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병동 침대 위에 소금 한 알 누워있다
땡볕과 모진 해풍에 온몸을 내어준 채
한평생 바닥 뒹굴다 알갱이로 남아있는,
풍랑에 휩쓸리고 암초에 부딪혀도
식솔들 떠올리며 굽은 등 곧추세우고
늑골에 감추어 놓은 하얀 꽃 밀어 올리던,
밀물따라 차오르던 비릿한 인고의 맛
짭쪼름하고 씁쓰름하고 맵싸한 것이 생이라며
저무는 노을을 보며 굳은 몸 말리는 아버지,
대파 쥐던 단단한 팔에 링거줄을 매단 채
말기 암 침상에서 뒤척이는 나의 소금
눈부신 바다 냄새가 환하게 피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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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 피는 소리 / 김나비
이희국
추천 1
조회 30
23.09.29 06:4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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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버지는 나의 소금이었다,
참, 진하고 아름다운 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아버지가 몹시 그리운 날입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