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외세의 침략도 많았고 그 후 오랜 내전으로 인하여 생활이 아주 어렵다.
1달러가 그곳 돈으로 2500리알이다.
그곳 일일 노동자가 하루 받는 삯이 약 3500리알 정도라 하니 국민소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아침에 수영과 헬스를 즐기는 여유를 부리는 반면 나는 룸메이트의 만행(?)으로 잠을 못잤다.
깔깔한 입으로 대충 아침을 먹고 오늘 여행을 시작했다.
오늘은 이나라 사람들의 실생활 모습을 볼 기회가 많다고 한다.
이곳 집의 모습은 2층 누각처럼 생겼다.
아랫부분은 빈공간으로 대개 그물침대가 묶여있다.
집의 가장 중심부엔 왕과 왕비의 사진이 달려있고 집을 받치고 있는 기둥과 전봇대는 사각이다.
그 이유는 뱀이 기어오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란다.
어느곳을 보아도 야자나무와 바나나 나무가 즐비하게 서있다.
승준이는 "저 나무가 많아서 바닷가에 온 것 같아요."한다.
약 30분쯤 가서 비포장길을 달려가니 초라한 초가집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간 곳이 보트피플들이 많이 살고 있는 톤레삽호수.
이 호수는 메콩강에서 흘러온 물로 황토빛의 물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뉴질랜드의 옥색 물빛 호수에 비하면 마치 누런 황토물이 더럽게 보인다.
통통거리는 배를 타고 호수를 거슬러 가는데 주변의 냄새가 지독하다.
베트남 전쟁당시 보트피플들이 이곳에 와서 살다가 다시 돌아가려 했는데
베트남에서는 받아주지 않아서 못 가고 캄보디아에서도 안받아주기 때문에 무국적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생활 모습은 비참 자체이다.
작은 배 위에 집을 지어서 사는데 그저 방 하나, 부엌 그리고 구석에 화장실.
어떤집은 가축도 키우는데 그 배설물과 오물이 모두 그 호수로 버려진다.
또 그 물로 세수도 하고 음식도 만들고 설겆이도 한다.
우리가 간 시간이 아침식사 후라서 설겆이 하는 집들을 많이 보았다.
배 한쪽에서 호수물을 이용하여 설겆이를 하는데 부엌에 걸려있는 냄비들은 아주 반짝반짝하다.
세제가 강한 것인지 수세미의 성능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물이 좋은 것인지.
가다가 학교도 보았다.
배 위에 지어진 학교로 초,중,고가 다 있다.
교실에서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어떤 아이들은 밖을 내다보고 손을 흔들고 있다.
주유소도 있고 식품점도 있다.
그 안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이동수단은 배와 아이들은 다라이 같은것을 타고 이동한다고 한다.
호수 한가운데로 오니 이것은 호수가 아니라 바다다.
멀리 수평선이 보인다.
톤레삽 호수를 나와서 간 곳이 크메르루즈군과의 내전시 희생자의 유골을 모셔둔 사원이다.
사원 중심에 해골탑이 있고 그 안에는 실제의 해골이 산처럼 쌓여있다.
앙상한 뼈들도 산을 이루고 있다.
이 사원은 이들의 혼을 위한 사원인듯하다.
잠시 묵념을 하고 그래도 배는 고파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은 어제 저녁식사를 하던 곳으로 역시 맛난 것이 많았다.
승준이는 어제 저녁부터 준비해간 컵라면으로 해결한다.
라면은 승준이가 먹고 국물은 아줌마들이 돌려가며 아껴서 먹는다.
고추장 볶음도 매끼니마다 인기이다.
오늘도 점심식사후 호텔에 가서 잠시 쉬다 나온다.
일부는 수영을 하고 나처럼 잠을 못 잔 사람은 실컷 잠을 자고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을 나왔다.
오후엔 과일 시장에 들렀다.
과일 시장이라야 노점 서너집이 고작이지만 이곳 특유의 열대과일이 쌓여 있었다.
특히 인기 있었던 과일은 망고스틴이다.
빨갛고 두꺼운 껍질을 벗기면 안에 하얀 마늘처럼 생긴 과일이 나오는데 그 맛은 새콤달콤, 향 또한 죽음이다.
용안이라는 과일은 우리가 붙여준 일명 인건비도 안나오는 과일이다.
겉껍질을 벗기면 안에 하얀 과일이 나오는데 속에 씨가 아몬드만하다.
결과로 먹을 것이 없다. 그런데 맛은 기가 막히다.
망고, 랑부탄, 수박, 두리안, 사과, 파파야....... 잊을 수가 없다.
