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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발령
사장명-제 747호
성명: 노 숙자(盧淑子)
직위: 부장
부서: 미분양 아파트 할인 처분과
상기인을 2009년 0월 0일자로 그 직을 면함.
㈜강남 불패 아파트
대표이사 노 점상(盧漸相)
위 인사발령문이야말로 이 시대의 비극을 가장 극명하게 표상하는 문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간결한 문장이 적힌 저 한 장의 종이쪼가리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세상으로부터의 퇴출을 명하는 가장 무서운 포고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절은 바야흐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누군가의 생계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저 종이쪼가리 한 장을 받아 들고 직장을 떠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제가 오래 전에 자의로 빠져 나온 회사에서도 최근에만도 수십 명의 동료들이 저런 형식의 종이 한 장을 들고 회사를 떠난 모양입니다.
전부 유능한 사람들입니다. 연년이 우수사원 표창도 받고 10년 20년 근속상도 받은 사람들입니다. 전부 고만고만하게 고등학교 대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둔 가장들입니다. 앞날이 창창한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제 다니던 직장을 벗어나 물속 경기마저 나빠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입질 한 번 오지 않는 낚싯대를 바라보며 갯바위에 앉아 시간을 죽일 지경이 됐습니다. 그러나 이것까지는 참을 수가 있습니다. 직장이든 고향이든 머물기가 힘들다면 떠나야겠지요. 떠나기가 쉽지 않으나 남아있기가 떠나기보다 힘들다면 떠날 사람은 떠나야겠지요.
정작 제가 참을 수 없는 사실은 시대의 불운에 순응하는 방식에 있어 대통령과 국민들 사이에 박자가 매우 엇지게 돌아간다는 사실의 발견에 있습니다. 지인들의 비보를 접하면서 다소 엉뚱한 발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놈의 세상이 무척 억울하고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년 20년 30년, 회사로부터 동료들로부터 신망을 받아오던 저들은 초개같이 회사를 위해 후배들을 위해 저들의 직장을 떠나는데 단 일년의 재임기간 만에 허물과 과오가 산처럼 쌓인 대한민국의 지도자란 사람은 여전히 봄비 맞은 댓잎처럼 성성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왠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들은 그 수많은 성과와 실적과 공적을 남기고도 저리 허무하게 자리를 떠나는데, 끝도 없이 시리즈로 이어지는 시행착오에 잘 한 일은 눈을 까뒤집고 살펴봐도 보이지 않고 못한 일은 그믐밤에 눈을 감아도 보름달처럼 훤하게 드러나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단 20%의 지지도만으로도 여전히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부당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불편부당함의 상념에 시달리는 와중에 이번 용산철거민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사건의 개요와 전개과정은 누구보다 더 상세히 보고받았을 테니 제가 굳이 반복할 필요가 없겠지요. 오늘날 선진국이라 이름 붙은 나라에서는 은행에 떼강도가 들어도 헬기를 동원해가며 이토록 무책임하게 무자비하게 제압하지 않습니다. 가능한 그들을 자극하지 않는 쪽으로 설득하고 부득이 하면 그들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면서까지 우선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물론 이 생명의 보호에는 강도의 생명까지 포함되는 것입니다. 이런 문명국에서는 동물원을 빠져나간 짐승을 나포하는 대도 이런 식의 잔인한 공격이 있었다면 빗발치는 비난을 면하지 못합니다. 이번 사건은 분명히 국민을 무찔러야 할 적으로 간주하지 않은 담에야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야만적인 참사였습니다. 이것은 엄연히 공권력에 의한 대국민 테러이며 그 죽음은 당신이 몸서리치게 거부하는 떼법을 척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떼죽음이었습니다.
조폭들에게도 조직을 배반하면 죽인다는 조폭의 법이 있지요. 세상을 향한 불평 한 마디도 법이란 이름으로 사람을 잡아가던 유신헌법도 있었습니다. 조폭은 조폭의 법이 있고, 독재자는 독재자의 법이 있습니다. 이것은 공공의 안녕과 복리와는 상관이 없는 오직 폭력집단과 독재집단을 위한 법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정부의 법과 질서는 나를 반대하면 무조건 조지고 본다는 것입니다. 소위 2MB식 법과 질서의 실체가 얼마나 끔찍한 독재의 독소를 갖고 있는지, 이 법의 집행이 얼마나 무서운 얼굴로 나타나는지를 용산철거민 참사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국민들은 법과 질서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이 정부가 제 입맛에 맞춰 재단해놓은 독재법과 독재질서를 싫어하는 겁니다. 대통령과 국민이 생각하는 법과 질서의 실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불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국민들은 법과 질서를 위해 당신에게 저항하고 당신은 법과 질서를 위해 국민들을 조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주장하는 법과 질서를 위해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물대포를 맞고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가야 합니까?
