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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도시
1. 도시, 어떤 곳인가?
도시는 촌락 혹은 전원적 집락에 대비되는 거주의 한 가지 형태를 이루며, 지표면의 일부를 점하고 있는 지리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ㆍ경제적ㆍ정치적 활동의 중심이 되는 장소를 말하며, 한정된 공간 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정교하게 짜인 사회제도 속에서 바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거대하고 복잡한 유기체와 같은 삶의 현장이다. 그곳은 주거 및 위락활동, 경제활동 그리고 문화와 예술 등 각종 행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산업사회의 상징인 각종 물질들이 넘쳐나며, 그것들을 생산․유통․소비하기 위한 각종 시설물들의 복합체인 거대한 인공 환경이 지배하고 있다.
도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도시를 이해하는 훌륭한 출발점이면서도 우둔한 질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도시 지역과 비도시 지역을 분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 서식처로서 도시는 오랜 시간 인류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오고 있으며 도시 거주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선진 산업국가에서는 이미 절대 다수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너무나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도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도시를 이해하는데 있어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도시와 촌락이 개념적으로 대칭되는 것이 분명하다.
도시에 대한 정의는 관점이나 연구 분야에 따라 다양하므로 도시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가장 일반적으로 논의되는 도시에 관한 정의를 인구ㆍ시설적 측면, 사회문화적 측면, 그리고 기능적 측면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도시는 일반적으로 인구규모와 기능에 기초하여 촌락과 대비되는 공간으로 볼 수 있는데 법적으로 규정한 행정시도 인구규모와 기능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규정상의 도시이다.
그러나 인구규모를 이용하여 도시와 비도시를 구분하는 것은 각 나라마다 다른 기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라고 하는 실체를 파악하기보다는 오히려 통계를 위한 구분이라고 볼 수 있다. 보다 실제적으로 도시는 1차 산업의 종사인구에 비해 2차ㆍ3차 산업의 종사인구의 비율이 높은 곳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이러한 생산 활동을 위한 기반시설과 도시민의 생활을 위한 시설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 지역으로 건물군과 도로, 상하수도, 기타 물리적 여러 시설이 집적된 지역이고 정비된 공간으로, 도시 경관적 측면에서 도시를 구분하고 규정하는 뚜렷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도시성을 나타내는 기준으로 생활양식을 지적하는 경우 인구, 인구밀도, 인구의 이질성이 그 핵심요소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시민들이나 지역 내 이익집단은 강한 이질성과 개별성을 띠며 지역 내 활동은 세분되고 전문화되어 있으며 도시의 인간관계는 일차적이기 보다 이차적 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도시는 작던 크던 정치, 행정, 문화 활동의 공간적 초점이 되며 재화의 교환과 서비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한자어 都市는 그 자체가 도시의 기능적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都는 왕과 문무백관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市는 시장을 뜻한다. 이것만큼 도시의 기능적 특선을 말해주는 단어는 없다. 참여하는 시민이라는 라틴어 civics에서 유래한 city역시 정치권력과 자유를 가진 공간으로서 지반사회에 대비되는 도시 사회를 표현하고 있다.
