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0. 5. 3(월) 오후 7시 ~ 4일(화) 오후 7시.
기도자 : 이택규 목사 (지평교회) / 조력자 : 정인조 장로 (지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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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이는 양수리의 강은 평화롭습니다.
'삽질을 멈추고 생명의 절규를 들으라!'는 강 어귀의 펼침막이 생뚱맞게 느껴질 정도로
그 너머의 강은 '고요한 평화'를 품고 있습니다.
2층 높이에 위치한 기도처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치 전망좋은 까페에서 고즈넉한 여유를 즐기는 기분까지 들어
4대강의 급박한 현실을 하나님께 고해야 하는 '금식 기도자'의 본분을 잊어버리게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귀로 들리는 일대의 소음은 너무 시끄럽습니다.
끊임없이 들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의 질주하는 소리와 철길을 달리는 기차,
가끔씩은 군용헬기와 모토보트의 소리까지...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운길산에 메아리쳐지고 양수리의 강물이 반사하여
조금의 틈새도 없이 제 귀를 때리고 마음의 평화를 흔들어 댑니다.
그래서 생각해 봅니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이 다가 아니구나...
눈에 보이는 저 아름다운 산과 강은 그저 방문자의 호사로운 한낮을 위해 존재한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잇대어 살아가는 모든 피조물들에게 생명을 공급하느라 끊임없이 흐르고 존재했던 것을..
귀에 들리는 이 세상의 소음들, 문명의 작품들이 쏟아내는 굉음에 마음을 빼앗기기 보다는
그 사이 사이에 들려오는 물오리와 새들의 지저귐, 인근 마을의 강아지와 살아가는 이야기들...
이 세미한 생명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혼을 위해 기도해야 함을...
되도록 기도처에서 눕지 않으려 했습니다.
꼴랑 24시간, 하루의 금식기도로 목사입네... 하는 체면을 세우는 시간들이 되지 않기를...
오직 생명의 강, 생명의 땅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를 감동시키고,
또한 지켜나가는 일꾼으로 세워 주셨음을 깨달아 가는 시간들이 되어지기를 기도해 봅니다.
ps. 금식 기도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용진교회의 장로님 내외분께서 매일 교대 기도시간에 함께 하시고,
정성껏 키우신 상추 한상자씩(정말 꽉꽉 담았습니다.) 전해주십니다.
그분들의 마음이, 잠깐 다녀가는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함께 기도와 실천의 연대하는 마음을 용진땅, 팔당 기도처에 놓고 옵니다.
목사가 기도하러 간다고 하니,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함께 동행해주시고 금식해주신 우리 장로님...
또 여러 사정으로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동행하신 교우분들과 장로님께 참 고마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