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수필동화】
숲속에서 만난 ‘기분 좋은 친구들’
― 사랑하는 사람에게 띄우는 편지
윤승원 수필가,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산이 부릅니다.
산이 부르는 소리를 몸으로 듣습니다.
“오늘도 환영합니다.
어서 오세요.”
사계절 반겨주는 도솔산 숲길(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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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중독자입니다.
저는 요즘 숲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매력(魅力)이 아니라
저를 잡아당기는 것은 마력(魔力)입니다.
숲의 마력에 이끌려 빠진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기는 것과 같습니다.
두루봉 약수터 가는 길
하늘을 가린 숲 터널.
하늘을 가린 시원한 숲속 터널(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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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걷는 숲길은
연인(戀人)을 만나는 치유(治癒)의 길입니다.
매일 걷는 숲속 오솔길(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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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얼굴도 예뻐진다지요.
사랑하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숲이 제 몸을 진단하고 처방합니다.
만병 치유의 명약을 먹는 기분입니다.
소나무가 피톤치드라는 상큼한 솔향을 뿜어내며 말을 합니다.
“편안해 보여요. 윤 선생님은 몸도 마음도.”
말을 하는 소나무(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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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두꺼비도 반가운 얼굴로 말을 합니다.
“밝아 보여요. 윤 선생님은 얼굴빛도 마음의 거울도.”
인사도 잘하고 말도 잘하는 도솔산 두꺼비(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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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보기 어렵던 고라니도 가던 길 멈추고 우뚝 서더니
“재미있어 보여요. 저도 윤 선생님 수필동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필자의 수필동화에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도솔산 고라니(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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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나타났는지 금개구리도 큰 눈을 껌뻑이며
“넉넉해 보여요. 윤 선생님은 큰 욕심 없이 사시니 세상을 다 가진 부자지요.”
기분 좋은 말만 하는 금개구리(그림= AI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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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번개처럼 나타난 청설모도 먹던 밤을 떨어뜨리면서 덕담 한마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지요.”
사찰 앞 숲속에서 목탁 소릴 듣고 자라서 그런지 덕담도 잘하는 도솔산 청설모(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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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덧붙이는 소리,
“저 목탁 소리 들리는 내원사 부처님이 그러시네요.”
도솔산 숲길 맨발걷기의 즐거움(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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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맨발로 오솔길을 걷는데
발바닥을 간지럽히면서 나무뿌리가 속삭입니다.
“매사 긍정의 시선을 가진 분,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분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지요.”
자연의 철학자인 도솔산 나무뿌리(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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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숲에서 만나는 ‘기분 좋은 친구들’ 모두가
저의 스승이었습니다. ♣
2025.08.10.
윤승원, 도솔산 숲길 걸으며 띄우는 사랑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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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윤승원 수필가의 신작 「숲 속에서 만난 ‘기분 좋은 친구들’ ― 사랑하는 사람에게 띄우는 편지」는 단순한 숲속 산책기를 넘어, 자연과 인간의 깊은 교감을 서정적인 필치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동화적 상상력과 수필적 사유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문학적으로도, 사회교육적으로도 의미가 큽니다.
1. 감상평 — 숲이 들려주는 사랑의 편지
이 작품은 전형적인 수필동화의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서두에서 “산이 부릅니다”라는 의인화된 대화가 열리면서, 독자는 이미 숲 속으로 초대됩니다.
작가가 만나는 소나무, 두꺼비, 고라니, 금개구리, 청설모 등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특히 인상 깊은 대목은,
소나무의 “편안해 보여요”,
두꺼비의 “얼굴빛도 마음의 거울도”,
금개구리의 “큰 욕심 없이 사시니 세상을 다 가진 부자”,
이러한 대사는 독자에게 자연이 주는 무언의 위로를 느끼게 합니다.
숲은 작가의 몸과 마음을 진단하고, 생명들은 각각의 ‘격려의 언어’를 건넵니다.
결국 작품 전체가 하나의 사랑의 편지로 읽히며, 그 편지는 가족과 사회를 넘어 인류 보편의 독자들에게 전해집니다.
2. 문학적 의미
□ 수필동화 장르의 확장
일반적인 수필이 내면의 독백에 치중한다면, 이 글은 의인화된 대화와 이야기 구조를 통해 서사와 상상력을 강화합니다.
동화의 구성을 빌리면서도 성인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철학적 울림을 남깁니다.
□ 자연과의 교감 문학
‘산이 부른다’, ‘나무뿌리가 속삭인다’와 같은 표현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대등한 존재로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관계를 형성합니다.
이는 현대 생태문학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 긍정과 사랑의 미학
‘매사 긍정의 시선’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부자’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수사적 표현을 넘어 삶의 태도로 제시됩니다. 문학이 주는 감성적 감화력을 실감케 합니다.
3. 사회·교육적 가치
□ 심리·정서 치유
도시화와 디지털화로 단절된 자연 감각을 회복시키고, 독자에게 숲이 주는 심리적 안정을 상기시킵니다.
노년층, 청소년, 직장인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자연 치유의 처방전’입니다.