도시는 주위 지역에 재화(財貨)와 용역(用役)을 제공하는 중추적 기능과 도시 자체의 필요성에 의하여 유지되며, 물질적 형태 및 문화적 ·정신적인 면의 충족을 도모하면서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 ·발전하고 있다. 도시의 기원은 불명확하고 유적의 대부분은 파괴되었거나, 인류의 역사 아래 묻혀 있고 도시의 모습도 시대와 공간에 따라 상이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도시의 등장은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하였으며 인류 발달의 대전환기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1) 문화로서의 도시(city as culture)
오늘날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이러한 현상은 지속화되고 있다. 도시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삶의 관계를 맺고 다양한 문화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도시의 이런 특징은 도시의 태생 이래 계속되어 온 것이지만 특별히 중세 읍과 근대산업도시의 발달에서 두드러지고 오늘날의 도시는 도시 그 자체로서도 후기 근대사회의 문화 전체를 표상하는 ‘문화의 양식’이 되고 있다. 그럼으로 도시를 문화로 간주하는 것은 도시론에서 가장 오래된 시각이다. 특히 근대도시의 등장이 농촌의 공동체적 삶의 관계나 방식의 해체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던 만큼 근대도시에 담긴 새로운 인간관계, 생활, 조직, 이념 등에 주목하면서 도시를 이해하고자 했던 것은 고전이론가들의 보편적 접근 방식이었다. 도시를 공동체적 변화의 장으로 본 퇴니스(Tönnis), 무기적 연대에서 유기적 연대로의 이행이 전개되는 장으로 본 뒤르껭(Durkheim), 전통적인 의지에서 합리적인 의지로의 전환이 생성된 장으로 인식한 베버(Weber), 노동분업을 통해 살아가는 과정에서 화폐에 의한 개인들간의 보이지 않는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추상적 기능의 장소라고 한 짐멜(Simmel), 봉건주의적 생산양식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으로의 변동이 완결된 장으로 보았던 마르크스(K. Marx),등은 모두 인간관계, 조직, 체제의 관점에서 도시를 규정하고자 하여 공통적으로 도시에 대한 문화론적 이해에 기초하고 있다.
문화로서 도시를 이해하는 것은 도시생태학의 등장에 의해 더욱 정교화 되었다.
시카고 대학 루이스 워스(L. Wirth, 1938)는 그의 저서 ⌜생활양식으로서 도시성⌟에서 도시성을 (urbanism)을 근대도시의 속성으로 규정하였다. 워스(L. Wirth)에 의하면 도시는 사회적으로 이질적(heterogeneous)인 개체들이 비교적 많이 (large), 조밀하게(dense) 그리고 영속적으로 정주하는 정주지로 정의된다. Wirth의 정의에 있어서 핵심적인 항목, 즉 큰 규모, 높은 밀도, 사회적 이질성 등은 지역사회의 인구와 관련되며 도시적 생활양식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그는 도시를 생태학적으로 규정하였으며 그러한 생태학적 특성들은 독특한 사회 조직상의 결과와 사회 심리학적 결과를 산출한다고 하여 사회심리학적 측면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즉 그에 따르면 도시는 인구 규모, 밀도, 이질성이 높아질수록 도시의 삶은 이차적이고, 익명적이며, 아노미적인 것으로 변질되어 독특한 문화적 내용을 가지게 된다.
짐멜이나 워스는 근대도시의 생활양식과 도시인의 인성(urban personality)과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도시를 문화론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를 한 학자라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초기 근대도시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전사회적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현대도시에 적용하기에는 그 유효성에 제한이 따른다.
