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 주차장도 없지만 알아서들 아는 사람만 찾아온다는 원주시내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산정집의 말이고기를 처음 대하는 순간 음식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우를 얇게 펴서 그 위에 미나리 쪽파, 깻잎을 일정한 크기로 썰어서 소고기 위에 올리고 돌돌 말아서 한입에 쏙 들어 갈 수
있는 크기로 6개씩 3줄 한접시가 1인분으로 나오는 말이고기는 미나리의 향긋함과 깻잎의 고소함 그리고 쪽파로 씹는 식감까지
두루 살렸다.
잘 달궈진 오목한 프라이팬에 말이고기를 올리고 살살 돌려가면서 익히는데 붉은 색이 없어지면 먹으라는 사장님의 말과 함께
소스에 찍어 하나를 먹어 보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맛을 듯하다. 밑찬으로 나온 상추겉절이와 고추지, 나박김치,
오이를 살짝 볶아 나온 기본 찬과 말이고기를 함께 먹어도 소고기의 느끼함을 중화시켜주어 더욱 좋다.
말이고기를 하나둘 먹기 시작하면 고기를 구우면서 생긴 야채와 고기에서 배어나오는 육즙이 오목한 프라이팬에 모이는데 여기
에 된장을 풀어 놓은 물과 시래기 호박 두부를 넣고 한소끔 끓이면 이 또한 별미다.
장국에 빠진 말이고기의 맛도 구워먹을 때와 다른 맛을 낸다. 잘 끊은 된장국에 밥을 함께 넣어 말아 먹으면서 절로 입가에 흐뭇
함이 가득 배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