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부인전>은 죽씨의 조상이 큰공을 세웠고 후손들은 재주가 뛰어났으며 절개가 굳어 세상의 칭송을 받았는데, 죽부인 역시 어진 부인으로 바르고 깨끗하게 어려움을 무릅쓰고 절개를 지키며 살아갔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이곡의 <죽부인전>을 놓고도 한 편에서 '竹 기타 잡목을 의인하여 당시 이성관계가 문란했음을 폭로하고 열녀사상을 강조한 교훈성을 시사'함과 같이 교훈성과 함께 현실폭로의 비판정신까지를 추론해 낸다.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도덕적 윤리규범의 문제는 현세적 인간 삶의 질서를 위한 규범으로서 <죽부인전>에서는 창작의도와 철저히 관련하면서 비판의 의식없이 받아들여지고 준수하는 태도를 보이되 인간적 희생이 엿보인다'고 하여 '烈'이라고 하는 순수한 도덕정신과 윤리성에 주제를 집중시키고 있다.(김창룡, '가전문학의 이론')고 평가되고 있다.
죽부인은 대로 엮은 통발 모양의 것으로 남자들에게는 사랑하는 부인 못지 않게 육체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으며 때로는 여자들에게도 정감없는 사대부 집안의 남편을 대신해 육체의 편안함을 제공해 주기도 했다. 남녀 공용으로 사용했던 죽부인은 특히 하루종일 책상머리에 앉아 과거준비에 몰두했던 옛 선비, 官廳에 나가 줄곧 곧은 자세로 다리까지 포개고 하루종일 政務를 보던 사람들, 또한 靑孀이 된 홀어머니의 긴긴밤까지 함께하며 베개머리에 흘러내리는 눈물은 물론, 외로움으로 자아내는 한숨을 함께 하기도 하며 때로는 육중한 몸무게에 짓눌려 몸체가 납작해지는 희생을 강요당했다. 특히 구름 낀 날, 죽부인은 사대부 집안의 종살이하던 사람들을 대신해 더 큰 희생을 강요당하기도 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여름철, 10분을 안아주기는 힘든 노릇이다. 그러나 죽부인은 특히 무더운 여름철, 껴안을수록 편하고 시원했다는 것이 이를 이용했던 어른들의 이야기다. 주로 士大夫 집안의 사람들이 피서, 취침용구로 애용했던 죽부인은 대나무를 잘게 쪼개 길고 둥글게 엮은 베개형으로 품안에 끼고 자거나 또는 다리를 얹고 자면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따라서 <죽부인전>에서 작자는 죽부인을 이상적인 여인상으로 나타내려고 한 것 같다. 먼저 죽씨의 가계를 들어 조상의 훌륭함과 후손의 뛰어남을 말하였는데 이는 고대 소설의 출생의 美化와 성격이 같다고 하겠다. 마지막 단락에서 그는 사신의 입을 빌어 대나무의 성격(지조)을 강조하여 사물 하나하나에 연관성을 지어 조리있게 표현하였다. 이런 가정에서 태어난 죽부인은 당시 유교 사회의 한 표상으로 내세워진 인물로 후세의 많은 열녀전류의 원형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竹夫人'을 찌는 무더운 날에 껴안을수록 시원했던 '또 하나의 부인'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가장 사랑하는 부인(아내)조차도 무더운 여름에 10분이상 안아주기 힘든 것인데 아무리 오랫동안 껴안고 있어도 말(불평)없이 참아주고 시원함을 선사하기까지 하는 '죽부인'이야말로 사랑스럽고 미더운 존재(이상적인 여인)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