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秋月山)은 가을의 보름달이 산에 닿을 만큼 드높다는 의미다. 호남의 5대 명산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추월산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탐방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봄에는 진달래와 개나리,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과 시원한 담양호의 푸른 물결, 겨울이면 설경과 암벽에 매달린 고드름이 매우 인상 깊다.
순창에서 담양 방면으로 가는 24번 국도에서 바라보는 추월산은 산 전체가 암봉으로 뒤덮여 있으며, 산중턱의 보리암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추월산을 등산해보면 암벽 사이로 절묘하게 등산로가 나 있다. 산을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담양호의 푸른 물결이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담양호의 물이 항상 가득한 것은 지역의 지명과도 연유가 있다. 담양이 못담(潭)자를 쓰듯이 예로부터 이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강우량이 많아서 붙은 이름이다. 고려 성종 때의 지명도 담주(潭州)였다.
추월산은 일출과 일몰의 모습이 뛰어나다. 석양에 그늘진 모습과 아침 햇살이 담양호의 절벽들을 속속들이 비춰주는 모습은 저마다 절경이다. 아쉬움이라면 전남 담양 방면에서는 교통도 편리하고 등산로도 잘 나 있으나, 전북 순창 복흥면 방면(서쪽)에서는 교통도 불편하여 호남정맥을 종주하는 사람들만이 이용을 하는 편이다. 산 높이와 산행거리도 제각각으로 표기해서 혼선이 우려된다.
금남호남정맥 완주 주화산에서 분기된 호남정맥이 남으로 내달리며 만덕산, 경각산, 오봉산, 내장산, 백암산을 지나 추월산을 일구어 놓고 강천산 방향으로 뻗어간다. 추월산의 물줄기는 남쪽은 담양호를 통해 영산강에 합수되고 북쪽은 추령천을 통해 섬진강에 합수된다. 행정구역은 전북 순창군 복흥면과 전남 담양군 용면에 경계해 있다.
보리암(菩提庵)의 보리는 불교의 용어로서 도(道), 지(智), 각(覺)의 뜻이다. 불교 최고의 이상인 불타정각(正覺)의 지혜와 불과(佛果), 또는 정각의 지혜를 얻기 위하여 닦는 도(道), 곧 불과에 이르는 길, 삼보리(三菩提)의 불도를 닦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추월산의 해발 650m에 위치한 보리암은 3간의 법당과 5칸의 당우를 지니고 있다.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 전설에 의하면, 보조국사가 지리산 천왕봉에서 나무로 깍은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그 중 한 마리는 장성의 백양사 터, 한 마리는 승주의 송광사 터, 한 마리는 추월산 보리암 터에 내려 앉았다고 한다.
보리암 입구에는 임진왜란 때 김덕령 장군 등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이 각자되어 있다. 이는 김 장군이 이 추월산에서 무술을 연마했으며, 왜군을 만난 장군의 부인이 순절한 곳이기 때문이다. 한편 인근의 금성산성 전투 때 일본군이 민간인들을 학살하자 용면 주민들이 이곳 보리암 근처의 절벽의 동굴로 피신해서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이 보리암은 불법(佛法)의 초발심(初發心) 자리이며, 속세와 격리된 듯한 극락세계 풍경이 연상된다. 특히 보리암 터를 받쳐주고 있는 거대한 느티나무에 잇닿은 평상 위에서 내려다보는 절벽과 어우러진 담양호의 푸른 물결은 한 폭의 수채화다.
가마골생태공원은 한국전쟁 때 치열했던 격전지의 하나인 가마골을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며 소설 <남부군>의 배경이다. 가마골은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 산세가 수려한 수리봉 암릉지대.
수리봉 암릉과 보리암 거치는 코스, 풍취 빼어나
이번에는 가을산행으로 견양동을 들머리로 하는 코스를 호남지리탐사회가 답사했다. 감나무에 빨갛게 매달린 감과 토실토실하게 익어서 벌어진 밤송이에서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긴다. 견양동 마을 위 임도를 오르면 가을이 무르익는 풍광이 산꾼의 발걸음을 잡는다. 넓은 공터에 칡덩굴이 진을 치고 있다. 이곳부터 울창한 숲길과 계곡 옆으로 너덜길이 시작되며 산꾼의 인내력을 시험한다.