근대도시가 도시영역에 산업 활동이 집중되는 문화적 특징을 가졌다면 현대도시는 탈산업화 혹은 탈공업화의 탈 근대적 사회변동이 전개되는 장으로의 문화적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기술과 지식 집약적인 생산 방식과 아울러 첨단 자비와 방식으로 고도화된 소비, 미학성이 심화된 도시의 물적 경관들, 그리고 사회적 정치적 가치의 파편화 등의 현상들이 두드러진 현대도시는 그 자체로 현대적 혹은 탈현대적인 문화와 담론을 끊임없이 생성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도시의 문화적 양상은 근대성의 내면적 기반 위에 새로운 문화적 의미, 논리, 형식, 힘 등이 도시사회 전체로 녹아들어간 결과로 볼 수 있다. 현대도시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도시를 설명하는 관점과 중심점이 변하고 있다. 근대도시론이 근대도시 형성의 생태적 기반과 그 위에 구축된 근대자본주의적 사회과정의 공간적 조직화를 설명하는데 주력하였다면 현대도시론은 정보통신을 매개로 하는 유연적 산업활동, 상품소비, 도시공간의 파편화된 장소성, 건물의 미학적/기호적 형태, 일상생활의 경험, 문화적 쟁점을 둘러싼 도시정치, 도시담론의 구조 등을 의미 있게 다루고 있다.(정치경제학적 측면)
2) 생산자로서의 도시(city as a producer)
산업혁명 이후 도시의 산업은 도시의 성장과 변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런던의 사례에서 보듯이 산업발전과 도시발전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산업시설의 발전은 도시로의 인구이동을 가속화시켜, 도시 내에서 산업활동과 이에 따른 인구증가를 가속화시킨다. 도시산업의 질적인 변화가 산업활동에 필요한 원자재의 구성과 상품의 성격을 변화시키며, 도시민의 소득증가와 사회적 기동성 증대에 영향을 준다. 도시인구의 증가는 인근 농촌이역에서 도시로의 채소, 육류, 곡식 등 식량공급의 급속한 증가로 연결되어, 농업의 발전과 도로와 교통수단의 발전을 촉진시킨다. 또한 도시인구의 소득증대는 소비패턴의 변화와 합리적인 사고지향 등의 시민사회발전의 기초가 된다. 이처럼 도시산업의 발전과 도시의 성장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기업과 기업간의 상호 의존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예전처럼 소규모의 단일공장 대신에 다공장(多工場), 다지역(多地域), 다국적(多國籍)기업의 시대이다. 도시의 산업활동도 고전적인 입지요인과 생산요소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단일공장기업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여 비용의 최소화와 수익의 최대화를 추구한다면 다공장, 다국적기업은 계속적인 성장을 목적으로 하여 생산규모를 확장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도시에서 비도시지역으로 확산되며, 효과적인 공간분업을 통해 합리화를 계속 유지한다. 특히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경제현실에서 기업조직 간의 상호의존성과 경쟁은 더욱 커진다. 기업조직은 본사와 공장을 분리시키고 분공장의 경영을 통해 외부지배를 하고 있으며, 상품의 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에 따라 공장을 이전ㆍ확장하면서 대도시의 확장과 중소도시의 빠른 도시화를 주도한다.
3) 물리적 도시(physical city)
물적 도시는 도심에서 주변지역으로 뻗어 나가는 연속적 건조 지역( built-up area)으로 표현되며 문화로서의 도시의 물상(物象)을 반영한다. 흔히 도시의 사회∙ 문화적 특성을 탐색하는 단서로서 도시 관광의 흡인요소가 된다. 반경이 수km 이내에 해당하는 경우에서 수십km 이상 펼쳐져 인접하고 있는 도시역과 접속되기도 하는데 땅 위, 지하, 그리고 빈 공간에서의 활동으로 구성된다.
(1) 도시 형태 (urban form )
도시의 형태는 도시의 윤곽을 말한다. 도시 형태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도시가 입지하게 된 지역의 사회‧ 문화적 특징과 정치적 결정 및 지형 등을 들 수 있다. 요르단의 페트라는 사암층의 곡저를 따라 정교하게 조성된 일련의 취락지가 나타나고 있으며 우르나 바그다드는 하천의 충적지를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으며 한국 도시에서는 특히 방어와 군사적 목적의 성곽 도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성곽의 유형 역시 주변의 지세, 지형에 의해 다양하게 축성되는데. 평탄한 지형에 이루어진 경주의 성곽은 거의 사각형에 가까운 모습이고 주변 산지의 능선을 연결하여 만든 서울의 성곽은 불규칙한 형태를 이룬다. 곳곳의 성곽들은 도시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철거되어 고리 모양으로 둥글게 이어진 도로로 변한 곳이 많으며 이는 대구, 충주, 전주 등지에서 볼 수 있다. 이 밖의 도시에서도 각기 다른 도시의 형태가 요새와 방어 등과 관련되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점차 교통로가 도시의 형태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로 등장하게 되었는데. 우마차 시대, 레일 교통시대, 자동차 교통시대의 도시 형태는 각각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지형적, 정치적 , 경제적, 사회 ‧문화적 상황에 따라 도로망은 매우 다양해지고 그러한 도로망의 형태는 도시의 상징적 경관이 되기도 한다.