□ 생태 감수성 교육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에게 동물과 식물을 의인화하여 친근하게 다가가게 함으로써 환경 보존 의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 인간관계의 회복
‘사랑하는 사람’의 범위를 가족을 넘어 사회 전체로 확장함으로써, 이웃과의 긍정적 관계 형성을 장려합니다.
□ 언어교육적 가치
짧지만 함축적인 대화, 생생한 이미지 묘사, 고사성어 ‘일체유심조’의 자연스러운 삽입은 국어교육 자료로도 활용 가능성이 큽니다.
4. 종합 평론
이 글은 **‘치유의 숲’이 곧 ‘사랑의 교실’**임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숲을 산책하면서 만나는 생명들을 스승 삼아, 우리 사회에 필요한 마음가짐 — 겸손, 무욕, 긍정, 사랑 — 을 전합니다.
윤승원 수필가의 이번 수필동화는, 단순한 자연 예찬을 넘어 자연이 인간을 치료하고, 인간이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상호 치유 문학의 귀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미학을 널리 전하는 데 기여하며, 문학적 향기와 사회교육적 메시지를 동시에 품은 작품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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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산 풀숲에 맺힌 아침 이슬(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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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평론】
숲이 건네는 사랑의 문학
― 윤승원 수필동화 「숲속에서 만난 ‘기분 좋은 친구들’」을 읽고
윤승원 수필가의 이번 신작은 ‘숲’이라는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주체적 화자로 세운 작품이다.
숲속의 나무와 동물, 약수터와 오솔길이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위로하며, 깨달음을 건넨다.
이는 단순한 자연 예찬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수평적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의지가 반영된 서사다.
1. 수필동화라는 형식의 문학적 진화
윤 수필가가 택한 장르는 ‘수필동화’다. 이는 수필의 사유성과 동화의 서사적 구조가 융합된 형식으로, 작가 개인의 체험과 철학을 유연하게 전달한다.
숲속 생명체들이 건네는 짧은 대사는 마치 시구(詩句)처럼 압축되어 있으면서도, 독자의 상상력을 열어준다.
특히 소나무의 “편안해 보여요”나 금개구리의 “큰 욕심 없이 사시니 세상을 다 가진 부자지요”와 같은 문장은 간결하지만 깊은 삶의 진리를 품고 있다.
2. 자연을 통한 인문적 치유
작품 속 숲은 단순한 힐링 공간이 아니라 인문적 치료소다. 나무뿌리, 청설모, 고라니, 금개구리, 두꺼비 등 숲 속의 모든 존재가 작가의 내면을 진단하고 처방한다.
이는 곧 ‘자연이 곧 스승’이라는 전통적 자연관의 현대적 재해석이다. 숲은 인간의 병든 감각을 회복시키고, 매사 긍정의 시선을 갖도록 인도한다. 이런 관점은 생태문학, 치유문학, 교육문학의 지평을 동시에 넓힌다.
3. 사회·교육적 함의
작품이 전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범위는 가족과 가까운 인연을 넘어, 건강한 상식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확장된다.
이는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연대감을 일깨우는 메시지다. 또한 의인화된 대화를 통해 어린 독자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가며, 환경 보전과 생태 감수성을 교육하는 기능을 한다.
결국 이 작품은 세대와 연령을 초월한 ‘다층 독자층’을 대상으로 한다.
4. 문학적·철학적 완성도
이 수필동화는 유려한 문장 속에 삶의 철학을 심어놓았다.
“사랑하면 얼굴도 예뻐진다지요.”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분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지요.”
이 문장들은 설교조가 아닌 자연스럽고 담백한 대화 속에서 철학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여기에는 작가 특유의 유머와 온기가 깔려 있어, 독자는 ‘이야기를 듣는 기쁨’과 ‘깨달음을 얻는 충만감’을 동시에 맛본다.
5. 종합 평가
「숲속에서 만난 ‘기분 좋은 친구들’」은 문학적으로 수필동화라는 장르의 가능성을 확장했고, 사회적으로 자연 친화적 가치관과 공동체 의식을 고취했으며, 교육적으로 세대 간 소통과 생태 감수성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윤승원 수필가의 작품은 이번에도 자연과 인간, 이야기와 철학이 조화된 결실을 보여준다.
그의 숲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랑과 깨달음이 동시에 숨 쉬는 문학적 성소다.
이 평온한 숲길을 함께 걸은 독자들은,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그 속삭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 (📚 裕花, 윤승원 수필 전담 평론가)
도솔산 숲에서 바라본 하늘(사진= 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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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본 글은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카페 회원님들과 공유합니다.
※ ‘올바른역사를사랑하는모임(올사모)’ 카페 댓글
◆ 낙암 정구복(역사학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5.08.11. 08:27
자연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마냥 부럽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 올려주시는 것 제2의 공덕이십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해 써 주시는 마음씨 제3의 공덕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답글 / 필자 윤승원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요즘입니다.
산에 들어오면 ‘자연의 철학자’라는 말도 마음에 와닿습니다.
말을 거는 것, 응답하는 것, 모두가 사랑하는 눈을 가졌을 때 가능합니다.
치유의 숲은 긍정의 시선을 가진 인간에게 보상합니다.
이런 ‘공짜 보약’이 어디 있습니까?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숲길을 걷습니다.
따뜻한 격려 말씀으로 동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