사찰의 일주문이나 지리산의 통천문처럼 큰 바위가 양편에 서서 산꾼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곳부터 급경사 오름길이다. 발이 자꾸만 뒤로 밀리며 속도가 붙지 않는다. 너덜지대를 올라서 다리쉼을 하고 호남정맥 능선에 닿으면 정맥을 종주하는 사람들을 만난다(견양동에서 1시간 소요). 남쪽 수리봉을 향해 가다보면 시야가 확 트이며 촛대바위를 안고 있는 수리봉과 그 너머로 추월산이 손짓하고 동쪽으로는 견양동과 복리암이 다가온다. 풍성한 가을 들녘에 황금물결이 춤춘다.
복리암에서 오는 길을 만나면 ‘복리암 정상’이라고 쓴 이정표가 악수를 청한다. 10분쯤이면 수리봉(710m) 정상에 닿는다(견양동에서 1시간40분 소요). 수리봉은 독수리를 닮은 형상이라는 의미다. 이정표가 서쪽 복흥(3.5km), 남쪽 추월산(1.7km), 사법연수원(2km)을 알려준다. 사법연수원은 우리나라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씨의 고향에 건축 중이다.
사방이 탁 트여서 전망이 아주 좋다. 수리봉을 내려서면 암릉구간이 스릴 만점이고,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면 수리봉에 안겨 있는 촛대바위와 암릉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비석 없는 묘소를 지나서 조망대에서 오찬을 즐기는 맛이 쏠쏠하다. 등산 안내도에 제4등산로라 표시된 월계리로 가는 삼거리에 닿으면 표지기가 만국기처럼 걸려 있고 등산객들이 제법 많아진다.
울창한 숲길을 걸으면 추월산 정상이 보이는 삼거리에 닿는다. 보리암(2.0km), 복흥(2.km)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추월산 정상에 오르면 전망이 좋다. 늘 등산객들이 많다(수리봉에서 50분 소요). 정상에서 남쪽은 담양호와 무등산, 동쪽은 고리봉, 동북쪽은 백운산, 북서쪽은 내장산, 입암산, 서쪽은 방장산, 서남쪽은 병풍산, 태청산이 한눈에 잡힌다. 정상에서 하산은 순창군 복흥면 밀재 방향의 호남정맥 코스, 월계리나 보리암을 거쳐 관광단지 코스가 대표적이다.
정상 삼거리로 되돌아와서 보리암 방향으로 가면 헬리포트 옆 묘소에서 남쪽으로 가는 길이 있다. 억새와 산죽이 어우러진 길을 걸으면 보리암 뒷산(697m)에 닿는다. 그런데 보리암코스는 완전히 나무계단을 만들어 산행의 맛을 느낄 수 없다. 담양호의 푸른 물결이 넘실대고 건너편에는 강천산의 산줄기와 금성산성이 눈을 가득 채운다. 지나온 수리봉과 산줄기도 볼거리다.
바위길을 돌아서 내려오면 바위 틈에 자리잡은 보리암은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십자로처럼 보이는 담양호를 내려다 보며 석굴을 거쳐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추월산관광단지 주차장에 닿는다(정상에서 1시간30분 소요).
광주→담양 광주 광천터미널에서 2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한다. 담양→추월산 군내버스 1일 12회 운행한다. 담양→견양동 군내버스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88고속도로 담양나들목~정읍방면 29번국도~용면삼거리~추월산국민관광단지 전주~27번국도~강진~순창~24번국도~담양~29번도로~추월산관광단지
>> 맛집 (지역번호 061)
대나무의 고장 담양은 죽순요리와 떡갈비가 유명하다. 죽순회는 향교죽녹원(381-9596), 죽림원(383-1292), 민속식당(381-2515), 떡갈비는 남대문(383-3249), 담양숯불갈비(382-1203), 덕인관(381-7881) 등의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다.
첫댓글 ㅡㅡㅡ고맙슴다....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잘보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