이번 여행에서 좋았던 점이 쇼핑을 강요하지 않은 것이다.
쇼핑하러 간 곳이 상황버섯을 판매하는 곳이다.
한인 교포가 운영하는 곳으로 이곳에 뽕나무가 많은데 상황버섯도 자연산이란다.
상황물을 먹고 잠시 쉬다 바로 나와서 좀 미안했다.
또 한곳은 그곳 역시 교포가 운영하는 곳인 상점이다.
여러가지 물건이 있었지만 특이한 것은 진주크림과 원석, 수공예품, 가오리 가방이다.
나는 이곳에서 기념 티셔츠 두 벌 샀다. 물론 딸들 것으로.
이제 저녁식사만 마치면 캄보디아를 떠난다.
저녁은 돼지갈비.
한국에서의 그런 돼지갈비가 아니고 진짜 뼈가 많은 갈비이다.
숯불에 구운 고기에 상추, 김치, 열무김치.... 모두가 배불리 먹었다.
식후 시간이 있어서 앙코르왓트 비디오를 보았다.
다시 보아도 웅장한 것이 내가 거길 다녀왔다는게 자랑스러웠다.
캄보디아말로 안녕하세요가 "주물리수~"라고 한다.
또 감사합니다는 '업군', 대단히 감사합니다는 뭘까요?
맞춰보세요. 승준이는 버스를 타고 내릴 때마다 "업군찌란"이라고 했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저는 칭찬을 많이 들었지요.
승준이가 아주 의젓하게 여행을 했거든요.
모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많은 거리를 걸어도 싫단소리 안하고 잘 먹고 잘 싸고.
친절한 가이드와 현지인 Mr.타이 덕분에 잊지못할 캄보디아를 뒤로 하기가 정말 아쉬웠지만
우리를 기다리는 비행기가 있기에 공항으로 갔다.
저녁 7시 15분에 출발하는 작은 비행기가 활주로에 기다리고 있다.
검색대를 통과할 때 나더러 남으라고 한다.
짐을 다 꺼내라고 해서 보여주는데 걸린 것이 서울서 준비해 간 수저셋트였다.
젓가락이 쇠젓가락이어서 무기로 사용할까봐 걸린 것이다.
오케이 해서 무사히 들어갔다.
8시 30분쯤 우리는 베트남 호치민 탄손나트 공항에 도착했다.
이곳은 캄보디아의 조용하고 적막한 것과는 아주 달랐다.
오토바이의 행렬이 자동차의 흐름을 끊어놓고 자동차의 경적 소리 또한 굉장치 않았다.
버스로 10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옴니 사이공 호텔'에 도착했다.
이곳은 별이 다섯개나 달린 호텔이다.
서울 중심부에 있는 호텔과 다를바 없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한국에서 '쥬얼리'란 가수가 왔다고 한다.
호치민에서 열리는 한국 산업 박람회에 초대 되었다고 한다.
그날 호텔에 묵은 한국인 수가 약 150여명이라 한다.
베트남에 근무하시는 황사장님 덕분에 우리는 자유시간을 얻어서 베트남 빈대떡이라 불리는 '반새우'를 먹으러 갔다.
서울의 신림동 순대촌처럼 이곳도 반새우 골목이 있다.
콜밴처럼 생긴 택시 두 대를 불러서 처음보는 베트남의 밤거리를 달렸다.
느낌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반새우의 맛은 찹쌀 누릉지 비슷한 맛에 숙주나물을 넣고 상추로 싸서 소스를 찍어 먹는데 역시 산초향이 난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또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
또 새우구이를 먹었는데 새우 다리가 마치 게다리 같이 생겼다.
껍질을 벗겼어도 살이 아주 많아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다.
베트남 맥주는 타이거 맥주로 톡 쏘는 맛이 강하고 도수도 더 높은것 같다.
한쪽에서 우리가 먹고 있는데도 다른 쪽에서는 점포 문을 닫으려고 분주하다.
벽을 솔로 박박 문지르고 가스렌지를 치우고 우당탕거리며 움직임이 아주 빠르다.
캄보디아와는 정말로 다르다.
우리가 일어나자마자 테이블을 다 치우고 그곳 바닥도 박박 닦아내고 있다.
호텔로 돌아와서 승준이가 투니버스 만화영화를 보다가 잠 들었다.
정말 잠깐 사이에 문화가 대조적인 곳엘 오니 정신이 없다.
캄보디아가 정적이고 움직임이 적고 조용하다면 베트남은 모든것이 그 반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