평해전, 강릉 동해 잠수함정 침투,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북한해군은 수시로 NLL을 넘어 우리를 괴롭혔다. 북한은 왜 땅과 하늘에서는 조용하고 바다에서 도발을 즐기고 있을까? 그것은 항공기와 지상으로 도발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키지 않고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바다이다. 특히 저들은 수도권서측의 해양도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북한의 해양도발 중 가장 위협이 되는 요소는 잠수함에 의한 도발이다. 북한은 이제 눈에 보이는 수상전에서는 우리에게 게임이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보이지 않는 잠수함 공격을 택한 것이다. 천안함 폭침이 가장 좋은 예다. 북한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70여척의 잠수함을 은밀 침투시켜 아(我) 수상함을 공격함은 물론, 후방지역의 원자력발전소등 산업시설을 파괴하려 할 것이다.
중국의 서해위협과 이어도
우리와 바다를 함께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 2위의 해양강국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취역한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호는 대한민국의 해양안보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은 랴오닝 항모에 이어 2020년 까지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재래식 항모 2척을 보유하고 2025년 까지 핵 항모를 건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의 서해가 수도권 안보에 중요하듯이 중국의 황해도 중국경제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 이른바 G2국가로 성장한 중국 경제는 이제 세계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되었다. 중국 경제는 해안도시를 배경으로 급성장했다. 청도·대련·상해·광주·북경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무역의 중심이 되었고, 수출과 함께 원자재를 실어 날라야 했다. 중국 수출입의 90%이상은 서해로 통한다. 서해가 안전하지 못하면 중국은 망한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천안함 폭침이후 미국 항공모함의 서해 진입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것이다.
중국은 항공모함을 보유하게 되면서 서해를 자기네 바다인 양 헤집고 다닐 것이다. 한중간에 아직 체결되지 않은 EEZ경계선과 이어도 관할해역 문제는 아직도 양국 간의 뜨거운 감자다. 중국 어선들은 든든한 중국 항모를 뒤로 보면서 서해 어족자원을 싹쓸이 할 것이다. 중국은 또 이어도 관할 해역을 중국 것이라고 우기면서 한국해군을 위협할 것이다.
중국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70여척의 잠수함은 심각한 위협이다. 중국은 재래식 잠수함뿐만 아니라 핵무기 탑재 전략잠수함까지 보유하고 있다. 저들은 100척의 잠수함 운용을 목표로 잠수함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과 해양 위협
일본은 정치적으로 불안하거나 국론이 결집되지 않을 때 독도를 걸고넘어진다. 그러면서 저들은 독도는 일본 땅이라며 함께 뭉친다. 특히 군국주의를 지향하는 아베 정권은 독도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독도를 소유하면 주변 200해리가 배타적 경제 수역 화되어 무진장한 해저 자원과 어류를 획득할 수 있다. 문제는 독도를 방어할 대한민국 해군력이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일본은 이미 독도 분쟁에 대비해 마이즈르 지역 함대에 최첨단 전력인 헬기항모·이지스함·최신 잠수함을 배치 완료했다. 일본은 2020년 까지 기존의 ‘휴가’와 ‘이세’(1만 3000천톤급. 헬기 11대 탑재)항모보다 훨씬 큰 22DDH(1만9500톤급.헬기14대 탑재)를 건조할 예정이다. 일본의 헬기 항모는 필요시 전투기 항모(수직 이착륙기 탑재)로 사용가능하다.
일본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잠수함 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기존의 잠수함16척 체제에서 18척으로 증강하였으며 22척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재래식 잠수함은 4천 톤급의 대형잠수함으로 핵잠수함과 맞먹는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 주변국의 증강하는 잠수함 전력에 비해 대한민국 잠수함 12척(209급 9척, 214급 3척)은 숫자 면에서나 성능 면에서 초라하기만 하다.
대양에서의 해양위협과 청해부대
바다가 인류에게 주는 가장 큰 축복은 물류의 이송에 있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바다를 지배한 자는 세계경제를 지배해 부국이 되었다. 마한의 해양 전략 이론을 실천한 미 해군은 현재 세계의 바다를 주름잡고 있다. 그러나 이제 미국도 넓은 바다를 미국만의 힘으로다 지켜낼 수 없다. 대한민국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범세계적인 해양안보에 참여할 수 있는 해군력을 유지해야한다.
지금 열하의 바다에서 묵묵히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청해부대가 범세계적 해양안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양에서 단독으로 우리의 상선을 보호하지는 못할지언정 미국이 주도하는 범세계적인 해양테러 방지를 위한 해양안보에 동참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바다는 수평선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바다의 61%는 공해(公海)다. 공해는 임자 없는 바다이다. 공해는 사용하는 나라의 바다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대양으로 나아가(Leading the Ocean and Beyond)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에 바닷길이 막히면 경제는 마비된다. 그러나 그 뱃길은 누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국제해양질서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한민국 수출입의 99.8%가 바다로 통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뱃길이 우리의 생명선이며 돈길임을 잊어선 안 된다.
대한민국 해군력 건설방향
대한민국 해군의 당면과제는 북한해군의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주변국 해군력(중·일)에 대한 억지와 대양에서 국익을 보호하기위해 청해부대와 같은 대양해군력도 증강해야 한다. 즉 대한민국 해군은 연안과 대양을 함께 보호할 수 있는 균형해군을 유지해야한다. 연안을 지키는 해역함대와 독도와 이어도, 청해부대까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원해 해군력을 키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해군은 수상함·잠수함·상륙함·해상초계기 등이 입체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한국 해군의 발전목표는 기동함대를 보유하는데 있다. 2030년 까지 3~4개 기동전단을 보유해야 기동함대를 유지할 수 있다. 1개 기동전단은 이지스함 2척·구축함 4척·잠수함·해상초계기로 구성된다.
수상 전력의 핵심은 이지스함의 추가 확보다. 현재 3척의 이지스함에 부가하여 3척의 추가 이지스함이 필요하다. KDX1.11급 구축함도 현재 9척에서 18척으로 증강해야한다. 이지스함을 포함해 구축함이 총 24척 체제가 유지돼야한다. 그래야 연안과 대양에서 작전이 가능하다. 한국해군의 잠수함 전력 확보는 시급한 과제다. 현재의 209급 9척, 214급 9척(계획)은 주변국에 비해 심각하게 열세하다.
여단 급 상륙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독도함 급의 대형 상륙수송함도 추가 건조가 요구된다. 2015년 이면 제주 해군기지가 완성된다. 기동전단과 제주 해군기지가 계획대로 추진되어야 대한민국의 해군은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연안과 대양에서 작전이 가능하다.
맺는 말
강한 해군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와 국민의 성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해군력 건설을 위한 예산과 인원의 확보가 증강돼야 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의 안보위협이 바다에서 발생했는데 해군예산은 국방비 대비 17%로 변함이 없다. 인력도 4만 여명으로 동결이다.
강한 해군력건설을 위해서는 해군예산20%, 인력5만 여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국방예산의 증액이 불가피 하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 강한 해군력 건설을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노력해야 할 때다.(konas) 출처: 월간충호
윤 연 (예, 해군중장,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