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약 40년 동안 법조계에 몸을 담아 왔고 법률사무로 밥줄을 삼아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에서도 원래는 생활법률과목이 전공과목이었고 십 수 년 동안 강의를 해 왔었습니다.
또 필자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기에 빈곤에 한이 맺혀 '라면땅'이라는 과자가 먹고 싶어 징징 울어대던 자식들에게 절대로 가난을 대물림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1970년 중반부터 재테크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해 왔었다고 했습니다.
욕심을 부렸으면 돈을 벌수도 있었겠지만 검찰 고위 공직자로 근무하는 바람에 투기에는 뒷전이었고 그저 달랑 집한 채 사고 파는 방법으로만 오늘에 이르고 보니 지난 세월이 우둔하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고지식하게 살아온 필자가 어쩌다 부동산 고수가 되었는지는 자신도 잘 모르겠고 말년에 이름을 널리 알리겠다는 사주팔자의 탓인지 인터넷상에 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니 사주팔자, 그것도 무시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거 참,
부동산도 알고 보면 법률로 얽혀 있기 때문에 많은 법률실무를 담당하면서 온갖 사례를 접하게 되고 그런 살아있는 현장소식을 대학교 강단에서 강의하던 중 우연찮게 3-4년마다 갈아타는 부동산 노하우가 법률과 접목되면서 본격적인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었죠. 그게 인연이 되어 오늘 이 시점에 오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 같습니다.
처음 고수니 뭐니 할 때에는 많은 두려움을 갖기도 했었습니다. 칼럼이야 문장력이 좋으면 그런대로 쓸 수도 있었지만 상담을 할 때에는 등에서 진땀이 쏟아지기도 하더군요. “내 말을 듣고 일을 저지르면 어떡하나”하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기억 됩니다.
스타도 아닌 부동산 고수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늘 자문자답해 보면서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때도 있었죠. 수시로 써왔던 문학작품과는 달리 돈과 관련되는 글을 내 놓는다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 줄은 정말 몰랐었고 필자의 한 마디 답변에 수억이 오고간다는 부담감에 잠을 이룰 수 없을 때도 있었습니다.
실전 노하우를 믿었었는데
필자는 오직 충분한 경험에 비추어 글을 써 왔고 답을 달았습니다. 물론 시대가 변했기에 어제의 사실이 오늘의 현실에 다 맞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태양은 늘 다시 떠 오르는 이치를 따라 지난 일을 거울삼아 미래를 예측하는 글과 답을 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 빚을 얻어 산 단독주택은 재테크의 불씨가 됐었는데 어떤 때는 1년에 두 번도 이사를 한 일이 있었습니다. 돈이 남는 갈아타기는 거의 다 해 보았다고나 할까요. 옛날에는 열 번을 이사해도 양도소득세가 없었으므로 그도 할 만한 장사였기 때문이었죠.
1970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약 30여 년 동안 필자 본인, 자녀, 형제 등 가족들의 부동산 매매계약을 직접 체결한 횟수가 30 회에 이르는데 이게 자랑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어떤 때는 경험부족으로 인하여 1억을 손해 보기도 했었습니다.
아파트 매매계약 15회, 오피스텔 3회, 단독주택 7회, 빌라 3회, 토지 2회 등 총 30회는 필자 본인과 가족들의 계약사항이고 친지, 선후배, 제자 등 계약사항까지 따진다면 100회도 넘는다고 봅니다. 30회 중 28회는 성공이었고 2회는 실패를 하기도 했었네요.
본인의 부동산 매매 30회의 실전이라면 상당한 노하우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더 현장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전국에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300회 이상 방문하여 일일이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필자의 집에는 전국에서 분양했던 각 아파트 분양 홍보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입지에 대해서는 풍수학적인 견해까지 익혀 두었기에 예를 들어 군산에 있는 어느 아파트라고 지적하면 다소 부족할지라도 금방 어느 정도라고 답을 달 수 있는 처지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러나 날이 가면 갈수록 어려워지는 부동산 고수, 과연 왜 그럴까요? 하루에도 몇 번씩 치우고 싶은 심정은 다른 고수들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칼럼도 무료이고 상담도 무료인 부동산 고수 - 어느 누가 쉽다고 하는지 저로서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고수는 가슴으로 말한다
고수들은 서로 얼굴을 모릅니다. 어느 누구도 만나 뵌 적이 없는 분들입니다. 그러나 고수들은 서로 글로 뜻이 통하기도 합니다. 문장 하나하나를 익힌 후에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만을 가슴으로 쓰게 되지요. 고수라고 해서 다방면으로 아는 게 아니고 각자 전공 분야가 있습니다. 정책, 투자, 토지, 아파트, 재개발, 재건축, 시황, 분양 등,
글로서 뜻이 통하다보니 필자는 같이 나이 60이 넘은 서승열 고수님을 좋아하게 됐고, 좋은 샘처럼 지식이 깊어 보이는 우종성 고수님, 박상용 고수님, 이주호 고수님을 맘속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김인만 고수님과 박찬식 고수님도 아우처럼 좋아 합니다.