20%의 지지율,
국민들 중에는 당신을 반대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정작 당신은 당신에게 반대하는 국민을 무찔러야 할 적으로 간주하고 있으니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국민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야, 얼마나 더 많은 국민들이 불에 굽혀 죽어가야 당신의 법과 질서는 완성되는 겁니까?
정작 모진 것은 세상의 인심입니다. 서울 대공원에 시베리아산 호랑이도 우리 속에 들어 앉아 숨을 죽이고 있다는 소문이 들릴 만큼 세상이 무서워져서 그럴까요. 참여정부 때 그토록 대통령 물러가란 소리 남발하던 사람들이 그새 비겁해질 대로 비겁해져서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져서 예쁜 꽃자리 찾아 가는 벌 나비처럼 안전한 자리 찾아 고운 소리만 골라 내놓고 있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생목숨 여섯이 화마 속에 죽어갔는데도 대한민국의 순진무구한 학자, 문장가, 종교인들은 겨우 대통령에겐 사과를, 경찰책임자에겐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청수씨 물러가라 하던 사람들이 이제 김석기씨 물러나라고 외칩니다. 강부자 내각 고소영 내각이라 험담하던 사람들이 아직도 당신의 인사능력을 믿고 있지 않는 담에야 어떻게 이처럼 지고지순한 목소리를 내 놓을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의 사과가 언제부터 하느님의 계시처럼 귀한 것이었습니까. 이게 어떻게 사과와 사퇴로 해결될 사태입니까? 저는 당신이 조만간 내놓게 될지도 모를 사과조차도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불에 타 죽은 사람의 영혼들에게조차 물타기로 장난치려는 소리로 해석할 것입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한 번 해보세요.
당신이 외국순방 중에 누구에게 암살을 당했는데 국민들이란 사람들이 겨우 해당국의 지도자 되는 이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치안담당자를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수준이라면 당신인들 국민들의 그 순진무구함을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 마당에서는 그 순진무구함마저 저주하고 싶습니다. 그들 억울한 영혼들을 향해 명복을 빈다는 소리마저 다 허망한 소리로 들립니다.
이번 용산철거민 참사에 대한 사과와 사퇴는 누가 요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제 정신 가진 나라의 국민들이라면 그 다음 단계를 요구하는 게 마땅하다고 봅니다. 저로서는 그 다음단계의 요구가 바로 당신이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입니다.
때마침 한나라당 당직자회의에서도 책임자 사태를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헬기를 타고 날아든 특공경찰이 어느 뒷골목을 주름잡는 조폭 행동대원들도 아니고 엄연히 당신이 총지휘하는 정부에서 파견된 공권력인 만큼, 무엇보다 떼법을 엄단하겠다던 당신의 국정운영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참사인 만큼 이번 사태야말로 그 책임의 원류엔 대통령이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책임자로서 사퇴할 의향은 없으신지요.
앞으로 4년이 남았는데 대통령자리를 물러나라니, 그 무슨 대통스런 똥단지 같은 요구를 하느냐 화를 낼 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화 내실 필요 전혀 없습니다. 앞서 예로 들었다시피 정년까지 10년, 20년, 30년 남겨 놓은 사람들도 김장철 배추밭에 배추 뽑히듯이 사정없이 뽑혀나가는 세상이 바로 지금의 세상입니다.
더군다나 그 사람들은 대통령처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평생 먹을 양식거리 준비된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래도 그들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후배들을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한나절 소금 먹은 배추꼴이 되어 세상의 김장거리가 되기 위해 뽑혀나갑니다. 그러니 작금의 세상 풍경에 비쳐볼 때 남은 임기에 대한 미련은 전혀 불평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도 1년은 너무 짧다고요?
