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가 능인선원장 지광 스님의 징계 촉구를 결의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25일 제198회 임시회에서 지광 스님 징계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광 스님의 징계촉구안은 하루 전인 24일 의장단 상임분과위원장 총무분과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채택된데 이어, 이날 호법부장 임명동의안 처리 후 긴급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결의됐다.
총무분과위원장 일문 스님은 “능인선원 지광 스님이 전 총무원장 스님의 명예를 심각히 손상하고 종단에 물의를 일으켰다. 임명동의된 호법부장 스님에게 지광 스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징계를 요구한다”며 “종회의원스님들이 동의하면 지광 스님 징계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달라”고 했다. 종회의원스님들은 지광 스님 징계촉구 결의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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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인선원장 지광 스님 (불교닷컴 자료사진) |
10년 만에 망설여 나온 자리 결국 ‘징계 촉구’
지광 스님의 징계촉구 결의는 지난달 교계기자들에게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스님은 5월 21일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개교를 앞두고 서울 수송동 모음식점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학력 위조 파문 이후 10년 만에 교계언론을 만난 자리였다. 스님은 “기자간담회에 나올지 말지 몇 번을 망설였다”면서도 2시간 반 동안 작심한 듯 많은 말을 했다.
스님은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가 오는 9월 개교를 앞두기까지 인‧허가 과정에서 겪었던 많은 어려움, 부처님 법을 홍포하는 전법자의 자세, 한국불교 승가에 대한 비판 등을 쏟아냈다. <국제신문>을 흑자로 돌렸다는 이야기도 했다.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동국대 총장, 기업체 오너, 중앙일간지 간부 등 폭넓은 인맥도 과시했다.
스님은 누가 찾아와 “불교TV를 사라”고 했다거나,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측이 “국무총리감을 추천해 달라”며 찾아왔던 일 최근의 사건들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부처님 체험하지 못해 중들 싸우는 것”
스님은 “스님들 시기 때문에 조용히 지내왔다”며
“나도 조계종 스님이지만 요즘 중들 재산 갖고 싸우기만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계종 스님들 절 갖고 먹고 살만 하니까 키우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그동안 조용히 지냈던 이유 가운데는 다른 스님들 커보라고 비켜준 것도 있다”며 “마가·월호·원순 스님 등 요즘 잘나가는 스님 가운데 능인선원을 거치지 않은
스님은 없다”고 했다.
스님은 개신교 개척교회 목사를 본보기로 들며 포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스님은 “중들은 (재가포교사들이 활동하는 것을) 자기 시장이 좁아진다고 경계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나와서 뛰어서 이길 수 있는 법사를 양성해야 한다”며
“동국대·중앙승가대가 경쟁력 있는 법사, 생존력 강한 포교사를 키워내지 못해
열불이 터진다”고 했다.
스님은 “<화엄경>에 나오는 수많은 세계에 그 수만큼 부처님이 계신다.
우리가 마음을 내고 노력하면 부처님은 우릴 도와주신다.
나는 항상 부처님 가피를 느끼며 산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들이 절을 두고 싸우는 것은 부처님을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눈물 나게 뛰고 부처님을 체험하면 부처님이 알아서 돕는다”고 했다.
“나는 종단 일에는 관심이 없다” 했지만
스님은 “나는 종단 일에는 관심이 없다”며
제12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지냈던 일을 이야기했다.
“고산 스님(쌍계사)이 시켜줘서 종회의원이 됐는데,
종회의원 중놈들은 맨날 하는 일이 룸살롱 다니면서 술 먹는 거야.
조계사 바로 옆이 <한국일보>였는데.
기자생활하면서 그 일대 룸살롱 마담들은 다 알고 지냈는데,
승복까지 바꿔 입고서 마담들을 어떻게 또 만나? 그래서 그만뒀지.”
스님은 “나는 계파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고산 스님이 당신 문중으로 들어오라고 했지만 거절했다. ‘(고산) 스님은 훌륭하시지만 아래 스님들이 문제가 많아서 싫습니다’라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고산 스님 상좌인) 영담 스님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총무원장 선거마다 다 돈 받아가”
스님은 조계종 정치도 비판했다. “역대 총무원장 가운데 월주 총무원장만 빼고 모두 돈을 받아갔다”고 했다.
스님은 “내가 겪은 대표적인 예가 법장 총무원장 때 30억 원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데리고 장학금을 주던 A스님이 친했던 법장 스님에게 능인선원 살림을 이야기했는지 30억 원을 달라고 했다. 30억 원이 어딨나? 다 신도가 관리하는데”라고 했다.
스님은 “M 스님의 친척의 49재를 능인선원에서 지내게 돼 스님을 만났다. 하소연하니 M 스님은 ‘희사한 셈 치고 3억 원만 주라고 했다. 그래서 (30억 원 대신) 3억 원에 끝냈다”고 했다.
스님은 “나는 기자출신이다. 게다가 스님이다. 바른 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불교계 기자들도 스님들이 잘못하면 죽죽 쓸 수 있어야 한다. 스님들 잘못했다고 기사 써서 잘못된 경우가 있었냐?”며 불교계 언론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해당기사는 보류 중…호법부·대중이 판단할 몫
보도 직후 반응은 다양했다.
중앙종회가 문제 삼은 발언 내용을 보도한 <불교닷컴>의
“지광 스님 ‘중들 절 두고 싸우는 것은’” 제하의 기사는 인터뷰이인
지광 스님 요청으로 보류로 변경한 상태이다.
지광 스님은 "오랜만에 후배들 만나 반가워 한 소리인데...부탁합니다."라며
기사 삭제를 요청했다.
제31대 총무원장 故 법장 스님 측은 3억원 수수설에 대해 총무원 재무부 회신 공문을 빌어 지광 스님 발언이 곡해의 소지가 있다며 지광 스님에게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재무부장 보경 스님 명의의 공문에서 “지광 스님은 지난 2005년 4월 7일 한국불교총본산성역화불사 기금 2억 원, 신계사 복원불사 기금 5000만 원, 남아시아 지진해일피해 성금 5000만 원 등 모두 3억원을 납부했다”고 알려왔다. 즉 법장 스님이 사적으로 사용한 게 아니라 재무부 통장으로 입금된 모연금이라는 주장이다. 인터뷰 당시 지광 스님은 법장 스님이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발언하지는 않았다.
결국 중앙종회 의장단은 조계사 주변 술판을 언급한 내용 등을 문제삼아 연석회의 안건으로 올린데 이어 25일 본회의에서 지광 스님에 대한 징계촉구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중앙종회는 그동안 3차례나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도로명주소 관련 결의문 채택도 못하는 사이 불교고유지명이 통째로 사라지는 도로명주소가 도입됐다. 그러면서도 '백양관광호텔 도박 동영상'을 첫 보도한 <불교닷컴>에 대해 출입금지, 광고금지, 취재거부 등을 <불교닷컴>의 해명 한 마디 듣지 않은 채 결의했다.
이번 지광 스님에 대한 징계촉구 결의안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앙종회가 공을 총무원으로 떠넘긴 시점에서
호법부와 대중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ceta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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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 정치로 말씀드리면 "국회의원 |