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전도 세미나 참 좋다!
영도 남성교회에서 있었던 <사통팔달> 전도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수없이 다닌 전도 세미나, 별다른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영리, 고구마, 진돗개, 아파트, 해피데이, 전도폭발 이름만 들어도 폭발할 것 같은 전도 세미나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정말 전도에 환장한 한국교회입니다. 결국 가보면 거기서거기라는 인식을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배워오는 것은 고작 전도의 방법론적인 문제들입니다. 그러나 진작 전도란 무엇인가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고민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전도해서 교회에 들어온 사람들을 관리하는 양육의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한국교회가 ‘전도’에 열을 올리고, ‘전도세미나’를 쫓아다니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전에도 전도 세미나나 강좌는 있었지만 지금만큼 뜨겁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전도의 열기는 점점 사라지고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패배주의가 교회를 점령해 버린 듯합니다. 아마도 무리하게 시도했던 전도방법들이 한계를 드러낸 시기이기 때문일 겁니다. 이젠 전도세미나에 가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전도대원들을 ‘은혜 받게 하려는 담임목사님들의 꼼수’가 더 강할 것입니다. 오늘 전도세미나 현장에도 여전히 일반 교인들과 부교역자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젠 담임목사님들은 전도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저도 오늘 그런 기대감으로 찾았습니다.
그런데, 첫 시간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울 은현교회의 최은성 목사님은 교회 건축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 했습니다. 교회당 새로 지으면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구닥다리 전도가 아니라 시대를 담는 교회 건축 이야기였습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김영인의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에서도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들었습니다. 윈스턴 처칠도 ‘사람이 건물을 만들지만, 건물은 사람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교회 건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불통이 불가피한 건물이 있는 반면, 어떤 교회는 자연스런 소통을 이끌어내는 공간이 적절하게 배치된 교회가 있습니다. 적지 않는 부분에서 일반교회들이 따라가기 힘든 도전들이 있었지만 교회를 세워가고, 시대를 담아내려는 최은성 목사님의 도전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건축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해빌리지 김동문 목사님의 이야기도 소망을 주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겪었던 애달픈 이야기로부터, 어떻게 지역사회 속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 주었습니다. 목사님 스스로 교회가 자리한 지역 사회를 관찰하고, 고민한 다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사회를 섬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회를 섬기려는 적극적이고 모험적 실험들은 마침내 열매를 맺고 사회 속에서 해빌리지교회 만의 포지션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음악치료사로서 활동을 통해 치유하는 교회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기존 교회의 모습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되 그 교회만의 정체성 있는 교회를 찾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경기제일교회를 담임하시는 강관중 목사님의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파라솔 전도라는 이름을 붙인 차전도법은 지금도 수많은 교회에서 행하는 전도법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교회는 아무리 전도해도 열매가 없습니다. 강관중 목사님은 전도 이전에 전도를 일으키시는 ‘십자가의 은혜’를 ‘확신’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그 차이입니다. 무엇보다 마음을 울린 말씀은 전도는 한 순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관계가 익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심는 대로 거두는 것은 진리입니다. 그런데 교회는 하루 전도 나가 수많은 사람들을 교회로 끄집어 오려고 합니다. 이러한 성급한 마음이 전도를 그르치게 합니다. 한 사람은 소중히 생각하고 충분히 뜸을 들여야 그를 교회로 인도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지막 김태훈 목사님의 강의는 고무적이었습니다. 김태훈 목사님의 강의는 세 번째 인 듯한데, 이번에 가장 강력한 도전을 주었습니다. 25살에 아버지의 교회를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이어받아 죽을 고생을 하여 여기까지 온 분입니다. 김목사님은 시대와 소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언어’를 강조했습니다. 이 시대의 언어를 사용해 전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중고등부를 맡고 있는 저로서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를 배워야 합니다. ‘관종’(관심 받고 싶은 종족)이 무엇인지, ‘노답’(답하기 싫음) ‘꿀잼’(엄청 재미있는) 등의 단어를 알아야 합니다. 카카오톡과 유튜브 등을 충분히 활용해 전도할 수 있다는 ‘쉬운 전도’의 가능성을 심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SNS를 통한 전도법은 혼자서는 불가능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교회가 있어야 하지만, 생각보다 쉽고 간편합니다. 개척교회나 소형교회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전도법이라는 점에서도 역시 고무적이었습니다.
단지 ‘전도’라는 미시적 관점의 한계를 가졌다는 점에서 아쉽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고리타분했던 전도법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외의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했다는 점에서 오늘 전도세미나 강추 합니다. 다음 세미나는 2월 3일(화) 목포의 호남교회에서 있다고 합니다. 강사는 동일합니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어 힘들었지만 강사들의 철저한 준비와 열정이 느껴져 도전도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시간 갖고 왔습니다. 근데 저 세미나, 교인들 보내지 말고, 담임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가십시오. 진짜로~~~
첫댓글 전도! 뒤집으면 도전! 입니다~
2015년 다시 전도에 도전합니다~~
좋은 전도 세미나 다녀온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