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암은 제법 규모가 있는 암자다. 또 거기까진 포장이 꽤 가파르지만 무덤덤하다. 암자를 끼고 오른쪽으로 시작하는 오르막길은 얕은 산이지만 밭은 각도로 숨가쁘게 올라야했다. 오름의 끝에 산이 가렸던 하늘이 눈높이가 되면 거기부터 좌회하여 능선을 이어가다 보면 시야가 툭 터지는 전망대가 나와 포토존이 된다. 백석면 방향의 정리된 들판과 시가지가 소리치면 사람들이 쳐다볼 것 같이 가까운 느낌이다. 이제 산행의 오름에 대한 부담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다만 암봉의 능선과 다음 봉우리까지 오르내림이 때론 힘겨울 수도 있다. 식사여부와 컨디션 상태에 따라서 말이다.
제법 거리가 떨어진 임꺽정봉까지 가려다보니 살짝 힘에 부친 상황도 겪게 되었다. 우선 상봉이라는 표지석이 있는 불곡산 정상까지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높이는 전술한 것처럼 이 산 최고봉 470m, 사방이 툭 트였다. 다 바위라 나무가 주변에 없으니 시야를 가리는게 없어 무척 높은 산에 올라 조망을 내려다보는 환희를 느끼게한다. 실로 가성비가 좋은 산이다.
하늘이 파람이 짙어 모든 색이 더욱 선명해진다. 무채색과 유채색, 바위와 산객들의 옷 색깔 모든게 또렷이 뉸애 들어오는 효과가 있다. 이런 날은 누구든 사진 작가가 된다. 하늘을 반만 넣고 찍으면 모든게 그대로 반영된 사물이나 인물과 하늘의 파란색의 반이 나뉘어 사진의 극명한 대비로 포인트의 집중효과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사진이 작품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바로 내려가면 밥먹기 좋은 장소가 있지만 갈 길도 많이 남은 상황이라 아쉽지만 걸음을 재촉한다.
상투봉까지 한 번의 오르내림이 있고 425미터의 중간 봉우리 상투봉을 넘어서면 암벽의 능선이 나오며 전경또한 기막힌 장관이 펼쳐진다. 거기서 쥐모양의 바위가 왼쪽으로 웅크리고 있다.
시간상 점심을 근방에서 맛있게 먹고 마지막 임꺽정봉으로 향한다. 꽤 내려왔었던지 한참을 오르니 물개바위가 한 번씩 타보고 싶게 위치하고 있다.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임꺽정봉의 표지석이 나온다. 445m. 왼편에 거대한 바위가 병풍을 친듯 떡 버티고 섰고 그 뒷편으로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사진에 전망에 양념처럼 맛을 내주며 자리하고 있다.
벤취에 앉아서도 한 컷 그림이 된다. 다시 오던 길로 턴해 내려가다 대교아파트 방향으로 하산하는데 난 여기가 이 산의 압권이요 진수요 최고의 경승이고 진면목이라 느꼈다. 공깃돌 바위가 있고 코끼리 바위도 있었으며 정말 해괴하게도 바위가 악어 가죽 문양으로 생긴데다 하늘로 기어오르는 악어모습의 바위가 기막힌 암봉과 함께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가득한 악어바위도 있었고 복주머니바위도 쿠션바위도 있었으니 비록 금강산의 혹은 가야산이나 관악산의 만물상만큼은 아니지만 백물상의 별호는 받을만하다란 느낌을 받았다.
내려오는 길엔 수직벽의 바위에 말의 등자형상의 고리가 일렬로 박혀 있으며 군에서 관리하는 지역이란 표지판에 출입을 금한 등등을 보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예전 유격훈련장의 느낌이 들었다. 완주의 운암산도 유격훈련장이 있는데 바위산의 공통점이 있다
산은 높지 않으나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매력을 다분히 가져 호감이 가는 기분 좋은 산이라고 말하고 싶다. 진도의 동석산엔 모자르고 강진의 주작과 덕룡에는 부족하며 해남의 달마산에는 미달이지만 홍성의 용봉산도 생각나고 영동의 갈기산도 떠오르고 남해의 응봉과 금산도 겹쳐지며 여하튼 분명 한 번이상은 꼭 가 봄직한 산이라 장담할 수 있는 멋진 산이다.
9~10월은 양주 나리공원에서 천일홍과 핑크뮬리축제도 한다.산악회 덕분에 연계해서 구경하다보니 더 인상에 남은 곳이 되었다. 좋은 산 하나 득템해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