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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앤아이 Mon&I 12월호
세계 미술의 중심지역인 뉴욕의 첼시에 위치한 쿠하우스 아트 갤러리에서 알재단 현대 미술 공모 수상자 전시가 지난 10월 개최되었다. 알재단은 한인 사립 문화 재단 중 왕성하게 활동하고 널리 알려진 비영리재단이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알재단의 공모전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미술인들을 독려하고 숨은 인재를 찾기 위해 시작되었는데, 총 4명의 수상자를 선정, 작품 전시를 후원한다. 이번 알재단 미술 공모전 1등 수상자로 한국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안성민씨를 전시 오프닝 장에서 MOM&I에서 만나 보았다.
일찍부터 화가를 꿈꾸다
1971년 서울에서 출생한 안 작가는 일찍 화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선화 예술 중학교와 선화 예술 고등학교에서 그림 그리기의 기본 기술과 감각을 익혔고, 서울 미술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미술 학도로서는 그야말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셈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렸고, 자라면서 그림 그리는 것에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어요. ”라며 환하게 웃는 안작가는 스스로를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는 행운아라 여긴다. 어쩌면 직업에 대한 만족감이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와 온화한 인상을 만들어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년의원인없는고통을통한깨달음
1998년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메릴랜드 미술 대학원을 졸업한 안작가는 1960대 뉴욕에서 꽃을 피운 시각 예술의 한 형식인 미니멀 아트에 푹 빠져 있었다. 하지만 미니멀리즘에 심취해있긴 해도 전통 재료, 전통 철학에 대한 관심을 놓은 적이 없었다. 닥나무 종이를 반복적으로 반으로 접어나가 아주 작은 무수한 사각형을 만들거나, 종이를 한약재로 염색하고 향으로 태워 길쭉하게 만든 후 바구니처럼 엮은 작품 등을 제작하였다. 이 시기 작품들은 외형적으로 서구적이었으나, 철학적으로는 동양사상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미니멀 아트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을 때, 느닷없이 전신이 아프기 작했다.
“10년동안 이유를 알 수 없이 너무 아팠어요. 유학을 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온몸의 관절이 아팠어요.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서 있을 수조차 없을 때도 있었죠.”
그렇게 고통 속에 힘들어 하던 안작가는 2009년, 현각 스님의 법문을 우연히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 “과거나 미래에 살지 말고 오로지 지금 현재를 살라는 말씀이었어요. 수많은 현재가 지금 이 순간도 막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그제야 하게 되었죠. ‘오늘 이만큼 아팠으니까 내일도 이렇게 아프겠지’라며 지레 겁먹고 괴로워만 할 뿐, ‘지금’을 살지 못했던 거죠. 하지만 현각 스님의 법문을 접한 후부터 아주 사소한 일상조차도 행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어요.” 라며 고통의 불평을 감사의 기도로 변하게 한 계기를 설명했다.
뿌리를찾아가던중만난민화
현각 스님의 불교적 세계관에서 더 나아가 동양의 노장 사상이나 선불교 등을 접한 후, 비단 몸과 정신의 치유뿐 아니라 안작가의 작품세계도 큰 변화를 맞았다. 특히 크리초프 카프라가 쓴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은 안작가의 인생관 및 예술관의 폭을 넓히고 토대를 단단히 해주었다.
서양의 미술만을 좇는 한계를 벗어나, 우리의 전통과 뿌리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결심한 안작가는 민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조선 후기 서민 사회에 널리 보급되었던 민화의 정신세계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찾아낸 것이다. 특히 민화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뉴욕 박물관과 한국 문화원에서 한국화를 가르치면서부터였다.
초기 민화를 그릴 때는 과거의 그림을 보고 똑같이 따라 그리기를 반복했다. 따라 그리기는 슬쩍 그림을 감상만 하고 지나칠 때는 알 수 없는 특이한 기술 및 형태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독학으로 민화를 그린 안작가에게 최고의 스승은 조선 후기 민화였다. 어느 정도 기술을 터득하고 그 행태를 알게 되자 안작가는 전통 민화에 현대감을 가미했다. 부케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모란도를 재구성해서 축하와 기원의 의미를 담은 서양식 부케로 변형시켜 보았어요. 색깔은 민화적인 색을 참고했지만 좀 더 부드럽고, 오래 보기에도 부담 없고 깊이 있는 중간색을 주로 사용하죠.”
이렇듯 그녀의 작품은 민화가 바탕이긴 하지만 그걸 새로운 구도로 재해석해 현대적 그림으로 재창조하고 있다. “전통 민화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미감을 찾아내고, 민화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 더 나아가 오늘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 부합하는 아름다움을 추구해 나가고 있어요.”