(2) 지형(topography)
도시의 입지 혹은 위치 기반인 지형은 일종의 물리적 하부 구조로 작용하여 도시 내의 각 요소들에 영향을 미친다. 주요 간선 도로는 평탄한 지형을 따라 뻗어 나가고 철로 역시 2% 이하의 경사도를 요구하므로 평탄한 지형을 기반으로 건설된다. 해안가 지역은 방파제나 도크를 설치하기 용이한 지역이 우세하게 선정되며 우수관이나 상, 하수도체계는 중력의 이점을 이용하여 설계되어지고 저습지나 범람의 위험이 있는 하천 주변에서는 고도가 있는 곳이 선호된다. 또한 지형적인 장애로 추가 건설비용이 필요한 곳에서는 건축을 기피하게 됨으로써 토지이용이 변경되기도 한다.
(3) 건물(building)
건물은 인간 생존을 위한 거처(shelter)를 제공하므로 물과 음식의 확보 이 후 가장 먼저 구축되어지는 요소이다. 유틸리티와 연결되는 건물의 배치는 도시 순환패턴을 결정짓고, 가로망 패턴과 관련된다. 건물의 용도는 인간 활동의 종류에 따라 주거, 상업, 공업, 공공, 교통 등이 있는데, 건물의 용도는 토지 이용 패턴을 결정한다. 주거용이 도시 건물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데, 주거용은 다시 단독 주택, 연립주택, 아파트 등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건물은 무엇보다 눈에 띄는 요소여서 지역의 문화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획기적 건축공법과 재료의 보편적 공급으로 인하여 건물의 지역적 특징이 미미해져 가고 있어 자연 환경의 차이를 반영한 자재, 설계 등에 의해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적 건물이 도시 내부에 분포하는 경우, 문화적 유산으로서의 관심이 요구되기도 한다.
(4) 구조물(structures)
건물과 같이 공간을 폐쇄하지 않는 물건으로 일정한 설계에 따라 여러 가지 재료를 얽어서 만든다. 다리, 수로, 배수구, 축대, 터널, 저수지 따위이며 도시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준다
(5) 교통(transportation)
사람이나 재화(財貨) 등 유체물(有體物)은 물론 의사(意思)·정보 등 무체물(無體物)의 장소적 이동의 총칭으로 지역적인 확대, 즉 공간적 거리를 극복하는 행위가 교통이다. 교통의 기능은 이와 같은 공간적 거리를 가능한 한 가장 작은 시간적·경제적 손실에 의해 극복하는 데 있으며, 교통수단의 발달·개량은 그 기능의 강화를 가져온다. 교통에 의한 인간이나 재화의 이동은 장소적인 효용(效用)을 창조하므로 경제학상 교통은 생산의 일부라고 간주되어 특히 원활한 진입과 진출을 필요로 하는 토지 이용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그러나 교통체계가 계속해서 추가되어지는 것은 도로에 부담을 주게 되며 철로는 토지를 양분하는 장벽이 되기도 한다. 오늘날 도시 교통은 도시민의 편리함에 기여하는 긍정적 부분과 함께 도로의 설계, 주차설비, 혼잡, 소음, 대기오염 등 극복해야 할 많은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그와 함께 독특한 교통의 방식이 도시의 이미지에 기여하는 경우도 있다.
