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차창밖 들녘은 텅비어 스산함이 감돌고 길가 가로수는 허한마음들 달래기라도 한듯 힘모아 일제히
소진하듯 기지개를 켜며 가을색을 뿜어올린다. 해거름도 아니건만 기러기는 북쪽하늘로 향해 ㄱ자로 날고
농부의 볏짚 모우는 손놀림에 멀리 잊고 산 그리움이 몽개몽개 피어오르는 짚단 태우는 연기처럼 푸른하늘
로 솟구쳐오른다. 가을은 8월 그 혼잡스럽던 계곡물속으로 빠져든다. 머물고 싶어도 붙잡고 싶어도 한잎
한잎 떨어지는 秋葉을 무슨수로든 잡을수는 없다. 2004년 11월7일 52명의 산객들은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담양과 순창에 속한 강천산(광덕산 포함)으로 진한 가을산행을 떠났다.
새벽에 김해집을 나선 김종길 아우는 8시10분경 전화를 걸어 다급하게 함안 산인 깃점인데 단풍구경 인파로
차가 한바퀴도 굴려가지 않는단다. 올때까지 양해를 구해놓고 있을테니 천천히 여유있게 오라하고 수원에서
교육중인 김사무관은 전날 광주로 내려와 1박하고 벌써 광주를 떠나 순창 강천사 주차장으로 출발한다는
전화가 왔다. 산청을 지날 무렵 장대하고도 장쾌한 지리줄기의 능선은 완연한 겨울로 가는 갈색이다.
솜털보다 더 흰 억새는 불어오는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사방으로 깃털을 뿌리며 새 생명의 터를 잡는다.
2시간 30여분을 달려 강천산 입구에 도착하니 2차선 지방도엔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차 만추단풍 나들이를
실감나게 한다. 어차피 걷기위해 온것 모두들 차에서 내려 산행들머리를 찾아 떠나지만 무려 3km의 거리.
북새통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던지 어깨와 어깨가 맞닿아 오늘 산행은 예상보다는 많은 시간이 소요
될것같아 현수교(구름다리)쪽을 과감히 포기하고(수많은 인파로 많은 시간소요)대신 좌측 광덕산쪽을 선택
오르기 시작했다. 이곳도 계곡외는 정상부근은 갈색으로 변해 어느새 산마루는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을
준비에 스산하다. 그래 이제부터 저 나무들은 쉴 준비를 하는거야? 이런 9-12시간씩 타던 정간길 산행을
과신하여 우습게본 산행은 한땀 야무지게 쏟아내더니 다리마져 제법 아프다. 휴식도 별 없이 내달린 탓이다.
그래서 산은 낮은산이던 고봉이던 얕잡아 보다가는 큰코 다친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생각케한다. 산세는
그렇게 웅장하지는 않지만 491봉에서 광덕산 그리고 금성산성이 있는 산성산까지는 능선의 묘미를 고루
갖춘 산세다. 산성은 역사의 현장답게 그 날의 함성이 바람결에 미세음으로 들리고 멀리 담양호가 희뿌연
개스에 눌러있다. 성락바위를 거쳐 하산길은 철계단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철계단을 몸서리치도록 무서워
하는 여성회원님 덕택에 산객들은 숨을 잠시 고르고 강천댐에 내려서니 빠알간 단풍나무가 가을노래를
부르며 춤을추고 있다. 현수교에는 아직도 사람들의 곡예가 계속되고 다시 시작되는 사람과 사람들과의
긴 행렬은 떠나는 가을의 미련마냥 길게 늘어서 있다.
일찌기 강천산(571.9m)을 천봉만학이 빚어낸 절경지라 했다. 西로 산성산(603m) 南으로 광덕산(578m)
과 "ㄷ"자 형태로 산줄기가 이어진다. 산성산에서 북바위까지의 능선길에 쌓은 금성산성은 천혜의 요새
다운 자태가 돋보인다. (사진참조)천봉만학의 절묘한 산수미를 대변하듯 병풍바위(인공폭포 존재) 장군바위.
어미바위.용소.북바위.시루봉등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명소가 즐비하다. 절경을 이룬 골짜기 절벽사이로
76m의 현수교(구름다리)가 설치되어 있고 협곡을 막은 인공호수 강천댐이 산중에 있어 시야를 맑게한다.
가는길
(1)광주터미널 1일 9회 운행하는 강천사행 직행버스 이용
(2)전주-강천사 공용버스 1일4회 직행
(3)순창 - 강천사 시외버스 터미널 1시간 간격 직행버스 군내버스 이용
강천산은 군립공원1호로 주차료와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는 400원이다.
산행코스
(1)매표소-병풍바위-강천사-현수교-신선봉왕복 (5.7km). 2시간30분 초보자용
(2)매표소-강천사-비룡폭포입구-연대암터-북바위-운대봉-연대봉-송낙바위-강천 제2호수
(왕복9.6km.중급자용 5시간 소요)
(3)매표소-강천사-신선봉-광덕산-산성동문-연대봉-송낙바위-강천 제2호수-매표소
(11.8km. 고급자용 6시간 소요)
필자는 (3)고급자용을 권장하고싶다.
이제 12월 송년산행을 많이 기대해 주십시요.
8월 혼잡하던 그 계곡물속에 명을 다한 단풍. 그러나 겨울지나면 또 다시 봄은오리니 이제 휴식하라
첫댓글 힘들었지만 멋진산행 이었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어제 단풍,산길 모두 좋았습니다.차 때문에 하산주를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잘 보고 갑니다.
저는 아내하고 현수교 두번 건넌다고 쪼끔 늦게 내려 왔습니다. 회장님 심려를끼쳐 죄송...........음악이 조금 늦게 나옵니다.
행복한 만남 아름다운 단풍산행 동행하지 못한점 아쉬움만 남는구요...그래도 우리에게 다음 산행이 있다는 기쁨에 오늘도 제는 기쁩니다..ㅎㅎ
자연의 멋 이렇게 아름다운 산길 열어 주시는 자연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참석은 못하여도 맘 은 아시지요
암요 옛처자님 아들 수능 끝나면 아름다운 산길에서 다시 만납시다.
늦가을속 단풍산행. 가슴에 추억한장 만들어 내년가을 꺼내 볼랍니더 산행준비하신 회장님이하 회원님들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