주변의 소박한 소재를 현대 민화로
민화라는 것이 본래 서민의 생활과 주변 사물들을 그 소재로 삼아 그린 그림이다. 안작가는 이러한 민화의 특징과 재료(한지에 먹, 수간채색)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 그린 마카롱, 컵 케이크, 막대사탕과 같은 주변 소재를 파스텔 톤의 민화로 표현하였다. 딸 하늘이가 세상의 중심처럼 느껴지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의 미감을 한껏 반영한 최근작들은 한국 ‘헬로우 뮤지엄’에서 성황리에 전시되었다. 그리고 현재 쿠하우스아트 갤러리에서 전시중인 ‘Complementary Opposite’라는 작품도 역시,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본 대상의 다양한 형태를 그림으로서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안작가는 뷰파인더 작품에 대해 “사람들이 자기만의 뷰파인더(시각)로 세상을 바라보는데 그 관점이 다 다르다는 것이죠. 그래서 다른 사람의 관점도 인정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나’의 관점이라는 것이 결국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하늘을 세상의 전부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틀을 깨고 나오는 것이 중요해요.”
내년 상반기에 오픈 스튜디오 구상
“앞으로는 전통적 느낌이 많이 남아있는 오브제(소재)와 현대 일상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있는 오브제들을 혼합시킬 예정이에요. 스케일도 커질 것이고 실험적인 설치작업도 구상하고 있어요. 지켜봐 주세요.”
안작가는 전시 오프닝 리셉션에서도 단연 인기작가였다. 요즘도 여전히 요가를 하면서 체력을 단련하고 관리를 한다는 안작가는 바쁜 전시 일정이지만 최대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스케줄과 하루 작업량을 조절하고 있다. 올해 큰 전시를 두 개나 치러 한동안은 새로운 작품 구상에 매진할 예정이라는 안작가는 2014년 상반기에 오픈 스튜디오를 예정 중이다. 그런 그녀의 남다른 앞날을 기대해본다.
글 Mom&I reporter, Sunny Shin
모란모란 모란꽃 화가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안성민 작가
세계 미술의 중심지역인 뉴욕의 첼시에 위치한 쿠하우스 아트 (www.coohausart.com ) 갤러리에서 알재단 현대 미술 공모 수상자 전시가 지난 10월 개최되었다. 이숙녀(72) 회장이 사비를 털어 한인 미술인을 위해 시작한 알재단(Ahlfoundation.org)은 한인 사립 문화 재단 중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널리 알려진 비영리재단이다. 올 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알재단의 공모전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미술인들을 독려하고 숨은 인재를 찾기 위해 시작되었는데, 총 4명의 수상자에게 상금 수여를 하고 첼시에서 그들의 작품 전시를 후원한다. 이번 1등 수상자이며, 한국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안성민(43)씨를 <맘앤아이>가 10월 10일 전시 오프닝에서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형 미술 엘리트 코스 출신
1971년 서울 출생의 안성민 작가는 일찍 화가의 꿈을 꾸기 시작하였다. 선화 예술 중학교와 선화 예술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그림을 그리는 기술과 감을 연습하였고, 서울 미술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미술 학도로써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셈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렸고, 자라면서 그림 그리는 것에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어요. ” 라고 환하게 웃는 안작가는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있는 행운아인 것이다. 어쩌면 스스로 직업에 대한 만족감이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와 온화한 인상을 만들어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년의 원인 없는 고통을 통한 깨닳음
1998년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메릴랜드 미술 대학원을 졸업 한 안작가는 1960대 뉴욕에서 꽃을 피운 시각 예술의 한 형식인 미니멀 아트에 푹 빠진 작가였다. 당시 미니멀리즘에 심취해있긴 하였지만 안작가는 전통 재료, 전통 철학에 대한 관심이 떠난 적이 없다고 한다. 닥나무 종이를 반복적으로 반으로 접어나가 매우 작은 무수한 사각형을 만들거나, 종이를 한약재로 염색하고 향으로 태워 길쭉하게 만든 후 이것을 바구니처럼 엮은 작품 등을 제작하였다. 이 시기 작품들은 외형적으로 서구적이었으나, 철학적으로는 동양사상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안작가가 이렇게 미니멀 아트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을 때, 전신이 아프기 시작했다. “저는 10년동안 이유를 알 수 없는데 너무 아팠어요. 유학을 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온몸의 관절이 다 아팠어요.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서 있을 수 없을 때도 있었어요.” 라고 안작가는 회상한다. 10년을 고통속에 힘들어 하던 안작가는 2009년 현각 스님의 법문을 우연히 듣고 깨닳음을 얻었다고 한다. “과거나 미래에 살지말고 오로지 지금 현재를 살라는 말씀이었어요. 수 많은 현재가 지금 이 순간도 막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그제야 하게 되었죠. 오늘 이만큼 아팠으니까 내일도 이렇게 아프겠지라며 지레 겁먹고 괴로워만 했지 지금을 살지 못했다는 걸요. 하지만 현각 스님의 법문을 접한 후 부터 아주 사소한 일상조차도 행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어요.” 라며 고통의 불평을 감사의 기도로 변하게 한 계기를 설명하였다.