(6) 유틸리티(utilities)
오늘날 산업도시 대부분의 지하에 매설되어 각 건물이나 구조물과 연결되어 있는 전력선, 통신구, 상하수관, 가스관 등 파이프라인이나, 유도선을 말한다. 유틸리티의 설치에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고 시설의 확장 , 수선 대체에도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러나 유틸리티는 도시 성장을 유보시키기도 하고 개발 방향을 결정하기도 하며 도시 내의 활동이나 집중을 허용하기도 하는 재정적, 물적 고정 투자분이다. 전쟁이나 재해로 파괴된 도시의 가로 패턴이 크게 바뀌지 않고 재건되는 데에는 지하의 유틸리티 파괴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7)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
오픈 스페이스는 도시 경제력이나 건물 규정의 산물로 건축물이 고밀도로 지표를 덮은 도시에 대하여 주로 사용되는 개념이며 공간의 시각적인 개방성과 이용의 자유성의 두 가지 면으로 정의된다.
공간의 개방성은 천공에 직접 도달하는 시야의 넓음(입체각)에 따라서 보이는 것이 가능한 것이며 천공율은 그 지표이다. 시야를 둘러싼 것 가운데 지형이나 수목 등의 자연물은 제외한다. 오픈스페이스는 지붕이 없는 공간인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겔러리아(갤러리)나 아트리움처럼 넓고 지붕이 높은 공간은 충분히 개방적인 것으로서 오픈스페이스의 일종이라고 인식될 수 있다.
공간의 자유성은 불특정 다수가 상시 출입 가능한 것에 따라 확보가능하다. 공원이나 도로, 하천 및 담 허물기 등으로 공적화한 사유지 공간 역시 이 조건을 만족한다.
이상의 것에서 오픈 스페이스의 협의의 정의는 상시 자유로이 불특정 다수가 출입가능하고 공간적으로 개방적인 지표면 혹은 근방의 일정 레벨의 넓이를 가진 장소라고 말할 수 있고 광의로는 출입의 자유는 제한되더라도 과밀한 도시에 대하여 개방적으로 대규모인 사유정원이나 공공시설 혹은 미 이용 용지도 포함한다.
도시에 대하여 오픈 스페이스가 중시되는 이유로 첫째, 심리적으로 둘러싸인 감에 대한 본능적으로 요구되어지는 개방감을 충족시키는 것, 둘째, 식물 등 자연요소를 포함하기 위해 자연 회귀감을 만족시키는 것, 셋째, 불특정자가 자유로이 모이는 것에 따라 도시의 활기와 아이덴티티가 생기는 것, 넷째, 재해·사고시 범퍼로서 기능하는 것, 다섯째, 적절한 배치에 의한 도시경관의 형성에 유효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8) 밀도 (density)
건물로 덮여지는 건폐의 비율로 건물의 높이나 부피, 오픈 스페이스의 양에 따라 좌우된다. 보통 접근성과 기타의 이유에 따른 지가의 차이로 도심과 변두리, 개발지역과 낙후지역 등 밀도 차이에 따른 도시 공간의 분할을 나타낸다. 도시의 밀도는 과밀로 인한 불경제가 나타날 때까지 건물이나 활동의 공간 집중을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9) 기후(local climate)와 관련된 물적 요소
도시가 속한 지역의 기후는 도시의 물적 측면에 여러 가지 영향을 준다. 유틸리티의 설계와 배치, 가로와 건물의 설계, 도시의 식생의 양과 유형, 거주민의 생활양식 등과 깊은 관계를 가진다.
(10) 미적 특질(aesthetic quality)
미에 대한 선호와 개념적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것이 도시의 미적 질에 기여하는가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들이 있다.
그 첫째는 깨끗함이고 둘째는 모양과 크기 그리고 색깔에 있어 조화를 이루지 않는 실외 간판이다. 셋째는 건축물의 아름다움이고 넷째는 오픈 스페이스의 분포와 비중이며 다섯째, 요소는 식생의 피복이다.
(11) 도시 디자인(urban design)
높은 수준의 설계를 물적 요소에 적용함으로써 도시의 미적 질을 높이는 것이 도시의 디자인(urban design)이다. 이에는 간선도로와 넓은 가로, 산책 광장, 기념비적인 광장, 소공원, 정원, 음악당, 전시관, 시각적이면서 공간적인 즐거움을 주는 장소, 가로등이나 공원의자, 버스의 대기 의자, 쓰레기통과 같은 설치물들을 모두 포함한다.