어떤 글에는 답을 달기 위하여 1시간 이상 자료를 찾기도 하고 지웠다 다시 쓰기를 반복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질문자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는 게 세상인심이기도 하고 답만 보고나서 질문사항은 여지없이 지워버리는 인색함을 보이기도 하더군요.
“이 아파트 사 두면 투자성이 있을 것 같은데 고견 부탁드립니다.”라는 질문은 사겠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하겠지요. “잘 선택하셨습니다.”라고 답을 달면 “고맙습니다.”라고 하지만 “신중히 생각 하세요”라는 답을 달면 입을 삐쭉하고 도망해 버리는 게 매일 되풀이 되는 일입니다.
질문자가 고수들의 답변사항을 참고로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필자와 상담을 하신 두 분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한 분은 돈 3000만∼4000만 원이 있기 때문에 그 돈으로 신규 분양을 받아 놓는 다는 분이 계셨고, 또 한 분은 1억 5000만 원이 있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소형 아파트를 사두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두 분 모두 사고자 하는 아파트들이 전혀 투자성이 없어 한사코 만류하였으나 필자 몰래 자기들끼리 모두 일을 저질러 버린 것입니다. 한두 달 후에 찾아와서 울면서 사실 얘기를 하더군요. 결국 차후에 닥쳐올 손해를 줄이기 위하여 계약금을 포기하는 걸로 종결 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와 반대도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좋다고 봅니다, 라고 하면서 매수를 권유해도 이리 따지고 저리 따지다가 놓치는 수가 있는데 일주일 지나서 프리미엄 몇 천만 원 오른 후 크게 후회를 하기도 하지요. 복을 담을 수 없는 그릇은 그래서 사주팔자부터 다르다고 봅니다만,
고수들에겐 매질보다 칭찬으로
부동산 상담 중 질문 당사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불청객이 문제를 일으키는 게 보통입니다. 난데없이 제 3자가 들어와 “고수들의 답변과는 반대로 움직여라” 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근거로 그렇게 생각하느냐?” 는 핀잔을 주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어떤 글에는 “대학교 교수가 맞냐. 공부 더 해라” 라고 하게 되면 마치 죄인이 되는 기분이 들기도 할 때가 있습니다. “이 양반 또 이상한 논리 펴고 계시네.” “제발 글 좀 내리세여”라는 글이 올라 올 때면 가슴에 피멍이 들기도 하고 댓글 때문에 자살한 연예인의 심정을 알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 악플을 다실 때 과연 고수들의 심정은 어떠할 것인지 한번만이라도 미리 생각을 해 봤다면 고수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도록 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말입니다. 역지사지라고 했거늘 한 번쯤 입장 바꿔 생각하시는 미덕이 아쉽기만 할 때가 종종 있기도 하더군요.
경제학 원론 한두 줄을 적어내며 마치 박사인양 내세우는 사람도 있고, 거창한 경제학 용어를 거론해가며 금방 한국경제가 무너질 것처럼 이론을 펴는 분들도 계시던가요. 그런 분들의 이론은 엄청 어렵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외래어로 장식되어 있음이 다반사 입니다. 미국경제와 일본경제가 단골로 등장하면서,
그럴 때면 더 배우지 못하고 공부하지 못한 필자 자신을 원망 할 뿐이지요. 부족한 게 흠이고 더 부족한 게 흉이라고 자책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과연 아파트를 한 번이라도 사 본 적이 있었는지,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본 일이 있었는지는 그 분들만이 알고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부족하고 또 부족하더라도 부동산 고수들은 두터운 노하우와 많은 실전을 거울삼아 앞을 내다보면서 가슴으로 글을 쓰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요즘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부동산 시장 속에서도 등대가 있는 곳을 늘 알려 주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박수를 받으려고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돈에 얽매어 글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칼럼과 상담은 여러분들에게 참고사항이 될 뿐입니다. 이정표는 갈 곳만을 안내하지 않던가요. 목적지에 가셔서 해야 할 일은 여러분들 스스로 해결하실 문제라고 봅니다.
특히 돈과 거리를 두고 있는 재야 고수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따듯한 글 한마디가 늘 위로가 될 것입니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밤이나 낮이나 여러분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 주시는 우리 고수들에게 늘 성원의 박수를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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