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동남아시아 불교국가 미얀마 성지순례(5) (2024년 3월 1일 ~ 3월 8일)
미얀마 양곤에서우연히 보게 된 ‘신쀼’와 탁발
황금바위로 유명한 짜익티요에서 탁발 시범을 보이다
글 덕광 김형근(德光 金詗根) -본지 편집인
신쀼 행사
미얀마의 7세 정도의 남자 아이들은 단기 출가인 신쀼를 한다. 최소한 일주일 이상 사원 생활을 하는데 불교신자에게는 일생에 한번은 한다고 한다. 스님이 택한 날짜에 하는데 부유한 아이들은 혼자서 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여러 아이들이 모여서 공동으로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왕자로 살다가 출가했으므로 왕자처럼 머리에 화려한 장식한 천을 두르고, 얼굴과 입술에도 화장을 한다. 말 타고 사찰로 가는 모습은 못 보았지만 말에서 내려 경내로 들어와 경내를 도는 신쀼 행렬을 양곤 쉐다곤 파고다에서 우연하게 보게 되었다. 다음에 미얀마를 다시 방문할 때 이 신쀼 행렬을 꼭 보고 싶다.
탁발행렬
동남아시아에서 아침 일찍 하는 탁발행렬도 나에겐 중요 관심사다. 태국, 라오스에서 탁발하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다.태국에서는 담마카야 사찰 부근과 치앙 칸, 치앙라이 등에서 보았고, 라오스에서는 탁발로 유명한 루앙 프라방에서 여러 차례 그리고 비엔티안에서 보았다. 나라마다 도시마다 조금씩 달랐다.
내 경험으로는 태국 메콩 강변에 있는 소도시 치앙 칸 탁발이 좋았다. 스님들이 탁발하러 줄지어 걸어가면 신자들이 무릎 끓고 앉아서 바루에 음식과, 물, 과일등 생필품을 넣거나 때로는 돈을 넣기도 한다. 그게 끝나면 스님들이 합송으로 축원을 한다.
쉐다곤에서 밖으로 나와 아래 방향으로 한참 걸어서 어느 지역에 도착했다. 쉐다곤에서 만난 양곤 빈민 지역 달리에 산다는 스님께 식당에서 아침공양을 대접했다. 숙소인 호텔로 돌아오려고 길거리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 탁발 행렬이 보였다. 맨 앞에 어린 스님이 탁발 행렬을 알리는 종을 치면서 걸었고, 나머지 스님들이 그 뒤를 따랐다. 스님들 바루에 음식이나 과일을 넣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자세도 무릎을 끓지 않고, 서서 음식을 바루에 넣었다. 스님들의 축원도 없었다. 이 탁발을 본 후에 나는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10시 무렵 공양을 하러 가시는 스님들께 직접 미얀마 돈으로 공양을 할 기회가 있었다.
황금바위 짜익티요에서 탁발 시범을 보이다
그 이후에는 황금바위로 유명한 짜익티요에서도 이틀간에 걸쳐 아침에 탁발에 참여하였다. 이 짜익티요 황금바위 꼭대기에는 부처님 머리카락 사리가 모셔져 있다. 이곳은 미얀마의 유명한 기도처이기 때문에 기도하기 위해 미얀마 전국에서 끊임없이 찾아오고 있다. 그리고 밤새워 기도하고 아침에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곳은 산악 지대이기 때문에 거주자들은 많지 않은데도 아침에 탁발하러 나오는 스님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 곳의 탁발은 스님들이 집이나 마을로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고, 보통 탁발과는 반대로 스님들이 열 지어 서서 있고, 기도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서 있는 스님들에게 보시를 하거나, 이 지역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온 음식을 구입하여 스님들께 공양하는 좀 특이한 풍경이었다. 이 지역도 사람들이 서서 스님들에게 음식을 주는 것을 내가 무릎을 끓고 스님들께 음식을 드리는 시범을 보였다.
미얀마 소도시 WOW에 있는 사찰의 사찰음식과 법회 장면
미얀마에 온 이후 쉐다곤 불탑, 술래 불탑, 보따티웅 불탑, 차욱타지 와블사원, 마하시와 모욱 명상센터 등 미얀마에서 유명한 불탑과 명상센터를 방문하였다. 이런 유명한 사찰이 아닌 지방 소도시 사찰을 가보고 싶었다. 3월 6일 짜익티요에서 양곤으로 오는 도중에 지방도시 ‘워WOW’ 라는 곳에서 고속도로 변에 사찰이 보여서 가이더에게 가보자고 하고 12시 경에 무작정 들어갔다.
입구에서 스님들을 만났는데 젊은 20 대 스님들과 동자승들이었다. 14 명의 스님들이 상주하고 있는데 주지 스님은 잠깐 출타 중이라고 한다. 스님들의 안내를 받아 경내 오래된 건물과 신축된 건물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주지 스님이 돌아오셨다고 한다. 주지스님께 인사드리고 미얀마 성지순례 중이라고 말씀드렸다. 주지 스님께서 사찰에서 점심을 대접하고 싶다고 해서 미얀마 사찰에서 뜻밖에도 주지 스님 접견실에서 스님들이 마련해주신 점심을 먹게 되었다.
미국에서 아주 가끔 먹어보던 안남미 쌀로 밥에 찰기가 거의 없다. 그래서 밥에 한국 간장 같은 반찬이 두 종류가 나왔는데 그것을 넣고 몇 가지 반찬으로 미얀마 사찰음식으로 점심을 했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도중에 어느 스님과 20 여명의 신도들이 스님을 친견하러 들어왔다.
우리는 접견실 한쪽에서 밥을 먹고, 주지 스님은 신도들과 함께 독경도 하고 설법도 하셨다. 그리고 선물로 조그만 병에 든 약을 신도들에게 주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는 오직 ‘Sadhu Sadhu Sadhu’ 뿐이고 설법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미얀마 소도시 사찰의 인심을 체험하면서 신앙생활의 단면을 볼 수 있었던 순례길의 소중한 체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