(12) 변화(change)
도시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고정되거나 영원한 물적 요소는 없다.
물적 요소의 수명 역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유틸리티의 배관, 큰 도로, 특별히 설계한 건축물은 수십년 혹은 수백년 지속된다. BC 6세기에 건설된 로마의 하수도 콜로아카 맥시마(Colaca Maxima)나 우르의 신전 지구라트 등은 수천 년 간 보존, 유지되고 있는 건축물이다.
2. 도시 관광
도시 관광을 정의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관광목적지에 의한 규정이다. 관광현상은 공간적으로 볼 때, 관광 송출지에서 관광 목적지로의 이동 그리고 관광 목적지에서의 관광활동, 다시 출발했던 거주지로의 이동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관광 목적지가 도시지역일 때 도시 관광이라 할 수 있다. 도시 관광은 도시지역의 특유의 관광 매력물이 관광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농촌 혹은 촌락관광과 대비된다. 도시 관광의 매력물은 도시의 역사적 상징물이나 도시의 자연 환경 및 인문적 조건과 관련되어 있는데 도시 관광이란 도시자체가 지니는 이러한 도시적 매력 요인이 흡인력을 발휘하여 유발되는 관광이다. 즉 도시 관광이란 도시의 각종 상징물, 편의시설 및 도시 전체 이미지를 관광대상으로 하여 도시민 혹은 외부방문객과 관광산업, 정부, 주민과의 상호작용이 도시 내에서 발생하는 관광현상을 의미한다.(Law, 1993). 20세기 중반 이 후 관광이 보편화되면서 많은 도시 인구가 도시 밖의 자연 경관을 찾아 관광을 하는 자연관광이 우세하였으나 도시는 늘 지역 관광의 결절(node)로서 관광객을 머무르게 하였다. 도시지역은 도시에서의 업무, 회의와 관련된 여행 외에도 편의시설, 문화시설 및 공연, 등 특별한 도시적 관광 대상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머무르도록 한다. 도시가 가지는 관광의 매력물은 공간적, 기능적으로 강한 집중성을 띠며 그 관광현상적 측면에서 특별하다. 도시 환경에서 관광은 몇 가지 점에서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도시 관광객은 도시지역의 이질적인 성격에 관심을 가진다. 도시의 이러한 이질성은 규모, 입지, 기능과 연대 등의 지표에 의하여 구분된다. 다른 두 개의 차원은 제공된 시설들이 아주 다양하다는 사실과 연관된다. 즉 그 시설들의 다기능적인 성격, 그러한 시설들이 전적으로 관광객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범위의 이용자를 위해 만들어지고 소비된다는 사실과 연관된다. 이용자들의 욕구에 맞게 공급해주는 그러한 시설들은 상이한 형태의 도시 범위를 정의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시를 ‘관광도시’, ‘쇼핑도시’, ‘문화도시’, ‘역사도시’로 규정할 수 있고, 이러한 범위가 특정한 도시지역 내에 존재할 수 있다. 대도시들은 숙박체류자이건 당일 관광객이건, 비즈니스 활동, 구매, 문화시설, 스포츠 시설 이용 혹은 친구나 친척을 만나고자 하는 방문객들을 흡인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 산업도시에서 관광 기능으로의 이행은 전혀 새로운 현상만은 아니다.
