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는 오랜 옛날부터 주로 동양인이 식용했던 산채류로 특히 평안도, 전라도, 제주도 지방에서는 고사리 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고사리는 섬유질이 많고 카로틴과 소량의 비타민 C, 비타민 B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뿌리에는 칼슘이 함유되어 있어 칼슘식품이 적은 산촌에서 좋은 산채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고사리는 오랜 옛날부터 주로 동양인이 식용했던 산채류이다. 중국의 춘추시대에 백이, 숙제가 고사리를 먹고 연명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고, 진·한시대의 사전인 「이아」에서도 고사리를 궐로 표기하고 나물의 하나라고 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예로부터 고사리를 나물로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제사 때 상차림의 제물로 썼다. 1766년 유중임이 쓴 「증보산림경제」에는 산채의 하나로 고사리(궐과 미)가 나오고, 1816년의 「농가월령가」 3월령에도 고사리가 소개돼 있다. 또는 1940년의 「조선요리」에는 고사리(궐과 미)가야채류의 하나로 기록돼 있으며, 1791년 김정중이 쓴 「연행록」에는 '고사리 국을 올리는 것은 주방의 오랜 규례이다' 라는 내용이 있고, 1943년 이용기가 편찬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고사리의 국 끊이는 법과 나물 볶는 법이 정리돼 있다. 특히 옛날에는 고사리의 이용이 다양했던 것 같다. 이는 1874년 Claude Charles Dallet가「조선교회사 서론」이란 책에서 '한국에는 채소로서 순무·배추·질경이 및 고사리 이외에는 별로 없는데, 그 가운데 고사리의 소비가 매우 많다'고 한데서 짐작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효종 때의 적성군이 술안주를 위해 '뒷산에 고사리가 자랐을 테니 어서 꺾어 오너라'고 읊은 데서도 고사리의 이용이 다양했음을 알 수 있다. 식용으로서의 고사리는 평안도·전라도·제주도지방의 고사리 국이 알려져 있다. 평안도지방의 고사리국은 쓴맛을 우려낸 고사리와 두부·파를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춰 끓여 먹는다. 전라도지방에서는 들깨와 쌀을 씻어 갈아서 깻국을 만든 다음, 이 깻국을 끓이면서 기름에 볶은 고사리를 넣고 푹 끓여 파·마늘로 양념하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먹는다. 그리고 제주도지방에서는 고사리를 푹 삶아서 쓴맛을 우려내고 돼지고기를 푹 무르게 삶은 다음 고사리와 돼지고기를 곱게 다진 것을 합해 파·마늘·후춧가루를 넣어 양념하고, 이것을 돼지고기 삶은 물에 넣고 다시 끓이면서 밀가루를 약간 넣어 걸쭉하게 만들고 청장으로·간을 하여 먹는다. 고사리는 섬유질이 많고 카로틴과 소량의 비타민C를 포함, 비타민B₂가 날 것 100g에 0.3mg 정도 함유하고 있다. 또한 뿌리 100g에는 칼슘이 92mg이나 있어 칼슘식품이 적은 산촌에서 좋은 산채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잎에는 비타민B1을 분해하는 아노리나제 효소가 있기 때문에 날 것을 먹으면 비타민B₁이 파괴되므로 반드시 비타민 분해효소를 없애고 먹어야 한다. 이 분해효소를 없애 쓴맛을 빠져나오게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4월 하순에서 5월 상순 사이에 어린 고사리를 따서 나뭇재를 섞어 여기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고사리를 삶고 나뭇재를 넣어 식히면 된다. 요즈음은 나뭇재 대신 소금과 중조를 쓰고 있다. 또한 고사리는 가을에 뿌리를 캐내어 절구에 찧어 이것을 부대에 넣고 잘 주물러 녹말을 얻는다. 고사리 녹말로는 떡이나 풀을 만든다. 그리고 고사리를 따서 건조시켜 저장해 두었다가 수시로 식용하기도 한다. 이때에는 물에 담가 우려서 다시 삶아 나물이나 탕거리로 쓴다. 더욱이 고사리는 약으로도 쓰여 이질에 고사리 녹말을 먹으면 낫는 것으로 믿었다. 어린 잎은 신경흥분제가 되고 탈항을 다스리며 이뇨와 해열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식료본초」에서는 고사리를 오래 먹으면 눈이 어두워지고 코가 막히며 머리털이 빠진다고 했으며, 또 어린 아이가 먹으면 다리가 약해지고 걷지를 못한다고 했다. 또한 「본초습유」에서는 '고사리를 많이 먹으면 양기가 사라진다. 백이·숙제가 고사리를 먹고 요절했다' 라고 했다. 먹거리로서의 고사리와 관련된 우리의 고전문학으로는 율곡의 「전원사시가」봄 편에 '주먹 같은 고사리'가 나오고, 박인로의 「노계가」에 '살찐 고사리'라는 표현이 있다. 고사리에 관한 민요도 전국에서 많이 채록되고 있는데, 경상북도 상주지방의 민요 '고사리노래'는 고사리를 캐어와 보니 밀리 가셨던 낭군이 돌아왔으므로 너무도 반가워 그 고사리로 나물을 장만해 밤새워 정답게 낭군과 함께 먹었다는 내용의 노래이다. 거창지방의 민요 '고사리 꺾는 노래'는 처녀·총각이 고사리 꺾으러 가서 정답게 낭군과 함께 먹었다는 내용의 노래이고, 남원지방의 민요 '고사리 꺾기 노래'는 산에서 고사리를 캐면서 부르는 노래인데 노동의 어려움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청양지방의 민요 '고사리타령'은 오지 않는 임에 대한 불만과 시집살이의 고생스러움을 달래기 위해 애꿎은 고사리만 비틀어 꺾는다는 내용의 부요이다. 또한 전라도의 해안지방에서 불리는'고사리 꺾자' 라는 제목의 민요들은 강강술래놀이의 이부로 선후창형식을 취한다. 한편 최근 들어 제주도에서는 매년 봄에 '고사리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고사리가 식용 이외의 관광자원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말함이다. 아무튼 이쯤해서 앞으로 유망한 식용 고사리류를 처음으로 소개할까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물고사리이다. 물고사리는 다른 고사리류와는 달리 물에서만 산다. 옛날에는 순천·광양·구례지방에 자생했으나 현재는 자생지에서 찾아볼 수 없고 어항의 물풀로 이용하기위해 소량 재배하는 곳이 있을 따름이다. 물고사리는 대량번식이 가능하고 물에서 자라기 때문에 줄기가 연약해 어느 정도의 성장 후에도 식용 가능한 이점이 있다. 일본에서도 식용으로 이용됐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자원식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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