뿌리를 찾아가다 만난 민화
현각 스님의 불교적 세계관에서 더 나아가 동양의 노장 사상이나 선불교 등을 접한 후, 비단 몸과 정신의 치유와 변화 뿐만 아니라 안작가의 작품세계도 크게 변화하였다. 특히 크리초프 카프라가 쓴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은 안작가의 인생관과 예술관의 폭을 넓히고 토대를 단단하게 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서양의 미술만을 쫒아가는 학습을 벗어나, 우리의 전통과 뿌리를 재발견 해야 함을 깨닳은 안작가는 민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조선 후기 서민 사회에 널리 보급되었던 민화가 가지고 있는 정신세계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찾아낸 것이다. 특히 민화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계기가 뉴욕 박물관과 한국 문화원에서 한국화를 가르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초기 민화를 그릴때는 과거의 그림을 보고 똑같이 따라 그리기를 반복하였다. 미술관에 가면 미술학도들이 명화 앞에 앉아서 그림을 카피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슬쩍 그림을 감상하고 지나갈 때 알 수 없었던 특이한 기술 및 형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연습방법이기에 독학으로 민화를 그리는 안작가에게 최고의 스승이 바로 조선 후기 민화다. 어느정도 기술을 터득하고 그 행태를 알게된 즈음에 안작가는 전통 민화에 현대감을 가미하였다. 부케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모란도를 재구성 하여 축하와 기원의 의미를 담은 서양식 부케 형식으로 변형시켜 보았어요. 색깔은 민화적인 색을 참고로 하였지만 좀 더 부드럽고, 오래 보기에도 부담없고 깊이 있는 중간색을 주로 사용해요.” 안작가의 작품은 민화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이를 새로운 구도로 재해석해 현대적인 그림으로 재창조하고 있다. “전통 민화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미감을 찾아내고, 민화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 더 나아가 오늘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 부합하는 아름다움을 추구해 나가고 있어요.” 라고 안작가는 그의 작품 방향성을 제시한다.
주변의 소재를 현대 민화로
민화라는 것이 본래 서민의 생활과 주변 사물들을 그 소재로 삼아 그린 그림이다. 안작가는 이러한 민화의 특징과 재료(한지에 먹, 수간채색)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 그린 마카롱, 컵케익, 막대사탕과 같은 주변의 소재를 파스텔 톤의 민화로 표현하였다. 딸 하늘이가 세상의 중심처럼 느껴지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의 미감을 한껏 반영한 최근작들은 한국 헬로우 뮤지엄에서 성황리에 전시되었다. 그리고 현재 쿠하우스아트 갤러리에서 전시중인 ‘Complementary Opposite’ 작품 역시도 주변 소재인 카메라의 뷰파인터를 통해 본 다양한 형태를 그림으로서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안작가는 뷰파인더 작품에 대해 “사람들이 자기만의 뷰파인더(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데 그 관점이 다 다르다는 것이죠. 그래서 다른 사람의 관점도 인정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나의 관점이라는것이 결국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하늘을 세상의 전부인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닳고, 그 틀을 깨고 나오는 것이 중요해요.” 라며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설명한다.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대해
“앞으로는 전통적 느낌이 많이 남아있는 오브제(소재)와 현대 일상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있는 오브제들을 서로 혼합시킬 예정이예요. 스케일도 커질 것이고 실험적인 설치작업도 구상하고 있어요. 지켜봐주세요.” 라며 작업 진행방향을 소개하는 안작가는 전시 오프닝 리셉션에서도 단연 인기작가였다. 요즘도 여전히 요가를 하면서 체력을 단련하고 관리를 한다는 안작가는 바쁜 전시 일정이지만 최대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스케줄을 조정하여 하루 작업량을 조절하며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올 해 큰 전시를 두 개나 치루어서 한동안은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것에 매진하면서 휴식 시간을 좀 가질 예정이라는 안작가의 다음 전시를 기대해본다. 현재 전시는 10월 2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2014년 상반기에 오픈 스튜디오를 예정중이다. 오픈 스튜디오 및 작품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info@coohausart.com 혹은 1-201-390-3669로 가능하다.
[출처] 모란모란 모란꽃 화가_안성민|작성자 Sunny Sunhwa 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