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세상
참으로 비겁하고 비겁하더니
끝까지 비겁할 건가
하지만 내 삶에도
한때 뜨거운 칠월과
시 때 없이 흔드는 바람이 있었지요
그러나 난
단 한 번도 쉽게 앉고 얻어지는
그런 장미였던 적은 없었던 걸 압니다
매일 아프도록 불끈 쥔 주먹과
푸른 독기의 당찬 도발이 지조인 것을
아마 장미는 일찍부터 배워
알고 있었던 것인 게다
따라서 늘 너무 외로웠던 그녀는
오래 전의 시간 속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거기
불빛에 조차 가난한 저녁이 보입니다
쓸쓸한 창가가 환하게 빛날 때
다섯 남매를 가슴에 품은 채 어머니는
아직 세상에 돌아오지 않은
낯익은 구둣발을 기다립니다
언제 끓인 것인지 알 수조차 없는
찌게 냄새가 희미해져만 가는 골목을
목 길게 빼고
어머니는 즐곧 누군갈 기다립니다
그 끝에 서 있는 30년 후의
그녀의 딸
잡초도 한 풀 꺾은 칠월의 뙤악볕을
어머니, 당신의 딸은
수십 번 뛰어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공기조차 가르는 그런 그녀의 독기에
오늘엔 바람조차 쉬
건들지 못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다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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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건들지 못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다행이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