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바닥에서 힘껏 배워야 좋은 솜씨를 익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이것이 첫 번째 조언이다. 젊어서 바닥을 모르면 커서 발을 디딜 곳을 찾기 어렵다. 바닥이 좋아서가 아니라 바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딛고 일어날 곳이 있어야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딛고 일어날 바탕이 바로 바닥이다. 부드럽고 좋은 선배나 상사를 만나는 것은 직장생활 최고의 행운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일을 처음 시작하는 부족한 사람이 처음부터 잘해서 칭찬을 받기는 어려운 것이다. 일을 배울 때 가혹하게 배우면 오래 남아 잊지 않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두 번 째는 많이 웃는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자기를 지탱하게 하고 계속 나아가게 하는 것은 ‘지금은 지나가는 것이다. 지금을 느끼고 지금을 즐기고 지금 배워라’는 자기 약속일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웃을 수 있다. 웃음이 많은 하루가 좋은 하루다. 웃음은 마음을 살려 준다, 마음이 살아나면 다시 인생이 붉어진다. 붉은 마음은 전진하게 하고, 이윽고 자신이 바라던 세계로 나아가게 한다. 그러므로 박봉에 얼굴을 찌푸리지 마라. 돈 받고 일을 배우는 것이니 즐겁지 아니하냐. 언젠가 그 일을 아주 잘하게 되면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게 될 것이다. 브랜드란 곧 돈의 크기를 결정한다. 잘하면 많이 받게 되어 있다. 이것이 지식 사회의 기본 경기 규칙이다.
세 번 째는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도록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책을 읽다 오래전 어떤 선승이 지었다는 짧은 시를 보게 되었다. 봄이 몰려오는 시절이라 그런지 마음 속에 들어와 나가지 않는다.
종일토록 봄을 찾아 나섰지만
봄은 보이지 않고
신발이 다 닳도록
고개마루 구름 사이를 휘돌았다네.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매화를 휘어잡고 향기 맡으니
봄이 가지 끝에 머문 지 이미 오래 되었네.
나 역시 인생의 봄을 찾아 헤맸다. 봄은 겨울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겨우내 잘 준비해 두었다 봄이 되면 일시에 활짝 피어난다. 그래서 마치 하루 밤 사이에 만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 하나의 확신을 가지고 있다. 누구든 일생에 한 번은 제 꽃을 피우게 마련이다. 겨우내 잘 준비한 사람은 봄이 오면 마치 하루 밤에 만개하듯 눈부시게 꽃을 터뜨린다. 그러나 자신을 잘 준비해 두지 못한 가지는 봄이 와도 피기 전에 시들고 만다. 봄은 준비된 꽃망울들만을 위해 자연스럽게 주어진 기회일 뿐이다.
* 제목의 구본형 선생님 칼럼을 좋아하는 부분만 요약해서 갖고 왔다. 전체 본문은 역시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내 가슴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선생님의 매력적인 글 솜씨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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