전 지구가 후기 산업사회로 이행되면서 도시 관광은 도시의 공간 효율성 정치의 결과로 몸살을 앓았던 탈산업화의 극복 수단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 관광 수입 역시 전체 경제에 대한 상대적인 비중은 크지 않았으나 주목해야 할 점은 도시들이 관광산업을 잠재력 있는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생각하기 시작하였으며, 지원해야 할 산업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후기 산업사회 도시 관광의 한 축은 공간의 재구조화와 맞물려 있다. 1960년을 넘어서면서 서서히 한계를 드러낸 포드주의와 케인즈주의는 거시적 경제 조절, 평가절하, 시∙공간적 이전 등 과잉 축적의 해소를 위한 자본가들의 다양한 노력을 끌어내게 되었다. 자본의 주기적 위기로 인한 자본의 재구조화는 공간의 재구조화를 야기 시키고 그 과정에서 구현된 포스트모던 공간은 인간의 주체적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도시 공간 재구조화는 교통비용의 감소와 재화, 인구, 화폐 및 정보의 이동에 대한 공간적 장애가 감소함에 따라 장소의 질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었으며 자본 유치를 위한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이다. 즉 지리적 이동성의 증대에 따라 기존의 도시 경쟁력 지표였던 생상 부문의 신뢰는 감소한 반면 관광산업, 축제 등의 이벤트 등은 새로운 도시 추진력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도시의 공간적 재구조화는 도시 지역을 독특하고 흥미 있는 장소로 만들며, 훨씬 다양성이 공존하는 장소로 변화시키게 된다. 특히 도시를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관광객과 도시민이 많이 찾는 시내 주요 핵심부들이 그 구체적인 외모에 있어 뚜렷하게 변신함에 따라, 관광목적을 위한 도시의 매력성은 더욱 증가되고 있다.
도시 관광의 또 다른 차원은 도시 특유의 기능이 장소 판촉 전략의 주요한 도구가 된다는 점이다. 각 도시들은 그 영역에 내재한 장소적 자산들을 상품화시켜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데, 이때 강력한 마케팅 수단 중의 하나가 도시 관광기능이라 할 수 있다. 즉, 박물관·미술관·테마파크 등의 문화시설, 연극·오페라·발레 등의 공연예술, 회의와 전시산업, 월드컵·올림픽·영화제 등과 같은 이벤트 산업 등 주로 도시에 특화된 관광관련 영역자산들이 관광객과 관광관련 기업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한다.
한 예로 로스앤젤레스시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영화산업의 근원지이자 집적지라는 장소적 이미지와 함께 다양한 영화관련 자료의 참관을 위한 수많은 도시 관광객 및 영화관련 산업의 집적을 이끌고 있다. 또한 인디애나폴리스시는 'Indianapolis 500 자동차경주'뿐만 아니라 스포츠센터와 벨로드롬, 'Hoosier Dome' 등으로 연결되는 스포츠 관련 대공사를 통해 현재는 각종 스포츠 대회가 개최되는 도시로서, 연중 지속되는 각종 스포츠 경기를 구경하기 위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리고 미국 내 스포츠 관련 협회들도 상당수 입지해 있어 'Sport City USA'라 불려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를 중심으로 하여 이러한 도시의 관광 목적지화는 도시 이미지 극대화 정책과 맞물리면서 각 종 축제와 공공 예술 작업으로 본격화되기에 이른다. 영국의 셰필드, 미국의 피츠버그, 디트로이트 등은 탈산업를 겪은 산업도시들이 이 후 시민 지도자들과 계획가들이 도시 재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활동을 추구하고 관광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었던 대표적 도시이며 파리, 피렌체, 밀라노 등은 이미 유명한 문화관광의 중심지이지만 기존의 문화유산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도시 관광의 대상으로는 런던, 파리, 도쿄, 뉴욕, 홍콩, L.A., 시드니 등 복합적인 관광자원과 편의시설을 구비한 대도시와 공연, 문화유산, 생태, 이벤트, 스포츠, 생활양식 등에서 특별한 테마를 가지고 있는 작은 도시가 있다. 그러나 모든 도시가 관광을 통해 성장할 수는 없다는 Inskeep(1991)의 논지를 참고하면 세계적인 대도시(global city)를 제외한 도시에서는 유기적 시스템을 갖춘다면 뚜렷한 테마를 설정하여 보강하는 것이 도시의 관광대상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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