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충우 기자] 상하한가 범위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개선, 기업가치의 신속한 주가반영 등의 취지로 가격제한폭을 확대시행한지 1주일이 지났다. 가격제한폭을 2배로 확대한 만큼 상하한가 종목수는 대폭 감소한 대신 기존 범위를 넘나드는 종목은 속출했다. 중소형주 위주로 주가가 출렁이면서 변동성 완화장치 발동건수도 급증했다.
◇시세조종 대상 상하한가 종목 줄어...우선주 급등은 감시대상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수는 제도 시행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첫날 상한가 종목은 종가기준으로 7개, 둘째날인 16일엔 8개, 17일엔 16개, 18일엔 6개, 19일엔 10개다. 총 47개 종목으로 지난주 158개보다 3분의 1이나 줄었다. 하한가 종목은 이번주 4개에 그쳤다. 지난주 하한가 종목은 27개였다.
기존에는 인위적으로 상한가를 형성해 투자자에게 다음날 추가상승을 기대하게 한 후에 익일 주가가 오르면 매수했던 주식을 매도하는 기법인 '상한가 굳히기', 하한가 잔량이 쌓여 있는 종목의 하한가를 풀고 허위사실이 포함된 호재성 자료 유포 등을 통해 투자자를 유인한 후 보유주식을 처분하는 '하한가 풀기' 등 기존 상하한가 범위가 불공정 거래기법으로 비교적 손쉽게 활용됐다는 것이 거래소의 판단이다. 30% 가격제한폭 확대안을 도입으로 시세조정 등 불공정 거래 예방효과는 어느정도 보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상한가 종목 목록의 절반 이상을 우선주가 차지하고 있어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초기, 유통물량이 적은 종목을 중심으로 투기세력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주에 종가기준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중 29개 종목이 우선주다. 거래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면서도 우선주 급등현상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5% 이상 상승하락 넘나드는 속속 등장...완화장치 발동건수 급증
그동안 기업가치가 주가에 반영시키는 것을 상당부분 지연시킨 것으로 여겨졌던 가격제한폭을 확대하자 기존 상하한가 범위인 15%를 넘는 종목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15%을 초과해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가격시행폭 시행 첫날인 15일에 8개, 16일에 14개, 17일에 22개, 18일에 11개, 19일에 9개 종목으로 총 64개다. 15% 넘게 하락한 종목은 15일 8개, 16일 3개, 17일 2개, 18일 13개, 19일 5개 종목으로 총 31개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 기존 15% 가격제한폭 제도아래에서는 가격왜곡 부작용이 컸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개선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가격제한폭을 늘려 시장효율성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가격제한폭을 늘린 대신 새로 도입한 변동성 안정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소형주 위주로 주가가 출렁이면서 변동성 완화장치 발동건수도 늘어났다. 직전 체결가 기준으로 3% 이상 주가가 오르거나 떨어지면 2분간 냉각기간을 부여하는 동적 완화장치의 이번주 발동건수는 지난주보다 1.8배 늘었다. 시간외 거래를 제외하고 장중에 총 421건이 발동됐다. 지난주 발동건수는 234건이었다.
직전 체결가를 기준으로 하는 동적 완화장치와 달리 정적 완화장치는 장기적으로 주가변화를 반영해 발동된다. 투자자 주문을 일정기간 모은 단일가 기준으로 10% 이상 주가가 변동할시 2분간 냉각기간을 부여하는데 가격제한폭 시행에 맞춰 이번에 새로 도입됐다. 이른바 이중 보완장치인 셈인데, 이번주 총 1,227건이나 발동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소형주 위주로 주가가 출렁이면서 변동성 완화장치 발동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발동당시 가격보다 냉각 기간 부여 후 상승, 하락률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