고통의 시간은 경우에 따라 하루도 길게 느껴집니다. 신임경찰책임자는 단 며칠 만에 사퇴하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1년에 나라를 저만큼 조져놓았는데, 앞으로 4년, 4배로 나라를 더 조지게 생겼는데, 그 동안 아파도 아프다 말 못하고 더러워도 더럽다 말 못하고 무서워도 무섭다 말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참아온 사람들에겐 이 1년도 참으로 길고 긴 세월이었습니다. 길수록 치부(여기서 말하는 치부는 땅으로 아파트로 주식으로 재산을 모은다는 뜻이 아닙니다)만 드러나고, 길어질수록 과오만 쌓일 자리라면 하루라도 빨리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대통령직에서 물러가란 소리가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천차만별로 다르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것이 사고가 영원무궁 왕조시대에 머무는 유생들에겐 다소 불경스럽게 들리는 망발일지도 모르겠으나, 진화가 유신시대에 멈춰버린 인간들에겐, 그리하여 세월이 막무가내로 흘러도 유신을 제 어미의 자궁속보다 더 그리워하는 인간들에겐 사까닥질 연발로 하다 홧김에 거품 물고 뒤로 자빠져 죽을 소리일지도 모르겠으나, 또 한편으론 재민주권의 이상국가를 향해 진화를 거듭해온 문명국에서는 코미디 프로그램에도 등장하는 하잖은 요구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코미디언이 아닌 저의 요구는 진지한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직,
그만 물러나시는 게 어떻겠는지요?
서브모기지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 수백만에 이르렀지만 그래도 미국이란 나라는 오바마란 대통령을 통해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 같은 사람에게는 차라리 ‘대한민국엔 그런 사람 없다’ 하는 소리는 할 수 있어도 막상 어디 내 놓고 소개하기가 매우 부끄러운 사람이 바로 대통령입니다.
미국은 선거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고 하는 혁명을 이루었고 대한민국은 선거로 역사를 2, 30년 저쪽으로 돌려 놓았습니다. 당연히 이 부끄러움의 진원지는 선거를 잘못한 국민들에게서 찾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홧김에 뽑은 복권이 일등에 당첨 되더라고, 어름한 배가 일본까지 가더라고,
100에 하나쯤은 과가 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를 전혀 저버린 것은 아니었지요. 그러나 복권은 역시 꽝이었고 어름한 배는 일본을 가지 못했습니다.
물론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국밥도 잘 드시고, 기도도 잘 하시고, 호령 한 마디로 전봇대도 뽑으시고, 재산도 일년 전부터 내놓으려 벼르고 계시고, 언제 사야 부자가 되는지 주식에도 밝으시고, 발음이 조금 거칠어서 그렇지 기본 생활영어도 몇 마디 할 줄 아십니다. 그러나 아무리 자랑거리가 궁해도 그렇지 이런 소소한 항목을 들고 어디 가서 우리네 지도자의 자랑거리라 내세우기엔 너무 쪽 팔리는 일 아니겠습니까.
용산철거민 참사에 수많은 사람들이 치를 떠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것은 그들 스스로가 죄인이라는 치욕감에서 비롯된 것일 겁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나를 잡아가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나라의 시민이기보다는 당신의 떠난 나라의 수인으로 사는 것이 더 자유롭다’는 의미일 겁니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아름다운 퇴임식을 가진 대통령이 몇 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 다 접어두고라도 독재의 아버지 이승만은 혁명 시민들의 함성 속에 망명의 퇴임식을 가졌고 유신의 심장은 분노한 부하의 총구 앞에 영결의 퇴임식을 가졌습니다.
당신의 통치방식이 그들 독재자들의 판박이 내지는 아류로 흐르는 한 저의 상상력은 당신의 퇴임식 역시 이들의 비극적인 퇴임보다 한 치도 더 나은 그림을 그릴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번 참사에 생목숨 잃은 사람들 생각하면 당신의 퇴임식이 어떤 모습이 되든 그야 뭐 대수로운 일이겠습니까. 다만 제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당신을 향한 저항의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그 날로 돌아가 흘리게 될 지도 모를 희생의 피일 뿐입니다.
어수선한 불황의 대목 밑에 생떼 같은 목숨 여섯이 무참히 쓰러졌는데 마음 같아선 당신 곁에 닿을 수 있는 한 가까이 다가가, 가능하다면 당신이 근래 자주 찾는 지하벙커까지 쫓아가 손에 잡히는 것 다 들어 던지며 목이 터져라 ‘물러나라’ 외쳐야 마땅한 일이겠으나 변방에 떨어진 몸이 사정 여의치 않아 구호와 격문 대신에 점잖은 호소문으로 대신 하니,
손은 있어도 어느 한 자리 뻗을 데 없는 사람들, 가슴은 있어도 누구 향해 기댈 데 없는 사람들, 더 이상 삶의 의욕 버리기 전에,
천생으로 순하고 어질어 눈물 밖에 모르는 사람들 더 많은 피눈물 흘리기 전에,
피 끓는 젊은이들 더 이상 피 흘리기 전에,
대통령직,
그만 물러나시는 게 어떻겠는지요?
그렇게만 해주면 물가 오르고 장사 안돼 제수상 마련에도 부담스러운 이 불황의 명절에 세상에 이보다 더 큰 범국가적 선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게만 해주면 기도와 눈물조차 믿지 못하는 이 불신의 시대는 끝장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벼랑에 몰린 사람들이 생목숨을 잃는 일도, 국민 된 이의 의무로 징집된 젊은 경찰들이 당신의 방패막이로 이용당하고 자칫하면 목숨까지 바쳐야 하는 비극도 끝장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만 해주면 촛불로 화염병으로 가스통으로 온통 화기가 가득한 거리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다시 돌아가고 하루에도 열댓 번은 장마기의 먹구름이 떠도는 나라에 다시 화창하고 맑은 하늘이 열릴 겁니다.
그렇게만 해주면 한 명의 홍길동을 잡아 놓으니 7명의 홍길동이 다시 나타나 내가 홍길동이다 하고 나타나는 도깨비 같은 세상의 코미디도 끝장을 볼 겁니다.
아, 정말 그렇게만 해주면 후세의 사람들 얼마는 당신을 다른 지도자와는 구별되는 매우 개성 있는 지도자로 기억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알파벳 26자 가운데 A부터 Y까지 25개는 다 엉망이었으나 마지막 Z 하나만은 장엄했노라고, 한글자음 14자 가운데 ㄱ부터 ㅍ까지 13자는 다 의혹투성이였으나 마지막 ㅎ 하나만큼은 명쾌했노라고,
혹 압니까. 어느 어진 시인이 있어 그 꽃은 피어있을 때는 흉했으나 질 때만은 아름다웠노라고 노래해줄지,
혹 또 압니까. 정이 넘쳐 주체 못하는 사람들 중에는 당신의 나빴던 이미지 다 지워진 다음의 먼 훗날 놀러 간 시골마당에서 여름 밤하늘 장엄하게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당신의 용퇴를 칭송하는 사람이 나올 지도…..
그러니,
열명 중에 여섯 명 손가락질 하는 그 자리,
2명 긴가 민가 고개 갸우뚱거리는 가운데 겨우 2명이 주변에 눈치 보며 박수 치는 그자리,
남이 보아 어울리지 않는 그 자리,
스스로 보아도 무거울지 모르는 그 자리,
갈수록 체면만 깎이고 갈수록 자존심만 상하는 그 자리,
환희보다는 비애가 더 많은 그 자리,
평화보다는 불화가 더 많은 그 자리,
영광보다는 치욕이 더 많은 그 자리
되돌아보아 자국자국이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과 분노의 촛불밖에 보이지 않는 그 자리,
그만 이즈음에서 물러나시는 게 어떻겠는지요?
* 제가 보내는 사직서 문안은 아래 <별첨>으로 동봉해드리오니 잘 읽어보시고, 또한 제 사직권고문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어느 쪽으로 나타나는지도 한 번 눈 여겨 보시고 이것이 다수의 열망이라면 그만 도장을 찍는 게 어떻겠는지요?
<별첨>
사직서
수신: 대한민국 국민일동
이름: 이명박
직위: 대통령
상기 본인은 다수 국민들의 진심 어린 권고와 여망에 부응하고자 모월 모일 자로 대통령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재임기간 동안 일어난 모든 대내외적 불상사는 저로 인한 것이오니 벌할 일이 있다면 저를 벌해 주시고 이명박 정부 종사자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들의 한량없는 선처 바랍니다.
모월 모일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